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기능은 의원이 커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커 보이게 하는 민의 전당돼야"

성남시의회 의장 실에서 박광순 의장(국민의 힘. 사진 오른쪽)과 차담을 나누고 있는 필자. 
성남시의회 의장 실에서 박광순 의장(국민의 힘. 사진 오른쪽)과 차담을 나누고 있는 필자. 

【기동취재본부 = 서울뉴스통신】 김대운 본부장=성남시의회 제9대 의장으로 선출된 박광순(65)의장을 만나 향후 성남시의회 발전상을 들어본다.

0. 성남시민 94만여명 민의 전당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실 의장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당선 소감을 밝혀 주십시오.

-. 더불어민주당 12년 정권을 교체토록 힘을 모아준 시민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의석수도 국민의 힘 18석, 더불어민주당 16석으로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토록 시민들이 힘을 모아주신 것은 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실것을 당부하는 멍에라 생각하고 시민들의 부름에 부합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입니다.

0. 의장 선출과 관련 소속 당인 국민의 힘에서 대표를 포함해 반발이 심합니다. 그 원인과 치유 방법은?

-. 과반의석을 차지한 국민의 힘 당에서 당론을 모아 의장 후보로 이모 후보자를 선출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의장 후보자 선출과정에서 이미 문제점이 도출된 바 있습니다.

의장은 의회를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집행부를 대표하는 시장과 함께 대외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급적 대표성에 당 차원에서도 도덕적 흠이 없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었습니다.

이러한 것이 이심전심 반영되어 무기명 비밀투표로 치러지는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표로 나타내준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0. 이를 두고 국민의 힘에서는 당론을 위배한 야합으로 의장 에 당선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 소속 당이 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야합을 하려고 해서도 안되고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안됩니다. 따라서 야합은 있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힘 지도부에서 당론에 위배했다며 의장 당선을 야합으로 몰아가고 있으나 이는 지극히 잘못된 근시안적 생각이라고 봅니다.

만일 야합을 하려고 했다면 더불어민주당이 이익을 볼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되도록 했겠지요.

야합의 원뜻은 부정한 방법으로 상대에게 이익을 수반토록 하는 것입니다.

결국 야합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국민의 힘 당 소속 의장이기에 더불어민주당 측에 일방적으로 이익을 줄 수도 없고 오로지 시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의정 활동에만 전념할 것입니다.

민의 전당에서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한 의원들이 무사평온한 가운데 자유의사로 투표해서 선출한 직을 두고 같은 당에서 야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패배주의에 함몰된 이전투구(泥田鬪狗)형식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어 시민들에게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0. 내홍(內訌)의한 분란으로 비쳐지겠군요,  정권 교체에 의한 진정 변화된 의정활동을 기대하고 있는 많은 시민들을 위해 의장으로서의 수습책을 가지고 계십니까?

-. 원칙에 입각한 의회 활동을 해 나갈 경우 수습책은 부수적으로 따라오지 않을까 합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 우선 시민들에게 걱정을 끼치게 하는 행위론자가 먼저 풀어야 하겠지만 그렇지 못 할 경우 의장으로서 주어진 책무 수행을 위해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집권여당으로 만들어 준 시민들의 바램을 위해 원 구성을 위한 부의장 선출과 상임위원장 선출 등 의회 기능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한 뒤 연구하고 시민들을 위해 고민하는 의정상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0. 의장께서 의회 상 정립 등 의정활동과 관련 원칙론을 강조하셨는데 평소 이에 대한 방안을 가지고 계십니까?

-. 의장 선출이 이뤄진 날 정회 시간인 오후 11시30분경에 발생한 사례를 들면 그 당시는 의회가 정회 중인시간이었음에도 의원들이 자리를 이석하는 행위, 의장이 부득이 폐회를 선언하기 위해 본회의장 의장석에서 의사 진행 행위를 해야 함에도 이를 방해하고 무력화한 의사진행 방해행위, 의회 의원과 무관한 일반인이 의회 건물에 들어와 방청의 의무와 책임을 일탈한 채 여성의원들에게 모욕을 준 행위 등에 대해서는 의회 차원에서 원칙에 입각한 엄격한 조처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입니다.

0. 국민의 힘 비례대표의원으로 의장이 되셨고 국민의 힘 지도부 측에서는 당론 위배라며 경기도당에 출당 등의 징계 요구와 의장직 사임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대한 의장의 각오는?

-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탈당을 할 이유는 없습니다.

경기도 당에서 출당 요구를 할 경우 이는 겸허히 수용할 방침입니다.

오히려 무소속 의원 신분으로 의정활동을 할 경우 여·야를 떠나 의회의 고유 권한인 시 집행부에 대한 견제·비판·감시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고 이는 시민들이 부여한 의회 고유의 기능을 활성화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관례적으로 집권여당 의장은 의회 운영시 집행부에 맹목적으로 부합하도록 하는 관례도 이번 기회에 불식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의회 상 구현에 새로운 변곡점으로 작용하는 등 오히려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0. 같은 당 소속 시장과의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 혹여 불편한 동거가 되지는 않을까요?

-. 시민과의 소통과 투명한 행정을 강조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이를 위해 의회의 정상적인 기능 역할이 함께한다면 시장이 추구하는 시정 목표에도 불편한 동거가 아니라 상호협의하는 금상첨화(錦上添花)역할을 할 것으로 봅니다.

민주당 정권 12년 동안 쌓인 잘못에 대해서도 과거 의회의 집권여당이 제 기능을 해 왔더라면 이렇게까지 성남시민들의 위상이 실추되고 명예가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 봅니다.

집권 여당은 야당보다 더 많은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그것이 집권여당으로 만들어 준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봅니다.

과거의 잘못은 현재의 거울이라 했으니 잘못을 예방하고 오로지 시 발전과 시민들의 행복 추구에 일조하는 의회상이 되도록 해 나갈 것입니다.

0. 시의회도 지방자치시대에 걸맞게 의회 직원에 대해 의장이 인사권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화 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의회상 정립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 의원들은 선출직 공무를 수행하는 탓에 자체 내부 행정에 대해서는 깊은 식견을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의회 사무 행정의 전문화를 위해 의회 직원을 통솔하는 사무국장에 대해 개방형 공개모집 행태의 외부인사로 충원할 계획을 강구하겠습니다.

관련 규정을 검토 후 집행부와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안에 외부 개방형 공모 절차를 거친 의회사무국장을 채용할 경우 비로소 독립적인 의회 사무 행정이 되리라 봅니다.

집행부가 시행하고 있는 개방형 감사관제를 모델로 삼아 관련 규정을 살펴볼 것입니다.

0.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마디 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아픈 만큼 성숙된다’ 는 말처럼 9대 의회가 원 구성을 비롯 비록 그 시작 단계에서 진통이 함께하는 아픔이 있었지만 이는 변화를 바라는 용트림이요 의회가 성장하는 성장통이라고 봅니다.

이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결과물이 도출되어 시민들에게 박수받는 성남시의회 의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의장 임기 내에 성남시가 50주년을 맞습니다. 집행부와 협의해 반세기의 역사를 가진 성남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성남시 브랜드화 사업 등이 완벽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갈 것입니다.

새로운 성남시의회 상 구현에 의장으로서 앞장서 나갈 것을 시민 여러분들에게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후 기: 한 낮의 기온이 35도를 육박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한여름을 실감하던 도중 한줄기 시원한 빗줄기가 차 유리창에 부딪혀 나 뒹굴며 대지의 열기와 나의 마음도 시원하게 적셔준다.
차가 멀어질수록 작아져 보이는 성남시의회 건물.
선거 전 그대 앞에만 서면 작아지던 시의원들이 이곳에 입성만하면 내가 커 보이게 하는 마술의 공간이 시의회 건물이다.
인터뷰 내내 성남시의회의 향후 발전된 청사진을 그리는 당찬 모습의 박 의장이었다.
대지의 열기를 식히려 세차게 내린 비가 잠시 멈췄다.

의회 건물의 경사진 유리면이 맑게 세척되면서 그 곳에 박의장의 모습이 투영된다.
“내가 커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커 보이게 하는 매직의 반전” 을 기대해도 남음이라는 생각과 함께.
다언식궁(多言數窮:말이 많으면 자주 곤경에 빠진다)을 조심하고 시민들을 위해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야행피수(夜行被繡:자신의 공-功-과 이름-名聲-을 세상에 알리지 않음)할 의원들의 모임체가 성남시의회다.
성남시 민의전당(民意殿堂)을 이끌어 갈 박 의장의 미래 모습에 의회청사를 나서는 筆者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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