2012~17년 경상흑자 5000억달러…경상수지 개선, "실질질효환율 절상시켜"

▲ (자료 = 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경상수지 흑자 누적이 대외안정성 개선에 기여했으리라는 평가를 실증적으로 검증한 논문이 나왔다.

1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경상수지가 대외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이아랑 한은 경제연구원 차장·박상은 국제국 조사역 집필)에 따르면 지난 2012~2017년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00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규모면에서 독일, 중국, 일본에 이어 4번째로 가장 규모가 큰 국가다. 이는 GDP(국내총생산) 대비로도 총 35% 수준으로 경제 규모 면에서도 싱가포르, 대만,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등과 함께 세계 최상위 수준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2000년 이후 대부분의 시기에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2012년부터는 흑자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었다. 그러나 2016년 하반기부터 수출 둔화 등으로 인해 흑자폭이 축소되고 있으며 내년까지 축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수지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취약성 평가의 주요 준거로 작용하여 경상수지 개선이 취약성을 낮추는 한편 환율변동성을 완화하여 대외안정성을 제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수지 흑자 누적으로 순대외금융자산은 2014년 이후 플러스 전환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3~2018년중 GDP 대비 순대외자산 증가분은 약 33%포인트로 경상수지 흑자 누적분(36%포인트)에 근접한 규모를 보이고 있다.

(자료 = 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

경상수지 개선이 대외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 신흥국의 대외부문 금융 취약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9개 신흥국을 대상으로 모형을 통해 추정한 취약성 지표를 토대로 분석한 내용을 보면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1%포인트 높아지면, 취약성 지표를 0.4%포인트 낮췄다.

취약성지표 및 환율변동성을 대상으로 경상수지의 효과를 분석해 경상수지가 대외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경상수지 개선은 장기적으로 실질실효환율을 절상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경상수지 뉴스 충격은 경상수지 발표일의 환율에 영향을 미쳐 일시적으로 환율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도 도출해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기적으로 실질실효환율 절상(환율 하락)시키는 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경상수지 관련 뉴스 충격은 일시적으로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쳐 당일과 이튿날까지 단기적인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부터 원달러 환율에 대한 누적된 영향의 크기가 축소됐다.

이러한 효과로 미루어보면 우리나라의 취약성지표가 신흥국 중 가장 양호한 편으로 평가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지적으로 발생한 신흥국 금융 불안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이 지속되어 환율 급변동을 겪지 않은 데는 견조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상당 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팀은 "향후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진행 중인 경상수지 축소 폭과 속도를 감안할 때 경상수지 둔화로 인해 취약성지표 등 대외안정성이 직접적으로 훼손될 가능성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추가적으로 확대될 여지 또한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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