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불안' 전세수급지수 4년 만에 최고…'공급↓ㆍ내년 입주물량↓'

서울 전세 물건 1년 새 21% 감소…수요 억제책 여파 규제 확대에 갭투자 차단…전셋값 상승폭, 매매의 두 배 내년 전국 입주 20만가구대…13.8% 감소하며 불안 요인 확대

2025-11-26     이성현 기자
전월세 시장의 불안 요인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서울의 한 부동산_2025.10.20)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전월세 시장의 불안 요인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세 공급 부족을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가 4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 전세 매물 역시 지난해보다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수요 억제책과 규제지역 확대로 전세 물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까지 줄어들어 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1월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59.6으로 전월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0월(164.8) 이후 4년여 만의 최고치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공급 부족이 심하다는 의미로, 전국적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역시 158.5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지난 7월 이후 넉 달 연속 상승세다.

전세 매물이 줄어든 이유로는 규제지역 확대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갭투자가 금지된 영향이 가장 먼저 꼽힌다.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방식이 사실상 막히면서 전세 공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통계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전날 기준 2만5524건으로 1년 전 3만2362건보다 21.2% 감소했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부동산_2025.10.28)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전세가격 상승 폭도 더욱 가팔라졌다. 집토스에 따르면 서울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나머지 21개 규제구에서 10·15 대책 이후 전셋값은 2.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1.2%)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전세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공급이 크게 줄어든 탓에 가격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내년 전월세 시장의 공급을 좌우할 입주물량도 감소한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20만6923가구로 올해 대비 13.8% 줄어든다. 서울은 올해 3만1752가구에서 내년 2만8885가구로 9% 감소한다. 다만 후분양 단지, 공정 지연 단지 등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입주 규모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입주물량 감소가 곧바로 시장 불안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미 전세 매물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금융 환경·규제 정책·지역별 수요 변화가 겹칠 경우 시장 불안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김민영 직방 빅데이터랩실 매니저는 “확정된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금융시장과 규제 방향이 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라며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할 경우 전월세 시장의 불안 요인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2025.10.28)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