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참사' 울산 화력발전소…매몰 7명 중 5명 숨진 듯, 2명 여전히 수색 중
의식 있던 작업자 끝내 사망…추가 매몰자 4명도 사망 추정 철근 잔해로 진입 막혀 구조 난항…2차 붕괴 우려에 안정화 작업 보류 정부, 인명구조 최우선 지시…피해자 지원 및 트라우마 치료 논의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째인 7일, 매몰된 7명 중 5명이 숨지거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나머지 2명은 여전히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 구조대가 밤샘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6일) 오후 2시 2분께 울산 남구 용잠동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이후 매몰자 7명 중 5명의 위치가 파악됐다. 이 가운데 1명은 구조 과정에서 숨졌고, 4명은 사망 추정 상태다.
소방당국은 전날 팔이 끼인 채 발견돼 의식이 있던 44세 작업자가 구조 도중 심정지에 빠져 7일 오전 4시 53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발생 약 1시간 만에 구조물과 지반 사이의 틈에서 발견됐으며, 구조대원들과 대화를 나눌 정도로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압궤손상으로 인한 혈전 생성과 패혈전증, 복강·흉부 손상으로 인한 내부출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오전 7시 34분, 8시 44분, 8시 52분경 각각 매몰자 3명이 추가로 발견됐다. 모두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소방당국은 이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2명은 생사 및 위치가 확인되지 않아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현재 △음향탐지기 △열화상카메라 △내시경 장비 △구조견 등을 총동원해 잔해 더미 속 수색을 진행 중이다.
김정식 울산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붕괴 지점은 철근과 잔해물이 쌓여 있어 진입로가 막힌 상태이며, 약 30m를 파고 들어가야 접근이 가능하다”며 “더욱이 유일한 생존 신호를 보이던 작업자가 끝내 숨지면서 구조대원들이 추가 붕괴 위험 속에서 한때 철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이미 붕괴된 5호기 양옆의 4·6호기 역시 취약화 작업이 완료돼 추가 붕괴 위험이 높다고 판단, 구조물 안정화를 위한 장비 투입을 보류한 상태다. 김 과장은 “소형 크레인 부설 등 안정화 조치가 필요하지만 진동이 또 다른 붕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구조 전문가들과 협의해 향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매몰 근로자 구조와 2차 사고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라”고 지시했으며, 김민석 국무총리는 소방·경찰·군 등 모든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구조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즉시 부처 관계자를 현장에 급파해 상황을 점검하도록 했다.
또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공동 본부장으로 구성해 피해자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유가족 지원과 함께 목격자 및 구조대원의 트라우마 치료 대책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고가 발생한 울산화력발전소는 1981년 준공된 44년 된 노후 설비로, 2021년 가동이 중단된 이후 철거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협력업체 코리아카코(발파 전문업체) 소속 직원 9명이 투입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