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건조한 공기…건선 환자 악화 위험 커져
국내 건선 환자 15만 명 넘어…추위·건조함이 악화 주요 요인 아토피와 다른 발병 양상…면역 불균형이 근본 원인 보습·생활습관 관리가 핵심…겨울철 악화 막으려면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겨울로 접어들며 기온이 떨어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건선 환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차가운 바람과 낮은 습도는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촉진해 건선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건선 환자는 약 15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선은 은백색 각질이 두껍게 쌓인 판상 또는 구진 형태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단순한 피부 질환을 넘어 전신 염증 질환으로 분류된다. 장기간 지속될 경우 관절 침범, 비만·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까지 높아져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 질환의 근본에는 면역계의 불균형이 자리한다. Th1, Th17 등 염증을 유발하는 보조 T세포가 과활성화되며 염증성 물질을 분비하고, 이로 인해 각질형성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증식한다. 여기에 유전적 소인, 스트레스, 차갑고 건조한 기후, 감염, 특정 약물, 피부 외상 등 다양한 요인이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준다.
건선은 아토피피부염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지만 발병 연령과 병변 양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아토피가 소아·유아기에 시작되는 반면 건선은 주로 20대 이후 발현하며, 10대와 30대에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두피, 팔꿈치, 무릎 등 마찰이 잦은 돌출 부위에 흔하게 나타난다. 환자의 절반 이상인 50~70%는 가려움증을 함께 호소한다.
진단은 대개 육안으로 가능하지만 정확한 판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추가하기도 한다. 중증도는 △PASI(건선 중증도 지수) △BSA(체표면적 비율) 등을 활용하며, PASI 10점 이상 또는 BSA 10% 이상이면 중증 건선으로 분류된다.
겨울철은 일조량이 적고 공기가 건조해 건선이 특히 악화되기 쉬운 시기다. 김대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가 건조해지면 가려움으로 인해 긁게 되고, 이 과정의 피부 손상이 새로운 병변을 유발하거나 기존 병변을 악화시킨다”며 “보습제를 자주, 충분히 바르고 피부 자극을 줄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관리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말에는 음주와 과식이 늘며 체중 증가와 대사 이상이 발생하기 쉬운데, 이는 건선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과도한 음주·폭식을 피하고 감염 예방,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를 철저히 해야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