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실내외 온도차…‘냉방병’ 주의보

실내외 온도차 5도 넘으면 자율신경계 이상 냉각수 세균 감염도 원인…환기·청소 필수 찬 음식 과다섭취 피하고 적절한 습도 유지해야

2025-07-08     최정인 기자
연일 35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며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는 환경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냉방병’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에어콘 실외기_2025.07.03)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ㅋ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연일 35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며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는 환경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냉방병’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내외 온도차를 최소화하고 환기와 보온에 신경 쓰는 등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 차이가 클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실내외 기온 차가 5도 이상 벌어지면 인체의 자율신경계가 환경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면서 두통, 무기력, 소화불량, 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기침, 코막힘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기 쉽다.

또한 대형 건물 냉방기 냉각수에서 번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감염도 주의해야 한다. 해당 세균은 냉방기 작동 시 공기 중으로 퍼져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열감, 두통, 설사, 근육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노인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더욱 취약하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실내외 온도차를 줄이는 것이다. 이정아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는 24~26도 수준이며, 외부 기온과의 차이를 5도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며 “에어컨 사용 시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환기를 소홀히 하면 실내에 각종 유해 물질이 축적될 수 있어 정기적인 창문 개방이 필요하다. 건축자재나 전자제품에서 방출되는 화학성분이 공기 중에 남게 되면 두통과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문 개방이 어려운 고층 빌딩의 경우 중앙환기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냉방기 내부 청소도 필수다. 레지오넬라균과 같은 세균, 곰팡이 등이 필터 안에 번식하지 않도록 계절이 바뀐 후 첫 가동 전 반드시 청소하고, 이후에도 2주 간격으로 정기적인 필터 세척이 필요하다.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해야 하며, 에어컨 사용 시 급격히 낮아지는 습도 조절을 위해 주기적인 환기와 가습이 요구된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식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찬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체온 조절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이미 냉방병 증상이 있는 경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실내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경우 얇은 긴 팔 옷을 착용하고 따뜻한 음료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정아 교수는 “수면 부족이나 과로를 피하고, 실내에서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체력을 유지하면 냉방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폭염 속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일상 속 작은 습관부터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