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결정 다가오면서 '극명'...대치정국에 악영향 불보듯

▲ 촛불 vs 태극기

【서울=서울뉴스통신】 강재규 기자 =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대한민국이 두 개의 진영으로 양분된 모습을 상징으로 보여준다. 과거 '보수'와 '진보' 양 진영간 대결을 방불케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세대결은 보수와 진보를 대변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탄핵만 있고, 대통령 탄핵이 가른 결과다.

그래서 지금은 촛불이 마치 '저항'과 '심판'을, 태극기가 마치 '애국'과 '안보'를 상징하는 것처럼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탄핵 소추안 의결을 이끌어낸 촛불이 본격 타오르기 시작한 것은 매주 주말 대규모 집회로만도 14차를 넘어섰다. 작은 집회까지 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

'시민혁명'을 방불할 '역대급'이라 할 100만 집회만도 수차례였다. 뒤늦게 세를 불려오는 태극기 집회도 많게는 40~50만에 이르고, 동시다발성 집회로 이어지고 있다. 헌재앞은 이들 태극기의 상설집회장화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관련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앞두고 여론 대결에 불이 붙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3일 국회에서 야 3당에 의한 대통령 탄핵 소추안 발의에 이어 9일 의결된 대통령 탄핵은 소추 70일을 넘기면서 오는 3월 13일 전후 헌재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탄핵 결정이 다가오면서 진영 갈등은 고조되는 형국이다.

현장은 더욱 극명하다. 탄핵 정국 3개월 차 광화문 광장과 시청 광장에는 각기 다른 두 개의 텐트가 세워져있다. 탄핵 인용을 바라는 측의 블랙 텐트와,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측의 빨간 텐트. 현재 상황을 '전쟁 상황'으로 보여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탄핵 결과에 관계없이, 아니 그 결과에 따라 장기 농성에 돌입할 수도 있다.

헌재 심문기일때마다 소추위원측과 대통령 대리인단간 수싸움, 때론 볼썽사나운 변호인단의 '추태'도 불사한다. 물러설 수 없는 전장 그것이기 때문이다.

탄핵 선고를 앞두고 탄핵을 반대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 모두 막판 세 결집도 가열차다.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측은 맞불 태극기 집회를 연일 열고 있고, 탄핵 인용을 주장하는 측은 탄핵이 기각될지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으로 다시금 촛불을 들고 결집하고 있다. 여기에 각 당 정치인들이 가세하면서 두 진영으로 갈라진 광장정치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촛불과 태극기'의 대결은 처음엔 광화문 광장과 서울역에 국한되는 듯했다. 하지만 막판에 치달으면서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체로 광화문광장이 일지감치 세월호유가족들과 함께 진을 쳐온 '촛불'이 우세다.

양자간의 돌발사고를 막기 위해 경찰의 양분작전에 따라 그 아래 태평로쪽과 덕수궁 쪽은 '태극기'가 주류다. 태극기에는 간간히 미국의 성조기도 눈에 띄곤 한다.

또 헌재앞 100m 법정허가권 밖에서는 '태극기'가 대세다. 아무래도 헌재 분위기가 탄핵소추안 '인용'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보수진영이 극성이다.

강남 대치동의 특검 사무실 앞 역시 아직은 '태극기' 파가 극성이다. 그만큼 특검의 막바지 수사가 피치를 올리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양 진영의 세대결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무슨 정신으로 저런 집회를 허구한 날 참가하는 거냐"고 비아냥대면서도 "탄핵 결정 이후도 걱정"이라며 하나같이 한국사회의 갈라진 상처가 오래갈 것임을 내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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