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하늘과 땅의 뜻] 산려하대(山厲河帶). 산명곡응(山鳴谷應)
-성남산사랑연합 가을산행(山行) 동행기-
【기동취재본부 = 서울뉴스통신】 김대운 본부장 =유난히도 무더웠던 2025년 여름을 추억의 뒷자리에 두고 초겨울을 앞둔 을사년(巳)의 마지막 가을 향취를 맛보며 다가오는 병오년(馬)의 기(氣)를 사전에 모아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은 물론 회원들의 건강과 화목을 다지는 성남산사랑연합(회장. 김두일. 두리그룹 회장) 회원들의 마지막 산행이 있었다.
22일 여명(黎明)을 바라보며 회원 160여명이 성남시청 앞에 모인 것.
자연의 일부인 사람들은 산은 마치 소시적 엄마의 젖무덤처럼 신분의 귀천, 나이의 많고 적음, 남녀노소 구분없이 누구나 원하는 사람은 오를 수 있도록 포근하게 받아주기에 산이 좋고 산이 있어 그곳에 오른다.
그러나 하늘의 뜻(天氣)를 받기 위해 먼저 땅의 기운(地氣)을 받아야 하늘과 소통의 문이 활짝열린다는 순수한 마음을 뒤로 한 채 높은 산을 오르며 마치 자연을 정복(征服)한 것처럼 의기양양(意氣揚揚)하는 인간의 교만한 모습을 접할 때는 이것이 과연 올바른 산행인가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산을 정복(征服)한다는 것이 아니라 산을 오른다(登山)는 것이 올바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변화무쌍한 인간사와 그로 인해 발생되는 시대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미동(微動)도 하지 않은 채 역사의 한줄기 한줄기를 지켜보고 있는 산(山)을 바라보면 자연의 일부인 미물(微物)에 불과한 인간의 생각으로서 경외감(敬畏感)마저 느끼게 한다.
자연에 대한 겸손한 생각을 지닌 성남시의 산사랑회원들이 모여 산행의 자리를 함께한 것은 아름다운 동행이 아닐까 싶다.
성남을 출발한 버스는 어느덧 경상도의 영주시를 향해 고고(呱呱)의 소리을 내기 시작했고 차 안의 회원들은 차창밖에서 펼쳐지는 떠오르는 태양 빛을 머금기 위해 생명의 기지개를 펴는 산천초목(山川草木)의 용트림을 목격하면서 깊은 감회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윽고 도착한 천년고찰(千年古刹) 부석사(676년 건립) 광장.
1,439m 비로봉과 1,420m 국망봉, 1,383m 연화봉을 주 영봉으로소백산맥이 병풍처럼 눈앞에 둘러처진 풍광, 그리고 강원도 영월군과 충북 단양군이 경계를 함께하며 산자락 밑에 위치한 경북 영주시에 회원들은 여장을 풀었다.
겨울을 맞이하려는 마지막 잎새를 떨어뜨리지 못한 채 가는 계절의 아쉬움을 달래는 수목의 외피와 달리 소나무는 오히려 푸른색이 돋보이는 늠름한 자태로 회원들을 맞이했다.
수령이 500년 이상된 나무들은 지나간 숱한 세월 한줌도 안되는 인간 군상들이 펼치는 상호 갑론을박(甲論乙駁)과 이로 인한 분란과 갈등, 때론 화합의 극치들을 지켜보았을 것을 생각하니 한갓 미물(微物)에 불과한 인간군상들이 펼쳤을 아비규환(阿鼻叫喚)이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흘러 부끄럽기까지 하다.
산행에 나선 회원들은 가을 끝자락의 향취와 곧 다가올 겨울의 문턱의 기로에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그동안 못다한 화제를 필두로 상호 대화의 장을 마련하며 상호 간의 회포(懷抱)를 풀어가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런 것이 자연을 바탕으로 한 산행의 즐거움 아니런가.
세월의 무거운 멍에를 잠시 내려놓고 엄마의 품같은 그리운 자연을 벗삼아 한 때 꿈을 꾸었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회상하면서 언젠가 돌아갈 자연에 대해 수구초심(首丘初心)의 마음을 피력해 나가는 것 또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아닐까.
이렇듯 자연의 비경을 병풍삼아 자리한 부석사를 바라보면서 전국의 유명 사찰은 공통점을 가진 것으로 느껴진다.
모두가 한결같이 자연의 경외를 등에 지고 아름다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지형을 선택(風水地理)해 사찰의 터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
사찰의 터를 마련했던 고승(高僧)께서는 인간사 태어남이 고통이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탈(解脫)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렇듯 자연이 준 풍광을 고려했음일까? 아니면 스스로 부처이기에 부처를 찾는 중생(衆生)들에게 잠시나마 편안한 쉼터를 제공해 주기위해 멍석을 마련했을까.
회원들은 사찰 건립을 했던 고승들의 선견지명(先見之明)을 뇌리에 각인한 채 한걸음 한걸음 힘차게 발걸음을 내 딛는다.
가끔 발 밑에서 들려오는 낙옆 밟히는 소리와 마지막 잎새가 바람에 흩날리며 떨어지는 낙옆지는 소리가 자연의 앙상블로 하모니를 이루며 귓전을 맴돌 때는 영락없이 낭만 가득한 소년소녀 시절의 밝은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회원들의 모습이었다.
이 또한 가을 산행의 즐거움과 맛을 더하는 묘약(妙藥)이겠다.
즐거운 산행 이후 발걸음이 머문 곳은 식도락(食道樂) 향연(饗宴)이 펼쳐지는 곳.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회원들은 병풍처럼 펼쳐진 비로봉·국망봉·연화봉을 배경으로 자신의 발자취를 추억으로 기록하면서 늦은 점심시간을 반갑게 맞이했다.
식탁에서는 “오늘 스스로 산행을 할 수 있었다는 자신들의 건강을 화제로 다음 달에도 아니 내년에도 건강한 몸으로 산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수석부회장인 김흥식씨의 구사일생론은 회원들에게 건강에 대한 깊은 화두를 던져 주었다.
그는 9월 산행을 준비하면서 출발 현장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 긴급후송되었고 의식을 잃은 채 중환자실에서 아름다운 산행길이 아니라 저승사자들이 득실거리는 황천(黃泉)길을 걷고 왔었다는 것.
산행을 하기 전 회원 중 한사람이 신접(神接)한 사람으로부터 관상을 봤는데 회원의 관상 결과는 밝히면서 자신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고 회원이 왜 그에 대한 언급이 없느냐는 물음에 신접한 자가 “김흥식씨는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라서 충격이 갈 것으니 관상의 결과를 밝혀 줄 수 없었다”라고 하더라는 것.
김 부회장은 자신은 “매일 1만보 이상 걷기 운동 등 실천으로 건강을 누구보다 자신했었다, 그러나 쓰러지고 난 뒤 건강은 자신할 것이 못 되더라”고 술회하면서 “회원들께서는 내 몸에 이상 징후나 징조가 없더라도 반드시 정기적으로 건강 체크 등에 유념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황천길을 이미 답사했기에 지금은 덤으로 살아가는 제2의 인생이다, 남을 위한 봉사를 더하고 오라는 천기(天紀)의 뜻으로 알고 내 삶을 살아가겠다”고 밝혀 참석한 회원들로부터 눈시울을 붉히게 하면서도 사랑하는 회원들과 함께 이렇게 걷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것임을 밝히는 희망의 홀씨 선물을 증정했다.
참석한 회원들은 김 부회장에게 건강하시라는 축복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 갈채로 건강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어 ‘성남시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한 전령사로서 최선을 다해 나가자’라는 김 회장의 선창과 함께 회원 상호간 건강을 위하고 화합의 마음을 나누는 유종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성남산사랑연합 회원들과 산행 과정을 동행하면서 성남시 발전을 위하는 이들의 한결같은 마음가짐은 태산이 숫돌처럼 평평하게 닳고 닳으며 넓은 강물이 띠처럼 좁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변하지 않는 우정과 결기를 다지는 맹세를 뜻하는 산려하대(山厲河帶)를 떠오르게 했다.
특히 산(山)이 울리면 골짜기가 대답하고 이 소리는 온 계곡을 통해 공명(共鳴)되어 천하에 큰 울림으로 반응하는 산명곡응(山鳴谷應)의 화용(火茸:불 쏘시기)으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성남시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한 성남산사랑연합 회원들의 산행 모습을 통해 화정(火定:불도를 믿는 사람이 열반에 들기 위해 스스로 불속에 몸을 던지는 것)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필자의 지나친 기우(杞憂)가 아니리라 본다.
성남산사랑연합의 표시가 전국 최초로 지식재산처에 상표등록을 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도록 지적재산권을 확보한 시점이기에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