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통신】한국경제가 ‘퍼펙트 스톰’ 앞에 벌거벗은 채 놓이고 있다. 오랜 내수 경제 침체에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마저 얼어붙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13대 주력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우리 기업의 신사업 추진실태와 시사점'을 조사한 결과, 수출 주력산업에 속하는 기업 10곳 중 8곳은 매출이나 이익이 줄어드는 쇠퇴기 내지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업체의 66.3%가 주력제품의 수명주기에 대해 매출확대가 더디고 가격과 이익은 점점 떨어지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답했다. 매출과 이익 둘 다 감소하는 쇠퇴기로 들어섰다는 기업은 12.2%였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영역에서 미국 등과 기술적 격차와 자본투자의 차이가 너무 많아 나서 현재로선 우리가 먹을 게 거의 없다는 비관적 전망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자칫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한국이 낙오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우려되고 있다. 우리의 수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충격’은 우리 경제에 전례 없는 메가톤급 악재를 몰고 오고 있다.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며 전면 수정하겠다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자유무역체제의 전면 수정은 세계 경제의 틀을 바꿔 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파장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금값과 엔화 가치가 뛰고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폭락한 것은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일례일 뿐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 영국, 아시아 증시가 10∼15% 추락할 것”이라고 했다.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신흥시장의 주식·외환·실물 경제가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는 경고를 쏟아낸다.

살살가상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 리더십이 무너지면서 경제정책은 방향을 잃고 있다. 50여일째 되는 철도노조 파업은 ‘손놓은 정부’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었다. “필요 시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취하겠다”고 했다. 그 말이 공허하다. 경제 리더십이 무너져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경제운용계획 하나 짜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경제부총리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내정한 후 경제 컨트롤타워는 ‘한 지붕 두 수장’의 어정쩡한 공생을 이어가고 있다. 위기대응을 위한 경제 컨트롤타워의 확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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