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통신】한국경제의 앞날이 갈수록 암울하다. 국내정치 불확실성이 정책 불확실성으로 옮겨갈 경우 현재의 내수 불황과 수출부진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사고 있는 것이다. 당장 국회에서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로 인한 대통령 권한 행사 정지 이후 유일호 경제팀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다음 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는 경제 관리 능력을 시험하는 첫 심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FOMC 회의가 이틀간 열린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신흥국에 유입됐던 미국 등 선진국의 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 1년 국채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상승하면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3개월 뒤 3조원 유출되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러한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이 경우 이미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부담이다. 물론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우리의 대미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내년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로 예상보다 무역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런 현실에서 내우외환의 경제 풍파를 헤쳐가는 데 키를 잡고 있는 선장은 확실해야 한다. 이른바 ‘컨트롤 타워’가 강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지난달 2일 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내정했지만 이후 국정이 마비되며 청문회가 열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유일호 현 경제부총리가 임 내정자와 어색한 동거를 이어가며 경제팀을 이끌었다.

이런 현실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2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유임시키기로 방향을 잡은 것은 긍정 평가할 만하다. 권한대행 체제가 길어야 8개월밖에 지속되지 않는 만큼 정책의 연속성을 꾀하겠다는 취지이기에 설득력이 크다. 유 부총리는 2016년도 예산안 처리 같이 시급한 현안은 일단락된 만큼 앞으로는 신인도 유지 등 외국 투자기관과의 소통에 힘쓰길 기대한다.

유일호 경제팀은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을 직시, 경제 분야 원로 등의 도움을 받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작업부터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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