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정위 대한항공 합병조건에 애먼 괌-사이판 여행시장 ‘울 쌍’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사이판은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여행 경험을 선사할 이상적인 휴양지이다. ‘THIS IS THE MARIANAS’캠페인을 통해 한국시장과 긴밀한 협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관광 전략을 추진할 것”
올 초 2월, 우리에게 북마리아나제도로 알려진 사이판 마리아나관광청 청장이 서울에서 열린 한국 기자들과의 기자회견서 했던 말이다. 최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하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을 붙인 ‘독점이 우려되는 노선의 2019년 比 90% 유지’조항이 태평양 대표 관광지인 괌과 사이판의 항공 공급석을 이상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해 여행업계가 울 쌍이다.
합병승인조건에 따라 대한항공이 올해 인천-괌 노선을 하루 2회에서 3회 운항으로, 진에어는 하루 1회에서 2회로 증편을 결정했고, 그 결과 늘어난 공급에 수요가 맞춰주질 못하면서 치열한 ‘저가’ 가격경쟁이 불가피하게 생겨났고, 이에 각 항공사들의 수익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결국 제주항공은 괌 취항 13년 만에 인천-괌 노선을 중단하고 사이판 노선도 야간운항을 중단하고 주간만 운항키로 했다. 에어서울은 울며 겨자 먹기로 10월 26일부터 하루 1회 운항에 들어간다.
사이판은 무슨 죄인가? 괌 노선에서 펼쳐진 항공사들의 치열한 저가 가격 전쟁 턱에 사이판은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두 개 항공사가 운항했지만, 불안정한 운항 스케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사이판노선의 항공 공급의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가는 중, 판매 여행사들의 업무 과중도 더 무겁게 재편되기 시작했다. 괌 노선에서는 수요 대비 공급이 늘면서 판매 부담 등이 더 커졌고, 사이판 노선에서는 항공사들의 잦은 운항 스케줄 변동 덕분에 판매 등에 부담이 됐던 것.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승인 조건이 올해 2025년 여행 시장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다며 빠른 시정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리아나관광청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판의 매력을 알리는 프로모션등을 더욱 강화하고 노선확대 지원등에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밝혀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노선 우려에 대한 조건이 태평양의 한국 여행객들이 사랑하는 휴양지에 대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여행사 관측이 지배적이다.
왜 여행업계에서 볼 멘 소리가 터져 나오는지, 대한항공과 공정위는 더욱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뭐 때문에 뭐 터진다’라는 속담의 2025년 버전이 되지 않도록 산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