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건우병원 이호진 원장 "평발은 타고나는 게 아니다"

평발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질환.(자료 제공 = 연세건우병원)
평발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질환.(자료 제공 = 연세건우병원)

【서울 =서울뉴스통신】 이상숙 기자 = 많은 사람들은 평발을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발은 아치형 구조를 띄고 있는데 평발은 이 아치의 형태가 매우 작거나 거의 없는 상태를 지칭한다.

3일 연세건우병원 이호진 원장(정형외과 족부전문의)은 "이 말은 절반정도만 맞는 말이다. 평발의 40%는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하는, 그러니까 후천적으로 생기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평발은 엄밀히 말하면 병명이 아니다. 평평한 발바닥 부분을 모양을 묘사한 용어다. 그래서 그 자체로 어떤 문제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평발은 운동능력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호주의 웨일스 대학에서는 9세에서 12세 사이의 평발을 가진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를 두고 한발로 서서 균형 잡기, 줄 위에서 옆으로 뛰기, 제자리 뛰기 등의 운동 능력을 비교해 보았는데 큰 차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평발이 일반적인 아치형 발모양보다는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족부를 중점적으로 진료하는 연세건우병원의 이호진 원장은 "아치가 없는 평발로 걷거나 뛰게 되면 우리 몸의 100~300% 가량의 체중이 발바닥에 그대로 전달되는데, 이렇게 되면 쉽게 피로해지고, 누적된 충격으로 인한 염증으로 통증이 유발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후천적'으로 평발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체중이다. 체중이 늘어나면 발이 받는 하중 자체가 늘어난다. 그게 장시간 계속되면 발의 아치가 사라지는 평발이 될 수 있다. 신발의 문제도 있다. 바닥이 딱딱한 구두나 하이힐, 플랫슈즈 아치를 제대로 받쳐 주지 않는 신발을 오래 신으면 잦은 충격과 압박으로 평발이 되기 쉽다.

평발 증상.(자료 제공 = 연세건우병원)
평발 증상.(자료 제공 = 연세건우병원)
평발의 종류.(자료 제공 = 연세건우병원)
평발의 종류.(자료 제공 = 연세건우병원)

폐경기를 전후한 여성들이 특히 위험하다. 폐경으로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살이 찌기 쉬운 체질로 변하면 평발의 위험 요인이 된다. 급작스런 체중 증가에 따른 힘줄의 퇴행성 변화로 평발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후천적 평발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호진 원장은 "후천적 평발의 대부분은 어느정도 아치 형태가 남아있는 유연성 평발이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도 완화시킬 수 있고 증상이 조금 심각한 경우라도 병원을 찾아 약물 치료나 충격파 치료를 받는 등 다양한 보존적 치료로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간 방치하게 되면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호진 원장은 "평발 상태가 고착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로 해결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발의 상태, 특히 관절염 동반 유무에 따라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예방을 강조했다. 후천적으로 찾아오는 질환인 만큼 미리 대비하면 피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원장은 "벽을 잡고 한발 또는 양발로 서는 까치발 운동은 다리의 후방 근육을 강화해준다. 또 발가락으로 물건 잡기, 발끝으로 걷기, 뒤로 걷기 등의 운동도 평발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연세건우병원 이호진 원장.(사진 제공 = 연세건우병원)
연세건우병원 이호진 원장.(사진 제공 = 연세건우병원)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