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위험기업, 정상기업 전환됐다면 국내총생산 0.4% 개선됐을 것"
2022~2024년 퇴출 위험기업, 정상기업 대체시 GDP 0.4% 상승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코로나 팬데믹 후 퇴출 고위험 기업이 정상기업으로 대체가 성공적이었더라면 국내총생산(GDP)가 0.4% 개선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12일 나왔다.
한국은행은 비효율적 기업 퇴출과 신생기업의 원활한 진입 등 '정화 메커니즘'이 원활히 작동하고, 개별기업보다 산업생태게 보호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금융지원이 이뤄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이날 'BOK이슈노트' 일환으로 '경제위기 이후 우리 성장은 왜 구조적으로 낮아졌는가?: 기업 투자경로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종웅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과 부유신 과장, 백창인 조사역이 공동 집필했다.
보고서는 우선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을 제외한 다수 기업의 투자가 정체하거나 감소했으며, 이러한 투자 부진은 단순한 금융제약보다는 수익성 악화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자금 지원만으로는 민간 투자를 충분히 유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집필진들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부진을 완화하기 위해 근본적으로는 한계기업들이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정화 메커니즘을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동시에 신생기업의 진입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해 경제의 역동성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봤다.
정화 메커니즘이 실제로 작동했을 경우의 시뮬레이션 결과도 내놨다. 먼저 퇴출 고위험기업을 식별한 결과, 2014~2019년 중 전체 표본의 3.8%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실제 퇴출된 기업은 2.0%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 기간 중 퇴출 고위험기업이 실제로 퇴출되고 산업 내 정상기업으로 대체될 경우 해당 기간 중 국내 투자가 3.3% 개선되고, GDP는 +0.5% 증가했을 것이란 연구 결과도 내놨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팬데믹 이후 기간에서는 퇴출 고위험기업 비중(3.8%)은 이전 시기와 유사했지만, 실제 퇴출기업 비중은 0.4%로 더욱 낮아졌다. 보고서는 이들이 성공적으로 대체되었다면 투자는 2.8% 상승하고, GDP는 0.4%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종합해 집필진들은 우리 경제의 성장 둔화가 기업 수익성 악화에 따른 투자 부진에서 비롯됐지만 경제 정화 메커니즘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으면서 성장 추세 둔화가 심화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금융지원을 하더라도 기업의 원활한 진입과 퇴출을 통해 경제의 혁신성과 역동성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하고, 규제완화를 통해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차장은 "유동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 혁신적인 초기 기업 등에 금융지원을 선별적·보조적으로 운용하여 지원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제품·서비스 수요를 창출하여 우리 경제의 미래 동력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