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수원=서울뉴스통신】 김인종 기자 = “두려움을 넘어서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경기도청 벽면에 내걸린 문구다. 막연한 불안과 불신으로 인해 생업에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된다. 오직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수원시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메르스 참사를 극복한 경험을 살려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전염성이 강한 감염병일수록 시민들에게 사실에 입각한 투명한 자료를 신속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SNS를 활용해 코로나19 상황을 하루 2~3차례 시민들에게 알렸다.

의사(擬似)환자, 자가 격리대상자 현황을 소상히 알렸다. 매체 뉴스보다 빨리 알렸다. 모바일을 통해 순식간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공포와 불안⦁우려가 하루아침에 확산돼 경제와 심리가 급작스럽게 악화될 수 있기에 그렇다.

문제는 사태가 터진 뒤 중국 당국의 대처다. “문제를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어떤 문제든 덮으려는 본능이 깔려 있는 탓이다.

쉬쉬하며 공산당 통제가 우한의 비극을 불러일으켰다. 초기에 정보공유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주는 교훈이다. 수원시는 실시간으로 코로나19현황을 시민에게 알렸다. 확진자 3명이 발생하여 음압시설을 갖춘 병원으로 이송하고 접촉자를 자가 격리 시켰다.

확진자 가족들을 임시격리시설로 옮겨 지역사회 감염전파 우려를 불식시켰다. 수원시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접촉자가 자가 격리기간에 생활한 시설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주택지와 떨어져 있는 수원유스호스텔 숙소동 30객실을 접촉자 임시생활시설로 활용중이다. 1인1실로 도시락과 생수, 간식 등 생활용품을 제공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발생국 유학생 관리를 위해 관내 3개 대학교와 공동대응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수원시가 운영하는 버스로 입국하는 지역 내 대학유학생을 인천공항에서 각 대학까지 수송한다.

관내 대학에 마스크 1만5800매, 손소독제 1220개 등 위생물품도 지원했다. 각 대학 기숙사 자가 격리현황, 학교 밖에서 생활하는 유학생 현황 등 관련 데이터를 대학과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빈틈없이 관리하고 있다. 감염병에 대한 지역대응력을 높인 착한 사례다.

바이러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종식된다고 영원히 끝나는 것이 아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고, 위생과 방역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

코로나19가 방역망의 통제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기 시작하자 국내 확진자가 556명으로 늘었다. 새로운 확산 국면에 들어간 만큼 예방의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한다.

한시가 급하다. 전염병이 퍼질 때 우리가 할 일은 패닉(panic)이 아니라 적과 맞설 공동체 일원으로 규율을 지키는 것이다.

시민 스스로 감영예방에 힘쓰고, 의심환자는 자가 격리와 능동적인 검사로 적극 협조해야 한다. 사회적 연대와 방역 울타리를 단단히 해야 한다.

전염병과의 전쟁은 언제 터질지 모르고 한번 터지면 많은 피해를 입힌다.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가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을 방문했을 때 염태영 시장은 “코로나19 감염증의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초지자체에 권한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는 대구⦁경북 청도지역에서 집단적으로 확진자가 나오기 전이다. 감염경로의 파악이 힘든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 더 체계적이고 촘촘한 방역체계가 필요하다.

기초지자체가 확진환자 동선을 공개할 권한과 자체 역학조사관을 채용하여 사전역학 조사권한을 부여해달라고 건의했다.

2015년 5월 20일부터 69일 동안 메르스 발병기간 실제 시정을 이끌며 경험한 바탕에서 나온 현실적인 요청이다.

염태영 시장의 건의가 받아드려지길 기대한다. 이번 코로나19에서도 수원시는 메르스 대응과정을 담은 백서인 일성록을 감염병 대응 매뉴얼로 활용하고 있다. 지자체 공적시스템만으로는 방역에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두려움을 억누르고 전염병을 이겨내려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풀뿌리 역량이 발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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