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국회의원 되는 게 '평범한 정의?'…'사법 적폐'를 외려 '사법 개혁'으로 포장하고 있어"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 = 페이스북 캡처)

【서울=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9일 더불어민주당의 '10호 영입 인재'인 이탄희 전 판사(42·사법연수원 34기)를 겨냥해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악의 평범함 - 이탄희의 경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판사가 정권의 애완견 노릇하다 국회의원 되는 게 '평범한 정의'라고 한다"며 "문재인 정권 들어와서 이런 파렴치한 일들이 정말 평범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역겨운 것은 이런 짓을 하면서 이를 '정의'라 부른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마지막 추잉검, 포장을 벗겨보니 '쉰 맛'이군요"라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원래 영입이란 게 뭔가 긍정적 가치를 상징하는 인물 데려다 깜짝쇼를 하는 것인데…"라며 "공익제보를 의원 자리랑 엿 바꿔 먹는 분을 인재라고 영입했으니, 지금 민주당 사람들 윤리의식이 어떤 상태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하긴 이런 분이야말로 출세주의와 기회주의라는 당의 이념과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는 카드인지도 모른다"며 "조국 일가가 아예 도덕성의 표준이 돼버렸으니, 그쪽 기준으로는 이분 정도면 성인으로 보이나 보다"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함께 양승태의 사법농단을 비판했던 정욱도 판사. 이 분은 이탄희 판사 같은 이들을 '법복 정치인'이라 부른다"라며 "그리고 이들의 행위가 본인들만이 아니라 '남은 법관들, 특히 같은 대의를 따르던 다른 법관들에게까지 법복 정치인의 혐의를 씌우는 일'이라고 비판한다"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 분의 지적대로 '법관의 정치성은 억제되어야'한다"라며 "이런 자제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어떤 파국이 오는가를 우리는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안에서 똑똑히 목격'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황당한 것은, 저 법복정치인들이 정권과 거래하는 사법적폐를 외려 '사법개혁'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것이 문재인표 개혁의 현주소다. 검찰에 이어 사법부마저 권력의 애완견으로 만들 모양이다"라고 문재인 정권의 사법부 장악을 비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에 저항한 이탄희(42·사법연수원 34기) 전 판사를 19일 오후 2시 '4·15 총선전' 10번째 영입 인사라고 밝혔다.

진중권 전 교수의 글은 민주당이 이 전 판사를 영입했다고 밝힌 기자회견 직후 게시됐다.

진중권의 페이스북 캡처.

이 전 판사는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2심의관으로 발령받아 '법관 블랙리스트' 존재 및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폭로한 인물이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총무였던 이 전 판사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연구회 회장이었던 이규진 당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부터 연구회의 학술대회를 견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반발해 사직서를 낸 인물이다. 박근혜 전 정부의 사법농단 수사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전 판사는 지난해 1월 초 법원에 사직서를 냈다.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기 위해 이 전 판사를 영입했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에서는 '퇴직 판사들의 정치 입문'이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법조계에서는 이 전 판사 외에도 이수진 수원지법 부장판사(52·30기)와 장동혁 광주지법 부장판사(51·33기), 전국법관대표회의 최기상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51·25기)가 정치권 영입 제안을 받고 법복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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