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종 경기도취재본부장.
김인종 경기도취재본부장.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항공산업은 지역, 국가를 막론하고 매우 중요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산업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국가들을 하루 안에 여행할 수 있게 된 것과 함께 기존의 육로와 항만으로 대표되던 물류 또한 점차 항공을 통해 운송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항공 현황을 살펴보면 국제공항 8개, 국내공항 7개 등 총 15개의 공항이 존재한다. 그러나 수도권에는 인천·김포공항 두 곳만 존재할 뿐이고 수원·화성·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의 주요 도시들은 접근성 문제로 크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국제공항 건설 추진은 이런 배경에서 기인한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각 된 군공항 이전 문제로 수원시와 화성시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수원시는 ‘공항협력국’이라는 부서까지 창설하면서 군공항 이전을 위해 열의를 보였지만 고도제한과 소음 문제 등, 군공항으로 인한 폐해를 알고 있던 화성시는 지자체부터 시민단체에 이르기까지 이전에 대해 결사반대를 주장하면서 오랜 기간 답보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2020년, ‘군공항과 더불어 경기국제공항을 지으면 어떻겠냐’는 새로운 해법이 제시됐다. 이로 인해 경기국제공항 추진 시민연대와 경기국제공항 화옹유치위원회 등의 단체들이 생겨나고 이 단체들이 적극적인 홍보와 공론화를 주도하면서 군공항 이전에서 시작된 문제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무조건 반대했던 여론이 점차 찬성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진수 경기국제공항 추진 시민연대 공동대표는 “화성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는 국제공항 유치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라며 굳은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들은 화옹지구에 국제공항이 생긴다면 그쪽에 투자될 인프라는 물론이고 보상 금액과 복합적인 가치들을 따진다면 쉽사리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긍정적인 효과들이 유발된다고 예측했다.

경기국제공항 추진 시민연대는 지난해 11월부터 경기국제공항 유치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204여개 단체가 참여한 ‘경기국제공항 화성 유치 촉구 결의대회’는 1차로 화성지역 30개 시민단체가 참여해 ‘국토교통부 경기국제공항 유치촉구화성시민단체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후 2차로 ‘경기국제공항 추진을 위한 제2차 시민 토론회’를 개최했고, 12월에는 50여개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경기국제공항 화성유치촉구 경기도의회 기자회견’을 열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지난 2월 27일엔 이전보다 훨씬 큰 규모인 212개 단체가 힘을 모아 다시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해 그 필요성과 당위성을 다시 알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가장 중차대한 문제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인 화성지역 국회의원과 화성지역 시·도의원 등이 반대입장을 천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이원욱·양이원영·윤미향·전용기 의원 등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예산 편성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화성시의회 ‘수원군공항 화성시 이전 반대 특별위원회’는 “국회 경기남부국제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예산을 철회하라”며 예산 편성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소위 소속 의원 16명에게 전달했다고 알렸다.

경기국제공항 신설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대표 공약이었으며 실제로 지난 8월부터 공론화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국제공항 추진 시민연대는 “이제 수원시와 화성시의 문제가 아닌 경기도와 국토교통부의 문제”라면서 “이 두 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공론화해주길 바란다”고 생각을 덧붙였다. 이 사안에 대해 경기도 나름대로 경기국제공항 추진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뚜렷한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앞서 언급한 국가·경제적 이점과 화성시민들의 동-서 지역 격차에 대한 박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경기국제공항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덧붙여 정부가 경기도 용인에 300조 규모의 반도체 첨단 단지를 조성한다는 발표가 나온 지금 시점과 맞물려 물류 운송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경기국제공항 건설은 최적의 판단이 될 수 있다. 시간은 흐르고 있다.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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