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기업들의 특징이 대부분 지난해 말 국정농단 사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업들이란 점이다.
짝수 기업은 27일, 홀수 순위의 기업은 28일 참석하는 식이긴 해도 공교롭게 자산순위 별로 참석 기업 그룹 의미를 넘어서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적 여론이 비등하면서 국정농단 사태 연루 기업들을 심하게 다룬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을 의식, 이들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동시에 문 정부 정책 구상과 3.0% 성장 목표치 달성 등 임기초반 국민적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때에 성과를 내지 않고는 기대치 추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내심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들이 투자를 통해 文정부 일차 화두인 일자리 창출 등 목표달성에는 기업들이 새 정부와 공동보조를 취해 줘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인식에서다. 새 정부가 10조원이 넘는 추경을 통해 재정부담을 하면서도 국민적 기대감을 조기에 내려 하는 측면과 맞닿아, 민간부문의 '협력과 상생'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를 하나 놓겠다는 구상일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설명한 대로, "서로 부드럽게 화합해 모두가 향기로운 행복을 품을 수 있길 바라는 취지"는 곧 이같은 손길에 대한 에두른 표현, 그것일 수 있다.
왜냐면, 이제까지 여론만을 의식해 기업인들을 '채찍'으로만 다스려 '군기잡기'를 할 때는 기분은 좀 낼 수 있겠으나 정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양면작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때문이다.
전날 중견기업 오뚜기를 느닷없이 동석시킨 점과 함께 양일간 '호프타임'에 제공하는 세븐브로이맥주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 이 세븐브로이맥주는 중소기업에서 만들고 사업화까지 성공한 국내 최초의 에일 맥주 기업이다. 전체 임직원 34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청와대의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그룹 속 개별면담' 방식의 만남을 통해 재계에 전하는 무언(無言)의 메시지가 아닐까. 이번 기업인들과의 만남이 갖는 '일석이조' 혹은 '일석삼조' 그 이상의 이벤트 효과를 거두려는 청와대의 뜻이 읽혀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