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가사일보다 노동 강도 높아…충분한 스트레칭·충분한 휴식

정부가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시행한 뒤 배추 등 채소들의 가격이 하락했다. 10일 한 가정집에서 가족들이 모여 김장 베추를 절이고 있다. (2023.11.10) / 사진 = 서울뉴스통신 황수연 기자
정부가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시행한 뒤 배추 등 채소들의 가격이 하락했다. 10일 한 가정집에서 가족들이 모여 김장 베추를 절이고 있다. (2023.11.10) / 사진 = 서울뉴스통신 황수연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김장철엔 평소 가사일보다 노동 강도가 높아 김장 후 손목이나 무릎, 허리 등에 통증을 느끼기 쉽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장할 때 소금과 물에 절여 무거워진 배추를 들어 옮기고 뒤집으며 양념을 버무리는 과정에서 손목과 팔,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고, 장시간 쪼그리고 앉아서 일하게 되면 무릎에 부담이 될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2년 식품 소비 행태 조사에 나타난 가구별 김치 조달 방법을 보면 직접 김장을 하는 경우가 37.9%, 가족이나 친척으로부터 얻는다는 가구는 44.6%로, 82.5%가 직접 담근 김치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은 손목 관절에 부담이 가는 동작이 많아 저림 증상을 느끼는 손목터널증후군이 유발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좁아지면서 이를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눌려 증상이 나타난다. 실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가 10월 2만3057명, 11월 2만5987명, 12월 2만6,50명으로 증가했다. 환자 수가 12월에는 10월 대비 15%나 증가했다.

김장 과정에서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팔꿈치에 부담이 가 흔히 테니스 엘보라고 불리는 상완골 외측상과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팔꿈치에는 손과 손목을 움직이는 근육과 힘줄들이 모여 있다. 김장 후 팔꿈치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중년 주부들이 많은데, 손목을 젖히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심해지는 테니스 엘보인 경우가 많다.

김장을 할 때 무릎의 퇴행성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40~50대 중년 주부들은 지속적인 무릎 관절 사용으로 인해 연골이 이미 얇아진 상태여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쪼그려 앉는 등 무릎에 무리를 주는 자세를 장기간 유지하게 될 경우 연골 손상이 급격히 진행되고 관절염의 진행도 빨라질 수 있다. 젊은 경우에도 쪼그린 자세나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을 때 무릎 슬개골 아래 통증이 생기는 연골연화증을 주의해야 한다.

절임 배추나 김치를 꽉 채운 김치통과 같이 무거운 것을 들고 나른 후에는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을 겪기 쉽다.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배추나 무를 장시간 씻을 때도 마찬가지다. 김장 후 요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대다수는 요추 염좌를 호소한다.

요추 염좌는 근육 사용의 정상 범위를 벗어날 만큼 무거운 짐을 들거나 잘못된 자세를 장시간 취할 때 발생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인대의 수축, 비틀림 등으로 급성 요통이 찾아오는 것이다. 치료 없이 통증을 참거나 파스 등으로 자가치료 하는 경우 약해진 인대와 근육이 허리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해 만성 요통을 유발하고 습관성 염좌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척추 질환이 있다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김장 후 겪을 수 있는 통증을 예방하려면 작업 환경이 중요하다. 맨바닥 보다 식탁이나 작업대 등을 사용해 의자에 앉아서 하는 것이 무릎과 허리 건강에 좋다. 작업 자세를 자주 바꿔주고 30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 몸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손목보호대나 허리보호대를 착용해 인대와 근육을 보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장 전후는 물론 일하는 중간 수시로 근육과 관절, 인대의 긴장과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손목의 경우 바르게 서서 한 손에 물병을 쥐고 손목을 천천히 올리고 내리는 동작을 반복해서 해주면 좋다. 또 바로 선 자세에서 의자 등받이 부분을 양손으로 잡고 허리를 천천히 숙이고 천장을 향해 등을 둥글게 말아 올려 10초 정도 유지하는 동작은 허리 스트레칭과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홍세정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김장처럼 단시간에 근육과 관절, 인대를 반복적·집중적으로 과다하게 사용하는 경우 급성 통증을 일으킬 수 있어 작업 전 충분한 스트레칭이나 휴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원장은 “손목, 팔꿈치, 허리 등 관절의 일시적인 통증은 충분한 휴식과 찜질, 스트레칭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면서 “매년 김장 후 아픈 부위가 생겼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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