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맞이한 이웃의 삶, 짙은 콘테로 표현

이주영 작가의 '지동교, 봄' 전시가 28일까지 열린다. [사진=해움미술관]
이주영 작가의 '지동교, 봄' 전시가 28일까지 열린다. [사진=해움미술관]

【 경기·남부 = 서울뉴스통신 】 김인종 기자 = 코로나 사태를 겪은 시민들의 표정을 그려낸 전시가 열린다.

해움미술관은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 속 시민들의 표정을 콘테로 그려 낸 이주영 작가의 콘테전 '지동교, 봄'이 개막한다고 알렸다.

콘테는 소묘용 연필의 일종으로 검정, 갈색, 빨강 등의 단순한 색상으로 나뉘어 있다. 연필보다 농담(濃淡)이 강해 진한 표현에 강한것이 특징이다.

지동교는 수원 지동시장과 영동시장 사이에 있는 다리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이주영 작가는 이 다리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도 삶을 지속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을 콘테로 그리기 시작했다. 그 표정들 속에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인내와 희망과 고뇌가 묻어난다.

새카만 콘테로 그린 사람들은 그야말로 먹먹하다. 삶의 활기가 사라진 표정들은 가눌 수 없는 곳들을 응시한다. 그곳에는 희망도 절망도 그 어떤 열망도 없는 듯하다. 어제와 내일이 끼어들 수 없는 ‘오늘’이 막다른 현실로 얼비치는 얼굴들이다.

이주영 작가는 1980년대 중반부터 민중미술 운동에 뛰어들어 1993년까지 7년여의 세월을 오롯이 운동에 헌신했다.

그는 1990년대 중후반 잠시 미술을 놓았다가 2003년부터 전업작가로 복귀했고, 이후 한 해도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렸다. 그가 바라본 곳들은 그의 삶이 그랬듯이 가난하고 그늘진 풍경이었다. 그곳은 삶의 가장자리였다. 재개발 철거촌에서 시작된 그의 눈은 후미진 골목과 오래된 마을,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집들, 나무들, 사람들에 꽂혔다.

김종길 미술평론가는 “이주영은 거침없이 그렸다. 그 눈빛, 그 포즈, 그 표정, 그 손짓과 앙 다문 입은 삶의 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평했다.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