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씨 '소신 발언'에 정치권 2일째 들썩
주호영 "나훈아씨가 우리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줬다"…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 "어용지식인임을 자부하는 유시민보다 광대를 자처하는 나훈아가 소크라테스에 훨씬 가깝다"
【 서울 = 서울뉴스통신 】 이상숙 기자 = 나훈아씨의 비대면 공연중 나온 '소신 발언'을 두고 정치권은 이틀째 들썩였다.
2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화상으로 진행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가수 나훈아씨가 우리의 마음을 속시원하게 대변해줬다"면서 "국민의 힘으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페이스북에 "인생의 고단함이 절절히 녹아들어 있는 그의 노래는 제 인생의 순간들을 언제나 함께했고, 그는 여전히 저의 우상"이라고 감회를 전했다.
원희룡 제주도 지사는 "SNS를 통해 공연을 보며 힘이 났지만, 한켠으로는 자괴감도 들었다며, 이십 년 가까이 정치를 하며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박대출 의원은 "가황 나훈아의 '언택트(비대면)쇼'는 전 국민의 가슴에 0㎜로 맞닿은 '컨택트쇼'였다"면서 "진정성 있는 카리스마는 위대하다"고 평했다.
장제원 의원은 "나훈아가 대한민국을 흔들어 깨웠고, 지친 국민의 마음에 진정한 위로를 주었다"면서 "그는 권력도, 재력도, 학력도 아닌 그가 뿜어내는 한 소절, 한 소절,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움직이고 위로했다"고 평했다.
한편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가 2일 "어용지식인임을 자부하는 유시민보다 광대를 자처하는 나훈아가 소크라테스에 훨씬 가깝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크라테스 소환하기~나훈아와 유시민'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윤 교수는 "두 유명인이 한가위 명절에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소환했다"면서 "그는 군중에게 영합하지 않았으며 죽음으로써 지행일치라는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훈아씨는 노래에 삶을 바친 장인이자 자유인으로 보인다"면서 "권력이나 돈 앞에서도 당당하다. 나훈아가 소크라테스를 '형'이라고 부른 게 난 아주 맘에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유 이사장에 대해서는 "살아있는 권력을 결사옹위하기 위해 궤변을 농하는 어용 지식인이 스스로를 슬쩍 소크라테스에 비유하는 모습이라니"라고 비판하며 "어용 지식인임을 자부하는 유시민씨와는 달리 소크라테스는 권력에 대한 아부를 경멸했다"고 말했다.
앞서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비대면 공연 중 "이 나라는 바로 오늘 여러분이 지켰다. 내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고 '소신 발언'해 화제가 됐다.
그날 나훈아는 신곡 '테스형'을 공개했다. 곡은 소크라테스를 형이라고 부르며 인생에 대해 질문하는 철학적인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