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늦은 저녁
골목길 편의점 앞을 걷는데
작은 종이쪽 하나 또르르 굴러 와
발끝에 닿는다 낯이 익다
나도 모르게 손이 끌려가다 멈칫한다
오늘은 내가 가볍구나
당첨 번호는 이미 전광판을 돌고 있는데
혹시나 하고 저걸 샀다 버렸을 사람이나
혹시나 하고 집어보려는 나나
딱 저 한 장의 무게만큼 설렘이 작용했구나.

너라는 힘이 부족해서 때로
나는 이리 중력을 잃고
부질없는 것에도 끌린다
가을이 모퉁이를 돌아
앞서 걷고 있는 그런, 어떤 날에는.

인송문학촌 토문재
인송문학촌 토문재
김미녀 시인
김미녀 시인

 58년 서울출생했다. 월간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 시집「날마다 새벽은 일고」등이 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국제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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