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뉴스통신】 전날에 이어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의 두번째 만남이 진행된다. 취임하는 날부터 소통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이 이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눈과 눈을 마주보며 대화를 나눈다.

이들 기업들의 특징이 대부분 지난해 말 국정농단 사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업들이란 점이다.

짝수 기업은 27일, 홀수 순위의 기업은 28일 참석하는 식이긴 해도 공교롭게 자산순위 별로 참석 기업 그룹 의미를 넘어서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적 여론이 비등하면서 국정농단 사태 연루 기업들을 심하게 다룬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을 의식, 이들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동시에 문 정부 정책 구상과 3.0% 성장 목표치 달성 등 임기초반 국민적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때에 성과를 내지 않고는 기대치 추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내심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들이 투자를 통해 文정부 일차 화두인 일자리 창출 등 목표달성에는 기업들이 새 정부와 공동보조를 취해 줘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인식에서다. 새 정부가 10조원이 넘는 추경을 통해 재정부담을 하면서도 국민적 기대감을 조기에 내려 하는 측면과 맞닿아, 민간부문의 '협력과 상생'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를 하나 놓겠다는 구상일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설명한 대로, "서로 부드럽게 화합해 모두가 향기로운 행복을 품을 수 있길 바라는 취지"는 곧 이같은 손길에 대한 에두른 표현, 그것일 수 있다.

왜냐면, 이제까지 여론만을 의식해 기업인들을 '채찍'으로만 다스려 '군기잡기'를 할 때는 기분은 좀 낼 수 있겠으나 정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양면작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때문이다.

전날 중견기업 오뚜기를 느닷없이 동석시킨 점과 함께 양일간 '호프타임'에 제공하는 세븐브로이맥주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 이 세븐브로이맥주는 중소기업에서 만들고 사업화까지 성공한 국내 최초의 에일 맥주 기업이다. 전체 임직원 34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청와대의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그룹 속 개별면담' 방식의 만남을 통해 재계에 전하는 무언(無言)의 메시지가 아닐까. 이번 기업인들과의 만남이 갖는 '일석이조' 혹은 '일석삼조' 그 이상의 이벤트 효과를 거두려는 청와대의 뜻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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