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화면캡쳐)

【서울=서울뉴스통신】 강재규 조필행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레드라인(Red line·한계선)'과 관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장착한 시점"이라고 레드라인을 규정한다는 언급을 했다. 핵무기 탑재 시점으로 규정한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생각하는 레드라인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만약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더더욱 강도 높은 제재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결국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면서 "북한에 대해서도 더 이상 위험한 도박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ICBM에 핵탄두 탑재 시점으로 규정한 것은 소강국면에 접어든 미·북간 대치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불필요하게 불안감을 고조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대북특사 파견 의향을 묻는 질문에 "대화의 여건이 갖춰진다면, 또 갖춰진 대화의 여건 속에서 남북 관계를 개선해나가고 북핵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도움된다고 판단된다면 그때는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 고공지지율과 관련, "현 정부의 인사에 대해서 역대 정권을 다 통틀어서 가장 균형잡힌인사, 탕평인사, 통합적 인사 라고 긍정적인 평가들을 국민들이 내려주고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긍정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사실 정부와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함께 하는 분들로 정부를 구성하고자 하는 게 그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코드·보은 인사 지적을 일축했다.

인사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이어 "과거 정부에서 중용됐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능력만 있다면 과거를 묻지 않고, 또 경선과정에서 다른 캠프에 몸담았던 분들도 다 함께 하는 그런 정부를 구성했다"며 "앞으로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런 자세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자신의 대선공약 사안인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개헌을 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밝혀온 바와 같이 "내년 지방선거 시기에 개헌을 하겠다는 그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국회 개헌특위에서의 방안 마련과 정부 내 별도의 개헌특위 구성 등 2가지 구상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중앙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에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지방분권 개헌, 국민기본권 강화를 위한 개헌은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마련돼 있다 생각한다"면서 "지방분권의 강화에서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재정분권의 강화도 함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새 정부 정책 추진에 따른 재원 대책과 야당의 증세 우려에 대해서는 "추가 증세의 어떤 필요성에 대해서 국민들의 공론이 모아진다면, 그리고 합의가 이뤄진다면 정부도 그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지금 정부가 발표한 여러가지 복지 정책들은 지금까지 정부가 발표한 증세 방안만으로 충분히 재원감당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통하는 8.2 부동산 대책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서민들을 괴롭혔던 '미친 전세' 또는 '미친 월세' 이런 높은 주택 임대료의 부담에서 서민 또는 젊은 사람들이 해방되기 위해서도 부동산 가격의 안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이기 때문에 그 것으로 가격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은 "만약에 부동산 가격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시간이 지난 뒤에 오를 기미가 보인다면 정부는 강력한 대책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보유세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공평과세라든지 소득재분배라든지 또는 더 추가적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어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정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은 기왕에 발표된 대책으로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젊은층, 신혼부부 수요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준비에 대해서 많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곧 그런 정책이 발표되고 시행될 것이라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언론의 공공성 확보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우선 언론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언론이 자율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최근 mbc 등 공영방송의 경우에 기본적으로 지난 정부동안 공영방송을 정권의 목적으로 장악하려는 그런 노력들이 있었고, 그것이 실제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자 여러분,

오늘로 새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부족함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 덕분에
큰 혼란 없이 국정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공식 출범은 100일 전이었지만
사실 새 정부는 작년 겨울
촛불 광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나라냐’는 탄식이 광장을 가득 채웠지만,
그것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국민의 결의로 모아졌습니다.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국민의 희망,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출발이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100일 동안 국가운영의 물길을 바꾸고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과제를 실천해 왔습니다.
취임사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통합하여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자 했습니다.

5.18 유가족과 가습기 피해자,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국가의 잘못을 반성하고, 책임을 약속드리고
아픔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모든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우리가 기려야 할 애국임을 확인하고 공감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새 정부 5년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마련하는 일도
차질 없이 준비해왔습니다.
국가의 역할을 다시 정립하고자 했던 100일이었습니다.

모든 특권과 반칙,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중단 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했던 권력기관들이
국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스스로 개혁의 담금질을 하고 있고,
검찰은 역사상 처음으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께 머리 숙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물길을 돌렸을 뿐입니다.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더 많은 과제와 어려움을 해결해 가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요즘 새 정부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정책을 말씀드리고 있어 매우 기쁩니다.
국민의 삶을 바꾸고 책임지는 정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보훈사업의 확대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국가의 책무입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 국가책임제,
어르신들 기초연금 인상,
아이들의 양육을 돕기 위한 아동수당 도입은
국민의 건강과 미래를 위한 국가의 의무입니다.

사람답게 살 권리의 상징인 최저임금 인상,
미래세대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 모두
국민의 기본권을 위한 정책입니다.
앞서 마련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도
국가 예산의 중심을 사람과 일자리로 바꾸는
중요한 노력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치밀하게 준비하겠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국민들께서 변화를 피부로 느끼실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정책을 살피겠습니다.

당면한 안보와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일자리, 주거, 안전, 의료 같은 기초적인 국민생활 분야에서
국가의 책임을 더 높이고 속도감 있게 실천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자 여러분,

지난 100일을 지나오면서 저는
진정한 국민주권시대가 시작되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반 년에 걸쳐 1700만명이 함께한
평화적인 촛불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새 정부 국민 정책제안에도 80만 명 가까운 국민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 국가의 주인임을 선언하고
적극적인 참여로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과 위기도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국민 여러분이 국정운영의 가장 큰 힘입니다.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함께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국민의 마음을 끝까지 지켜가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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