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통신】 시중은행들의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영업 행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될 때마다, 국내 은행의 대출 금리도 곧바로 올랐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시중 은행들은 대출 금리는 꼬박꼬박 올리면서도 예금 금리는 도리어 내린 것이다. 은행들이 가계부채 위험 관리는 뒷전인 채, 이자 장사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배경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이 2015년 12월부터 1년간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리는 동안, 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0.07%P 오른 반면 예금 금리는 0.15%P 내렸다. 이로 인해 대출과 예금의 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은 2%P로,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그 결과 지난해 시중은행은 전년보다 30% 이상 순이익을 늘렸다.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대신, 손쉽게 예대마진을 늘려 이익을 챙기는 건 옳지 않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사실 우리나라 은행의 생산성 제고는 절실하다. 우리나라 은행원들은 소득수준을 감안했을 때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은행원들보다 최고 두 배 가까이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은행의 수익성 등 국제 경쟁력은 금융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처지는데도 업무 성과에 비해 과도한 소득을 향유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은 허리띠를 졸라매느라 숨이 막힐 지경인데 금융사는 오로지 서민과 중소기업을 상대로 이자와 수수료를 뜯어내 이익을 내는 구조다. 금융권이 정신 차려야 한다. 늦기 전에 금융자본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도 약탈적 영업을 묵과해선 안 된다. 공생의 길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금융당국과 은행권, 학계 등이 글로벌 기준에 맞는 은행 생산성 제고 방안 마련에 나서야겠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과도한 예대마진에 대해 감독 강화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은행들은 이러한 정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비판을 직시, 선진국형 은행 수익 창출 기법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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