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이용 인천공항 ⇒ 제주공항 ⇒ 성산가두리⇒ 방류

 

방류일정 시민위원회 주축으로 결정...항공료 전액 부담

먹이사냥, 건강검진 야생적응훈련 ... 과학적행동관찰연구

작년 5월세계적 해양전문가'릭 오베리’방문 제돌이 방사결정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오는 11일 오전 자유의 바다인 제주 성산항으로 떠난다. 이는 아시아 최초의 야생방류로서 박원순 시장의 야생방류 결정 425일만이다. 제돌이’ 수송은 치밀하고 철저한 계획아래 육로와 특별항공기를 이용해 진행된다.

수송작업은 이 날 오전 5시 30분, 이동과정에서의 스트레스 검사를 위한 사전 혈액샘플 채취를 시작으로 7시 차량을 통해 서울대공원을 출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아시아나항공 특별전세기에 실려 10시 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하게 된다. 

이 때 수송차량은 돌고래의 안정을 위해 5t급 무진동차량이 투입되며, 스트레스 예방을 위해 함께 생활해 온 사육사가 이동 내내 제돌이를 안정시키며 몸에 물을 뿌려주는 등 제돌이 곁을 지킬 예정이다. 건강체크를 위한 동물병원 전담 수의사도 동행된다.

이날 오전 11시 40분, 제주공항에 도착한 제돌이는 곧바로 서귀포시 성산항 가두리로 옮겨져 오후 2시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한 뒤, 가두리에서 적응훈련을 하고 있던 ‘D-38’과 ‘춘삼이’와 만나게 된다.

'D-38’(나이 10∼12세 추정)과 ‘춘삼이’(♂ 13세 추정)는 국내 최초 대법원으로부터 몰수형 선고(3월 28일)를 받은 돌고래 4마리 중 건강한 2마리로서 현재 가두리에서 야생적응 훈련 중이며, 제돌이와 함께 야생방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나머지 2마리(‘태산이’(♂18세 추정)와 ‘복순이’(15세 추정))는 신체적 결함과 심리적 불안감 등 건강상의 이유로 야생방류에는 무리가 있어 현재 서울대공원에 옮겨진 상태로서 향후 건강 회복 정도에 따라 공개 및 방류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대공원은 제돌이 수송과정은 지난 4월 8일 제주도에서 몰수된 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가 서울대공원으로 왔던 성공적인 수송과정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당시 ‘태산이’와 ‘복순이’는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한 특별기편으로 서울대공원에 옮겨졌다.

제돌이 방류일정은 시민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현재까지 10차례의 시민위원회와 4차례의 소위원회를 거쳐 결정됐고, 수송에 따른 항공료3,200만 원은 시민환경단체인 ‘동물자유연대’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 ‘생명다양성재단’에서 시민 모금을 통해 전액 공동 분담하기로 했다.

 

시민위원회는 환경시민단체 대표들을 비롯해 돌고래 전문가, 학계, 지방자치단체, 시의회, 시민대표 등 14명으로 구성됐다. 

시민위원회는 성공적인 방류를 위해 방류적지 선정, 적응장 시설 설치 계획, 수송과정 등 전반적인 로드맵을 세워 논의해 왔으며, 적응훈련과정, 건강검진 등 제돌이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세부 현안을 최종 점검한 끝에 지난 5월 2일(목) 제10차 시민위원회를 통해 제돌이 이동시기를 5월 11일(토)로 최종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춘삼이'와 'D-38'에 대한 방류비용 또한 환경시민단체 ‘동물자유연대’가 자발적으로 나서 시민모금 마련을 통한 비용마련을 약속함에 따라 자연방류가 결정됐다.

금번 방류사업에는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제돌이와 함께 야생방류 되는 '춘삼이'와 'D-38'의 야생적응시 공급되는 활어비용과 서울대공원에 있는 복순이와 태산이의 사료비용을 ‘현대그린푸드(주)’에서 전액 부담하기로 해 제돌이 방류에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기업체의 후원도 큰 몫을 담당해 우리 사회에서 동물사랑에 대한 시민들의 역할이 한층 성숙되어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그동안 활어공급을 통한 먹이사냥과 혈액검사 등 철저한 건강검진으로 제돌이 성공방류를 위한 야생적응훈련도 차질 없이 진행됐다. 제돌이 야생적응 먹이사냥 활어공급은 2012년 5∼6월(주2회), 7∼8월(주1회), 9∼10월(월2회), 11월 이후(월1회)로 나뉘어져 공급해왔으며 지난 4월부터는 주1회씩 급여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제공된 활어도 ‘고등어, 오징어, 광어, 놀래미, 숭어’ 등 총 34회에 걸쳐 5종 440마리 등 다양한 종류가 제공(1회시 고등어 10마리, 오징어 10마리, 광어 4kg 등)되었으며, 제돌이가 선호한 어종은「고등어 > 광어 > 오징어 > 놀래미 > 숭어」순으로 제돌이의 먹이사냥 섭취시간은 매회 5~10분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도권에선 살아있는 활어 구하기가 쉽지 않아 동해안에서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산소를 공급하며 공수해 오는 등 활어공급에도 쉽지 않은 어려움도 많았다.

한편 제돌이는 가능하면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방류 결정 이후 돌고래 생태 설명회에도 참가 시키지 않았으며 먹이급여 시간 외에는 사육사와의 접촉도 금해 왔다.

또한 서울대공원은 제돌이의 건강유지를 위해 매일같이 체온을 재는가 하면, 매주 한차례씩 체중재기, 3개월마다 혈액검사 등 철저한 건강진단 등과 함께 근력운동도 매일같이 진행해 왔다.(그림 3)

제돌이 야생적응을 위한 행동관찰연구 또한 대외연구기관과(이화여대 행동생태연구팀)의 협력을 통해 과학적 방법으로 진행됐다.

지난 2013년 1월부터 이화여자대학교 행동생태 연구팀(장이권 교수)이 사육 상태에서 행동 및 적응 훈련 과정에서의 행동과 야생에서의 행동을 비교 분석해 왔으며 이는 방류 적합성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로 삼게 될 예정이다.

장교수는 제돌이에 대한 관찰연구에 대해 “처음엔 유영행동이 48%, 휴식행동이 21%, 사회행동이 21%로 나타났으며 이는 유영행동이 50∼70%를 차지하는 야생개체에 비하면 운동량이 부족한 편이지만 휴식행동이 30∼90%까지 나타나는 일반적인 수족관 개체들에 비하면 양호한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관찰이 진행되는 동안 제돌이의 행동패턴은 유영행동 57%, 휴식행동 8%, 사회행동 13%로 유영행동이 증가하고 휴식행동과 사회행동이 다소 감소 된 것으로 관찰되었으며, 이는 제돌이가 야생 개체에서 볼 수 있는 행동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는 제돌이의 생활환경이 서울대공원의 내실풀(12×6×3m)에서 넓은 공연풀(45×9×3m)로 이동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각 개체가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짐으로써 유영행동이 증가하고 타 개체와 원치않는 사회행동을 회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결과다.

또한 이같은 행동은 유영행동이 50∼70%에 달하고 휴식행동이 10%미만으로 관찰되는 야생개체군과 유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결과는 방류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장교수의 설명이다.

동시에 이화여대 행동생태연구팀은 지난 4월8일 성산가두리로 이동한 D-38과 춘삼이의 행동관찰도 4월11일부터 19일까지 함께 진행해 왔다.현재 성산 가두리로 이동한 D-38과 춘삼이는 매일 15kg의 활어를 먹이며 야생 적응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연구팀은 D-38과 춘삼이는 가두리 이동 초기, 불안정한 행동과 불규칙적이고 잦은 호흡패턴을 보이며 가두리의 일부공간에만 머무르며 두 개체가 대부분의 행동을 함께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호흡빈도가 불규칙하거나 과도하게 짧은 것은 개체가 안정적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팀이 밝힌 해외 연구사례(1990. Behavior and ecology of the bottlenose dolphins at Sanibel Island Florida. 와 1972 Mammals of the sea)에 의하면 야생개체들은 20∼60초에 1회 호흡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D-38과 춘삼이의 경우는 현재 60∼90초에 1회 정도로 야생개체들에 비해 다소 긴 편이나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호흡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D-38과 춘삼이는 가두리 이동 후 적응과정에서도 잠수비율이 85%에서 안정화되고, 두 개체가 함께 움직이는 빈도가 60%정도로 감소했다. 특히 가두리 내부의 미역이나 톳과 같은 해초를 이용한 놀이행동도 관찰되어 방류 성공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아쉽게도 남방큰돌고래 제주계군에 대한 행동패턴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가두리에서의 행동 변화를 직접적으로 현지 야생 개체군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잠수비율이 70∼100%, 동조행동이 0∼60%로 나타나는 해외의 남방큰돌고래의 야생개체군의 연구 결과와 비교할 때 D-38과 춘삼이의 행동패턴 변화는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는 판단했다.

또한 활어 제공 시 두 개체는 적극적으로 먹이를 추적해 사냥하는 모습도 발견 됐으며 먹이를 이용한 놀이행동 모습도 관찰됐다. 살아있는 먹이에 대한 활발한 반응은 방류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되며, 다만 돌고래가 지능이 높은 생물인 만큼 먹이를 주는 사람을 빠르게 인식하고 적응하고 있어 먹이를 공급할 때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먹이급여방법을 고려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연구진들의 판단이다.

향후 서울시는 제돌이가 D-38과 춘삼이와 방류 후 같은 무리를 형성해서 야생의 돌고래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로 얼굴익히기를 한 뒤 가두리를 김녕으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제돌이는 5월 11일(토) 제주 성산항 가두리로 이동한 뒤 곧바로 제주에서 몰수된 D-38과 춘삼이와 합류되며 향후 이화여대 행동생태연구팀은 제돌이의 가두리 이동 후에도 수족관과 가두리의 행동패턴의 비교 변화 연구를 지속하게 된다. 가두리에서의 행동패턴이 야생개체와 유사한 행동 패턴을 보이면 방류가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제돌이를 비롯한 세 마리 개체에 대한 각자의 음향신호를 모니터링 한 뒤 이를 연구분석해 외부 개체군과의 음성신호를 통한 교류방법이나 교감과정도 파악해 방류 적합시기를 판단하는데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야생 무리 속으로의 완전 방류시기는 적응 훈련 가두리 주위에 야생 개체의 출현 시기와 개체수, 기상여건,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여 결정하겠다는 것이 시민위원회의 의견이다.

제돌이 성공방류에 대한 관심은 해외 동물 전문가들의 방한으로 이어졌으며 ‘아시아 최초’라는 방류결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성공을 기원하는 응원의 목소리는 국제적으로 점차 높아져 갔다.

 

지난 2012년 5월 9일, 세계적 해양포유류 전문가인 미국의 ‘릭 오베리’는 ‘나오미 로즈’ 국제포경위원회 과학위원과 돌고래 생태학자 ‘사무엘’과 함께 서울대공원을 방문해 “서울대공원 제돌이 방류결정은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오베리는 1960년대 명성을 떨치던 돌고래 전문조련사였다가 40년간 돌고래방사운동에 앞장서 온 인물로, 일본 다이지 고래잡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그의 노력은 다큐멘터리 영화 <더 코브>로도 만들어져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킨 인물이다.

오베리는 “서울대공원을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응원을 전하려 왔다”며 “제돌이 방류 결정은 서울이 자연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한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또한 지난 2012년 11월 24일, 침팬지 대모로 유명한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구달박사’도 서울대공원 제돌이 이야기관을 찾아 제돌이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제인구달박사는 “우리가 이 지구에서 다른 동물들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하며, 서로가 존중하고 다른 생명체의 삶도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감금 이후 자유란 점에서 아름답고도 상징적인 방류”라고 서울시의 제돌이 방류결정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한편, 서울대공원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는 지난 2011년 7월, 해양경찰청의 제주 한 공연업체의 불법포획 및 거래사실 발표와 함께 세상에 알려졌으며, 이후 시민단체의 불법포획 남방큰돌고래의 야생방류 주장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2년 3월 12일 박원순 시장의 제돌이 귀향 결정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언론에 초미의 관심사를 불러일으키며 우리 사회에 ‘동물권’, ‘동물복지’라는 낯선 화두를 던져줬다.

지난 2011년 7월 제주 중문단지 내 한 돌고래 공연업체는 어민들로부터 불법으로 사들인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가 쇼에 이용되어 온 것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돌고래사건’의 발단이 시작됐으며 제돌이는 그 중에 포함된 개체였다.

동물자유연대,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돌고래쇼를 즉각 중단하고 남방큰돌고래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낼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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