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종 편집인
김인종 편집인

【경기·남부 = 서울뉴스통신】 김인종 기자 = ‘국가’란 영토와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하나의 통치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 큰 집단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국가의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법률을 제정하는 입법부(국회)-법률을 집행하는 행정부(정부)-법률을 적용하는 사법부(법원)라는 세 가지 기관으로 나누어 각 기관이 서로를 견제하는 삼권분립을 대다수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채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역사가 말해주듯 소수의 인원이 권력을 독점하거나 다수의 인원이 폭주했던 사례는 언제나 사회와 국가의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삼권분립에 해당하는 기관들은 저마다 고유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입법부인 의회는 법률을 제정해 정부가 법을 집행할 수 있는 근거를 부여함과 동시에 한계를 명시해주고 있다. 이는 곧 현대 법치 국가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막강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중요한 입법부에서 지난 7월 4일, 수원 출신이자 5선 국회의원인 김진표 의원이 국회의장에 최종 선출되었다. 제21대 후반기 의회 국회의장 임기는 2년, 2024년 5월까지로 지난달 29일에 21대 전반기 국회 임기가 종료되어 오랫동안 의정 공백이 있던 상황에서 다시 국회는 정상적인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의장 선출 과정에서 여러 잡음들도 있었으나, 그의 경륜을 익히 알고 있는 수원시민이라면 반기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일 것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경제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세청 사무관을 시작으로 공직생활에 입문한 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실 등에서 세제실장과 차관 등 요직들을 두루 역임해 능력을 인정받았고,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정책기획수석과 국무조정 실장을 맡았으며, 노무현 정부에서는 재정경제부 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맡아 경제부총리 및 사회부총리직을 수행했다. 경력으로만 보면 그 누구와도 견주기 어려운 화려한 면모를 자랑하는데, 무엇보다 업무 능력에 있어서 이견이 없을 정도로 탁월하다며 존경하는 이가 적지 않은 인물이다.

한편, 김 의장은 의장 취임사에서 후반기 국회가 한 달 더 늦게 시작해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말한 후, 국회가 반목하는 것이 아닌 대화와 타협 조정과 중재의 전당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일 취임사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인 개헌에 대한 내용을 언급했는데,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도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지금까지 많은 개헌 논의가 있었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넓게 형성되어 있다. 이런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21대 국회 임기 안에 개헌을 이뤄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했던 부분이다.

김 의장은 과거부터 수차례 개헌의 목소리를 내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 독식 구조의 정치 문법을 전면 수정해야한다고 여러 번 강조해온 만큼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도 김 의장이 제21대 후반기 국회를 잘 이끌어나가 더 이상 이념과 정치적 싸움으로 의회가 파행으로 치닫지 않길 바라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김 의장이 의장 후보로 낙점되었을 때 “내 몸엔 민주당 피 흐른다.”라는 발언은 충분히 오해의 소지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섣부른 발언이었다고 본다. 국회의장은 일반 국회의원과 다르다. 더욱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과 삼권분립의 원칙을 따르고 공공의 가치를 중요시하게 여겨야만 하는 입법부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이는 오랫동안 정치 경험을 쌓아온 김 의장이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의장으로서 무거운 짐을 짊어졌으니 숱한 어려움도 따르겠지만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조율해 취임사에서 말했던 것처럼 여·야당이 협치로 헌법기관의 소임을 다하는 국회를 만들어가길 바란다. 아울러 수원 출신 의원이 첫 의장직을 수행하는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하길 수원인으로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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