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진 작가의 <먼나무(Ilex Rotunda) 숲에서 갈대와 소나무가 돌에 뿌리를 내리고 돌과 함께 산다.><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서울뉴스통신】 김인종 기자 = 경기도미술관은 오는 9월 7일부터 10월 22일까지 ‘퀀텀점프 2017 릴레이 4인전’ 두 번째 전시로 이수진 작가의 <먼나무(Ilex Rotunda) 숲에서 갈대와 소나무가 돌에 뿌리를 내리고 돌과 함께 산다.>를 프로젝트갤러리에서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수진 작가는 도시화 과정에 처한 특정 공간에 누적되어 있는 ‘시간성’과 ‘서사성’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공간의 의미를 열린 가능성의 상황으로 변화시키거나 재맥락화 과정을 거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특히 급변하는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치체계의 혼돈과 지향해야 할 가치 지점에 대한 추적과정에 주목한다. 이 과정에서 척박한 도시공간에 신비한 이야기를 불어넣기도 하고 때로는 ‘문화가 다른 타 지역에서 공통의 정서를 찾아 이를 심리적·미학적으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보여준다.

전시 타이틀에 등장하는 ‘먼나무(Ilex Rotunda)’는 제주도나 일본 후쿠오카의 도로변에서 겨울에 붉은 열매를 탐스럽게 맺는 가로수의 이름이다. 어린 시절 작가가 살던 동네 어귀에 심어져 있었던 기억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것은 동시대 자본주의 삶의 흐름 안에서 주요한 상징과 가치가 되지 않는 작은 존재들을 향한 작가의 시선을 담고 있다. 대상들은 빠른 도시화와 현대사회의 프로세스에서 어긋난 박자와 긴장, 잔여물들이 지닌 존재적 가능성들을 시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공간의 근대적 패턴을 연상시키는 반투명의 ‘벽’ 오브제와 현대 사회의 생산, 제조와 유통의 과정에서 버려지거나 제외된 폐유리, 비닐, 실 등의 재료들을 수집하고 재가공한 오브제들을 함께 배치해, 경제적 효용성과 물질적 가치가 없어 현대사회에서 불필요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된 요소들의 조합이 이루어내는 ‘미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한편, ‘퀀텀점프’는 경기도미술관과 경기창작센터가 협력하여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시도를 소개하는 연중 기획 전시로, 허우중, 이수진, 전우연, 빈우혁에 이르기까지 전도유망한 네 작가가 경기창작센터 입주기간 동안 완성한 최신작들이 공개되며, 내년 2월까지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릴레이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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