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김훈동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대학과 지역사회 간의 네트워크 형태는 선진국은 매우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미흡하다. 대학과 네트워크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이슈나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 위함이다. 지난달 25일 수원전통문화관에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지역 내 대학총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관·학(官學)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윤규 경기대학교 총장, 김종완 동남보건대학교 총장, 박선규 성균관대학교자연과학캠퍼스 부총장, 장기원 수원여자대학교 총장, 최기주 아주대학교 총장이 참석했다. 관내 대학 총장이 수원특례시장과 한 자리에서 지역문제를 논의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학 교수 출신인 이재준 시장의 제의에 모두가 응답한 결과일 듯하다. 이 자리에서 수원시의 기업 유치와 지원 전략을 설명했다. 수원특례시를 ‘탄탄한 경제특례시’로 만들겠다는 이재준 시장의 비전을 확실하게 밝히며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기업의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기존 기업들이 뿌리내리게 하여 수원시의 중장기적 미래비전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수원에 중앙, 지방, 공공기관이 소유 중인 유휴(遊休)부지 약 4만여 평을 전략적 협의를 통해 가용(可用)부지로 활용해 기업을 유치하겠다. 대학과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는 ‘수원형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참여를 희망하는 첨단 기업에게 도시관리계획에 반영하여 토지 용도변경, 건폐율과 용적율을 상향조정 등 특별한 조치를 검토하겠다. 수원으로 오는 기업에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일자리 50명 이상을 창출하거나 100억 원 이상 투자하는 기업에는 토지매입비, 건축비, 혹은 건물취득비의 6% 최대 5억 원까지 지원한다. 건물 임대할 경우는 임대료는 3년간 50% 최대 3억 원까지 지원한다. 물론 기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추겠다. 육아 걱정을 덜어 줄 통합돌봄 지원체계를 만들겠다. 등 다양한 기업유치전략을 설명하면서 대학총장들의 협조를 구했다. 단지 대학이 교육 자체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대학이 자리하고 있는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경쟁이 날로 치열하고 다양한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시대다. 대학도 지역과 네트워킹과 파트너십을 갖고 정보를 주고받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한 개인, 한 조직, 그리고 국가의 총체적 학습의 양과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경제성장과 도약의 가능성이 점쳐지는 사회에 살고 있다. 대학도 지역사회와 괴리되지 않고 한솥밥 식구로서 가치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재준 수원특레시장이 지역 대학총장과 간담회를 통해 대학과 기업유치를 위해 지자체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려는 뜻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관학협력을 통해 수원특례시가 추진하는 기업유치전략 비전을 공유하고자하는 이유다.
대학은 지금까지 눈부신 양적 성장을 거듭했다. 교육의 기회가 괄목할만한 확대를 가져왔다. 사회적 기능과 효용에 대한 문제 제기도 적지 않았다. 대학의 역할과 신뢰에 대한 문제가 기업경영인들에 의해 강도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대학생들에게는 전문지식을 기대할 수 없으며 대학에서 양성해내는 지식이나 인력과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과는 큰 차이가 난다.’거나 ‘대학측에서 적극적으로 기업이 그간 대학을 외면해야 했던 원인을 파악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대학으로 변모하려는 적극성을 띠지 않는 한 대학의 발전은 물론 국가의 번영은 더딜 수 밖에 없다.’는 경고성 충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왜 대학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저하되고 있을까. 물론 교육여건 등과 관련된 조직적 재정적 요인이나 사회적 여건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학은 진리탐구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그 사회의 발전을 끌고 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교육은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영역이다. 물론 그 어떤 변화도 대학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대학이 더 이상 도시 속의 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삶의 환경이 달라지면 대학도 달라져야 한다. 학사 일정 등 틈을 내기 쉽지 않은 대학총장들이 수원특례시에 응답했다. 오산, 화성시를 포함한 범수원권 대학으로 확대하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은 최고의 지성을 배양하고 세계가 필요로 하는 고급인력을 배출하는 기능을 수행해 왔다. 21세기는 속도(speed), 감성적 부드러움과 콘텐츠(soft), 최첨단 지능형 기술(smart)이 산업과 문화, 가치를 주도하는 세기다. 이러한 세기에는 유연성, 창의성, 네트워킹, 열린 체제와 사고를 바탕으로 수요자 중심체제가 될 때 생존할 수 있는 세기이기도 하다. 대학의 전략적 변화와 미래를 준비하는 어젠다 없이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앞으로 대학총장들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간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지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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