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붕괴현장서 1명 사망…또 다른 1명 사망 추정
매몰자 구조 도중 사망 확인…의식 있던 40대 작업자 끝내 숨져 소방당국, 2차 사고 우려로 일시 철수…열화상 카메라 등 수색 전환 붕괴 구조물 44년된 노후 설비…추가 붕괴 위험 여전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 보일러타워 붕괴사고 현장에서 매몰된 작업자 1명이 구조 중 숨지고, 또 다른 작업자 1명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울산남부소방서 김정식 예방안전과장은 7일 오전 6시 30분께 현장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붕괴 현장에서 발견된 40대 작업자가 구조 도중 사망했다”며 “추가로 발견된 다른 작업자 1명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전날(6일) 오후 2시 6분경 울산화력발전소 내 보일러타워 3기(4·5·6호기) 중 5호기를 철거하던 중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총 9명의 근로자가 작업 중이었으며, 이 중 2명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고 7명이 매몰됐다.
소방당국은 매몰자 2명이 철근 등에 끼여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밤샘 구조작업을 이어갔다. 이 중 한 명은 구조 당시 팔이 끼인 상태에서도 소방대원과 대화를 나눌 정도로 의식이 있었으나, 구조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했다. 심폐소생술이 시행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현장 의료진은 “정확한 사망 원인은 확인 중이지만, 압궤손상으로 인한 혈전 생성 및 폐색전증, 내부출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진통제 투여와 보온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했지만 끝내 숨졌다”고 덧붙였다.
현재 매몰된 나머지 5명의 작업자는 여전히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소방당국은 구조대의 안전을 위해 현장 접근을 일시 중단하고, △구조견 △음향탐지기 △열화상카메라 △내시경 카메라 등을 투입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구조작업은 극도로 위험한 환경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붕괴된 구조물과 인접한 4호기는 이미 철거를 위한 ‘취약화 작업’이 완료돼 추가 붕괴 위험이 큰 상황이다. 취약화 작업이란 철거 시 타워가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을 절단하는 사전작업으로, 안정성이 매우 낮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인접 타워(4·6호기)를 와이어로 고정하는 안정화 작업을 일시 보류하고, 구조 인력의 안전 확보를 우선했다.
문제의 보일러타워는 1981년 준공된 이후 44년간 가동된 노후 설비로, 연료를 태워 스팀을 생산하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핵심 시설이었다. 해당 설비는 2021년 가동이 중단된 후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사고 당시 현장 근로자 9명은 발주처인 한진중공업의 협력업체 코리아카코(발파 전문업체) 소속으로, 정직원 1명과 계약직 8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소방당국은 “현장 상황이 매우 불안정해 2차 사고 위험이 높다”며 “구조대원 안전을 확보한 뒤 수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