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그는 취임사에서 ‘문화도시 수원’을 강조했다. 시민의 행복은 문화와 예술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성공한 조직에는 공통점이 있다. 똑똑한 사람들을 끌어와서 그들이 협력하여 일할 수 있게 만든다. 인적자본 없이 성공한 조직은 없다. 수원문화원을 이끌어갈 새로운 이사진이 보강됐다. 김봉식 회장은 앞으로 문화원 운영을 위해 “이사들은 돈도 더 잘 내고, 참여도 더 잘 해 달라”고 스스럼없이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그다운 말이다. 예술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살아있는 문화·예술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잘되는 도시는 창의성이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히 높다. 돈과 무관한 문화적인 요인들이 많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문화도 힘을 받게 한다. 누군가를 설레게 하는 문화·예술이 있다.

문화·예술인들이 연결돼 다양한 문화 융합이 시도되기를 응원한다. 민선8기 수원특례시 이재준 시장의 문화정책은 시민의 삶터 곳곳이 전시관이자 공연장이 되고, 시민이 그 공간의 주인이 되며, 한 사람도 소외됨 없이 문화를 누리는 도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그간 수원시새마을 회장, 봉사단체장으로서 남다른 통찰력과 지역사회에서 쌓아온 신뢰가 오늘 수원특례시 문화를 이끌 수장으로 견인(牽引)한 듯하다. 그는 동적(動的)이다. 그가 걸어온 행보(行步)를 보면 읽을 수 있다. 앞으로 문화원이 새로운 세계를 구축할 듯 여겨진다. 문화와 관광이 다음 세대들이 먹고사는 중요한 산업 기반이다. 지역문화의 특성화로 지역이미지의 보완이나 향상도 중요하다. 시민들이 행정 위주로 가는 것보다 시민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가야 한다. 수원문화원은 70년 가까운 <문화밭>을 일궈 왔다. 전국적으로 내세워도 될 만한 문화사업이 한둘이 아니다. 시민과 문화의 디딤돌인 <수원사랑> 잡지 발간, 지역의 원천을 알리는 ‘뿌리학교’, 시민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문화학교’와 다양한 동아리 운영 등이다. 수원문화원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은 부설로 설치한 ‘지역문화연구소’다. 학술지 발간, 석학들 초청 학술대회 등을 통해 ‘수원문화’의 등급을 몇 단계 올려놓았다.

문화는 시민 누구에게나 귀에 익은 낱말이다. 그런데 딱히 ‘문화가 무엇인가요?’하면 대답하는 시민들이 많지 않다. 학자들이 쏟아놓은 문화의 정의(定意)는 수백 가지에 이른다. 그만큼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는 뜻이다. ‘시민이 공감하는 문화’, ‘시민이 푹 빠지고 싶은 문화’,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시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문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쉬운 문화’를 시민은 원한다. 새로운 문화환경을 개척해 가야 한다. 수원문화원장의 배턴(baton)을 이어받은 제22대 김봉식 회장이 새롭게 풀어가야 할 과제다. 문화원은 든든하다. 지방문화원진흥법이 뒷받침해 주고 있다. 수원특례시가 밀어준다. 그만큼 활동 폭을 넓혀갈 수 있다는 얘기다. 수원에 있는 수많은 문화 주체를 모아가는데도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꾀어야 지역의 보배가 된다. 수원시민과 문화가족들의 숙원이었던 수원문화원사(水原文化院舍)도 호매실동에 건립 중이다. 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5,123㎡ 공사 규모다. 공연장, 영상 미디어실 등을 갖춘 완벽한 문화공간이 들어선다. 김봉식 회장이 할 일이 많아질 듯하다. 문화예술인들에게 비빌 언덕이다. 시민에게 개방된 시설로 문화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수원에는 많은 아마추어 예술단체가 있다. 턱없이 부족한 무대에서 발표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문화는 시민들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발산하고 싶은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공간으로 채워지길 바란다. 수원문화원의 주인은 시민이다. 시민은 문화 향유(享有)의 당사자다. 문화원을 통해 소소한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문화예술 교육의 기회를 넓혀 시민의 창의성을 개발시켜 주는 것도 문화원의 역할이다. 시민이 수원문화 발전의 주역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30여 년 문화원과 인연을 맺어 온 김봉식 회장은 누구보다도 시민의 뜻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 막 출범한 ‘김봉식 호(號)’가 앞으로 부딪쳐 올 문화적 파고를 헤치고 목적지에 안착(安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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