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여당과 야당 간의 갈등이 날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정국은 조선시대 중기의 훈구파와 사림파의 피비린내 나는 정쟁을 보는듯하다.

이런 가운데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상황은 세계 경제를 위축 시키고 있으며 여기에 예상치 못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풀릴 듯 하던 경제를 더욱 꼬이게 하여 경제 빙하기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 경제 흐름의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 또한 고용 불안을 가져오고 있으며 하락하는 증시와 정점을 치닫는 물가상승률은 경제기반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급상승하는 미국의 달러화와 금리 인상, 이로 인한 원자재 값의 폭등으로 밥상 물가는 이미 7%를 넘어 선지 오래되었고 서민들의 체감 고통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럴 때에는 국가지도자의 탁월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이다.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 했다. 이러한 위기 극복 차원에서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국가 지도자는 지난 9월 사임한 독일 메르켈 총리다. 그는 엄마의 리더십과 세계 지도자로써의 품격을 갖춘 사람이라고 세계인들이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어떻게 해서 독일 국민들로부터 네 번의 선택을 받게 되었을까? 그것은 그 총리 나름대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독창적이고 진실한 품행이 숨겨져 있었고, 의식 수준이 높은 국민들이 숨어 있는 순직한 품행을 발굴, 그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독일 국민이 찾아낸 숨어 있는 그의 품행은 어떠한 것인가? 그것은 겸손과 소박함이었으며, 만약 국가의 잘못된 정책과 행정으로 국민이 경제적, 안보적, 재난재해 등으로 손실을 입었다면 즉시 잘못을 인정하며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스캔들과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이권에 휘말린 적도 없고 침묵과 결단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의 언론들은 그녀를 안정감 갖춘 ‘조용한 카리스마’라고 칭하며 그의 이유 있는 침묵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결국 ‘메르켈리즘’은 ‘권력을 앞세우지 않고 엄마의 마음으로 부드럽게 소통과 화합으로 다른 정파의 목소리도 포용하면서 오직 국민만을 위한 강력한 정책을 펼치는 리더십’이라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은 어떠한가? 경제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음에도 정치는 아직도 선진화 수준으로 가려면 기대가 난망하다는 평이 대다수의 국민 의견이다. 국민들은 아침 밥상에서만은 희망적이고 좀 더 진일보한 뉴스를 접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지상파 방송 메인 뉴스에 등장하는 뉴스를 보라! 국정을 맡겼던 정치인과 행정가들이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고 대기업 경영주들은 수십억 원 또는 수백억 원의 회사 돈을 횡령해 사리사욕을 챙기고 대형 프랜차이즈 오너들의 도를 넘는 갑질로 힘겹게 살아가는 가맹점주를 갈취하는 무법천지의 어두운 세계만 클로즈업시키고 있다.

비단 뉴스를 장식하는 것은 이것뿐 만이겠는가? 국회의사당에서 펼쳐지는 정제되지 않은 저질의 언행을 일삼는 그들에게 누가 ‘선량’이라고 미화시켰는지 의심스럽다. 지금 여의도 정가의 행태를 보라. 꼭 조선시대 ‘사색당파’의 유령들이 되살아나 국회의사당에서 저주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듯하다. 국회의원들은 한 번 뽑아 놓으면 지역구는 내려오지도 않고 지역주민과 소통은 외면한 채 국민의 이름을 팔아가며 여야가 서로 뒤엉켜 ‘내 탓 아닌 네 탓’ 공방이나 하는 세상. 그들이 국회에 나가 국정을 논할 때 사전에 지역민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이번 회기에 정부에 건의할 사항이 무엇이 있는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부당한 권력행사가 있었는지, 지역 주민의 억울한 사정은 없었는지’ 등 질의 자료를 물어 본 적이 있는가? 그저 당리당략의 이해타산을 따져가며 권력남용을 일삼는 정치인들, 지역주민들이 모처럼 시간 내어 찾아가면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만나주질 않는 국회의원들, 과연 누구를 위해 그들을 뽑았는지 유권자들은 탄식을 한다.
지금이라도 국민들은 원한다. 여당과 야당의 정쟁 종료 선언이나 최소한 휴전을 선언하고 오직 민생에 올인하겠다는 우리나라 지도자들의 약속을 듣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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