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렬(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정승렬(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 수원=서울뉴스통신 】 김인종 기자 =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연간 소득과 관련하여 ‘직업정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서울을 비롯한 6대 광역시와 인근 산업 도시를 중심으로 600여개의 직업군을 표본으로 근로자 약 1만 8여천명이 대상이었다. 조사결과 2018년 기준, 근로자의 평균연봉은 4,241만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평상시 고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시인과 소설가 등 문화예술인의 평균 연봉은 얼마나 될까. 놀랍게도 시인의 평균 연봉은 1,209만원으로 문화예술인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월 급여로 환산할 경우 약 100만원 수준이다.

소설가의 경우 1,283만원으로 시인 보다 약간 많으며 연극 및 뮤지컬 배우 역시 평균 연봉은 1,340만원으로 큰 편차 없이 열악하기 그지없는 것으로 나타 났다.

오죽하면 함민복 시인은 그의 시 ‘긍정적인 밥’을 통하여 ‘시 한편에 삼만원’ 이라했다. 그의 시 전문을 인용하자면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라면서 함 시인은 그 적은 대가에도 불평 없이 순응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문화 예술인으로서의 지고지순한 정신을 시 한편에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 대유행 전염병인 코로나19는 우리나라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흔들어 놓아 실업자는 급증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곡기가 간데없는 가정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문화예술인 역시 이 난국은 피해 갈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더욱 궁핍해지는 계층이 문화 예술인들이다.

이런 가운데 수원시는 수원시문화재단(이사장 염태영)을 통하여 가뭄에 단비를 내려주었다. 「코로나19」 인해 지역 예술인들의 침체된 예술 활동을 응원하기 위해 관내 예술인 및 예술단체의 창작활동 기록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원의 예술인들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해 주기로 한 것이다. 지원 대상범위도 비교적 많은 문화예술인들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가구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로 상향 조정 했다.

지원금 또한 수원시의 빠듯한 살림임에도 1인 가구 예술인은 30만 원, 2인 가구 예술인의 경우 50만 원 등 이미 지원 해준 일반인의 기본소득에 비해 많은 예산을 지원해 준 것이다.

도움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문화예술인들은 한 말의 쌀과 라면 한 상자가 필요할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고무되어 있으며 문화예술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신청을 했다. 당장 시인단체인 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장 임병호) 회원들도 수원지역의 문화 예술인 자격으로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사람중심의 문화 도시를 꿈꾸는 수원시는 '수원 화성'이라는 세계적인 문화 관광자원을 모티브로 조선시대 정조대왕 이후 효(孝)를 근본으로 하는 예향(藝鄕)의 도시로 번창 하고 있으며 인문학 도시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기본적으로 지원해 주는 제도도 잘 정비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문단의 중심에 있는 많은 유명 문인들이 중앙 문단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원시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답게 수원의 문화 예술인들을 위해 지원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수원시 문화예술 발전기금 지원 사업’은 문화예술인 및 단체의 창의적 활동을 위한 안정적 지원구조를 마련하여, 문화예술 육성 및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창작활동 활성화에 시민들 스스로가 문화적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다각적 방법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시민과 문화예술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수원시 버스인문학 글판’사업이 이에 해당된다고 본다. 아무쪼록 수원시의 예술인들에 대한 구휼제도가 잘 정착이 되어 예술의 혼을 지피는 불씨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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