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자유민주주의 지키고 국민 보호하겠다"
이재명과 윤석열, 여·야 핵심 세력 품어야 할 숙제 남아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

【 경기·남부 = 서울뉴스통신 】 김인종 기자 =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사퇴했다. 윤 전 총장은 위와 같이 말하며 올해 7월로 끝나는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났다. 서울·부산시장 4.7 보궐선거 한 달 전, 내년 3.9 차기 대선을 일 년여 앞둔 시점이다.

윤 전 총장은 사퇴 하루 전 대구에 찾아가 '검수완박'(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발하며 "고향에 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행보에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을 일 년여 앞두고 야권의 대선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야권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은 당분간 사태를 파악하며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를 알 수 없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고작 한 달 남은 데다가 곧바로 정치에 뛰어들면 검찰총장직을 정치에 이용했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총장 사퇴로 가장 크게 흔들리는 건 차기 대선 구도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독주 체제에서 윤 전 총장이 판을 흔들어 대립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차기 대선의 가장 큰 변수는 한 달 남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면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이점인 여론조사 지지율을 무기로 세력을 키우고 국민의힘과 대결 구도에 들어갈 수 있다. 반대로 야권이 지면 기존의 보수 야권 체제가 붕괴하면서 윤 전 총장이 유일한 보수 결집 세력으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보인다.

둘째로는 여·야 핵심 세력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다. 이재명과 윤석열 모두 여론조사에서 여·야 대표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핵심 세력을 흡수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재명 지사는 현재 친문(친문재인)의 마음을 흡수하는 과정에 있고, 윤석열 전 총장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일로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에서 반대 여론이 존재한다.

정치계의 반응은 어떨까. 여권에서는 가덕도 신공항이나 4차 재난지원금 등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놓은 여론이 윤 총장의 사퇴 이슈에 묻히는 걸 경계하고 있다. 야권은 윤 전 총장의 사의가 '정권의 검찰 장악 시도에 대한 항거'라며 여당을 향해 날을 세우는 중이다. 모두의 관심이 윤 전 총장에게 쏠린 시점에서 그의 다음 행보와 정치권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