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2돌 한글날 경축식 축사, "남북 달라진 것 서로 아는 일,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 (사진 = JTBC 뉴스 화면 캡처)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한글날을 맞아 "문재인 정부는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을 이어가려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572돌 한글날 경축식 축사에서 "2005년 노무현 정부는 북한과 함께 겨레말 큰사전 공동편찬을 시작했으나 남북관계의 기복으로 멈췄다"면서 "남과 북이 달라진 것들을 서로 알고 다시 하나 되게 하는 일을 더는 늦출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종대왕께서 한글과 땅을 주셨을 땐 우리 겨레가 하나였다"면서 "그러나 세계냉전은 겨레와 땅을 두 동강 냈다. 조국분단 70년은 말의 뜻과 쓰임새마저 남과 북에서 달라지게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남과 북이 세종대왕 때처럼 온전히 하나 되는 날도 좀 더 빨리 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세종대왕께서는 우리 겨레에게 우리 겨레만의 누리를 열어주셨다"며 "압록강과 두만강의 가장 북쪽 유역에 4군 6진을 두고 그곳에 백성들을 옮겨 살게 해 한반도를 우리 땅으로 굳히고, 한글을 만들어 백성 누구나 제 뜻을 쉽게 펴도록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땅은 사람이 삶을 이루는 터전이고, 글은 얼과 마음을 담아 옮기는 그릇"이라며 “무슨 말로도 나타낼 수 없는 고마움을 우리는 세종대왕께 드려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에 약 3천개 민족이 7천개의 말을 쓰지만 글자는 40개뿐이고, 우리처럼 스스로의 말과 스스로의 글을 모두 가진 민족이 많지 않으며, 누가·언제·왜·어떻게 만들었는지가 확실한 것은 한글이 거의 유일하다는 점을 소개했다.

이 총리는 특히 "해방 이후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것도 국민의 문자 해독률이 높았기에 가능했고, 그것은 한글 덕분이었다"고도 말했다.

또 "한글은 이미 우리만의 글이 아니다. 한글을 가르치는 세종학당이 57개 나라, 174곳으로 늘었다"며 "세계의 젊은이들은 방탄소년단의 한글 노랫말을 받아 적고 함께 부른다. 정부는 자랑스러운 방탄소년단께 문화훈장을 드리기로 어제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제안으로 이 총리는 "겨레의 말과 글을 지키고 다듬으며 가꾸는 것도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한글학회를 비롯한 학계, 시민단체와 함께 모두 다 애쓰자. 정부가 앞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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