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첫 단추 끼운 여주시 산업단지, 성급한 비판보다 지원이 필요할 때

2025-09-29     김인종 경기도취재본부장
김인종 경기도취재본부장

수도권 동부권의 성장은 지난 40년 동안 철저히 묶여 있었다. 1983년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 이후 여주시 전역은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되어 대규모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여주시는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규제 완화라는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섰고, ‘여주 가남 일반산단 클러스터’라는 결실을 거뒀다. 여주 산단은 수도권 자연보전권역에서 최초로 허용된 대규모 산업단지라는 점에서 단순히 한 도시의 프로젝트를 넘어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시험대라 볼 수 있다.
여주 가남 일반산단 클러스터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중심의 첨단 산업 거점으로 조성된다. 축구장 38개에 달하는 27만㎡ 부지에 반도체 관련 기업들을 집적시켜, 직접고용 859명, 간접고용 383명 등 총 1,242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일자리는 단순히 숫자로만 평가할 수 없다. 지역 인구 유입을 촉진하고, 주택·교육·소비 등 지역 사회 전반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산단 조성은 여주시를 단순한 공장 집적지가 아닌 지식·기술·자본이 순환하는 산업 생태계로 도약시키는 출발점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착공도 시작되기 전부터 일부에서는 ‘기업 유치가 부실하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체감되지 않는다’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는 아직 사업의 절차와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성급한 지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주시는 이미 20여 개 반도체 관련 기업의 입주의향을 확보했으며, 일부 기업은 인허가 절차와 지구단위계획 등 실질적인 행정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공영개발 방식의 특성상 부지 조성이 끝나기 전까지는 법적으로 입주 확정을 공식 발표할 수 없다. 현재 성과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평택 고덕산단도 MOU 체결 이후 첫 공장 가동까지 7년이 걸렸다. 산업단지 유치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장기적인 마라톤에 가깝다. 일자리 창출 역시 지금 당장 주민들이 체감하기 어렵다. 여주시는 조성 완료 시 최소 1,242명의 일자리가 직접·간접적으로 창출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았고, 이 일자리는 향후 교육, 주거, 서비스업 등 지역 전반에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이는 결국 시민 개개인이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혜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변수와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비판보다 냉정한 인내와 전략적 지원이다. 여주시 가남 일반산단 클러스터의 성패는 단순히 여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규제 완화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큰 흐름과 직결된다. 확정되기도 전에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과정에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방향은 정해졌다. 이제는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시민들의 끊임없는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주시의 선택이 지역 발전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