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것 오는 것 붐비는 2월
짧아도 가득한 冬春路
매화 꽃잎에 매어달린 작은 꽃신 한 켤레
서쪽으로 지는 동백과 동쪽에서 오는 매향
가장 늦게 핀 꽃과 처음 피어 수줍은 꽃
아직 언 손에도 봄눈은 간지럼을 탄다

 

원순자 시인

약력

문학과 비평, 경수문학, 수원여류문학

수원문학에서 작가활동

1997년 홍재백일장 시부문 장원

2018년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입선

2018년 수원문학 신인상

 

시평 詩評

깔끔한 시어의 행간을 따라 수줍기도 한 봄이 달리는 겨울과 봄의 사이에 원순자 시인의 눈길이 닿았다. 서쪽으로 지는 동백과 동쪽에서 다가오는 매향이 만나는 그 길은 필연이었지만 설레임 가득한 만남도 함께 한다. 어찌 보면 시인의 마음도 봄을 기다리고 있지만 떠나는 겨울에 대한 연민도 있음을 내포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잔잔하면서도 마음이 고아해 보이는 그녀가 쓰는 시 속에서 우리는 깊은 시적 내공을 발견하며 정갈한 삶의 한 면을 엿본다는 것 또한 즐겁다. 서서히 다가오는 봄, 그 길에서 어쩌면 기억 속의 눈발이라도 한 움큼 뿌려 보고 싶은 심정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아직 언 손에도 봄눈은 간지럼을 탄다니 그녀가 쓰는 시의 세계는 어디까지 깊어져 있는 것일까. 문득 궁금해지는 순간 작은 꽃신 한 켤레 함께 신고 봄나들이 가면 딱 좋겠다는 마음이 곁들여진다. 이것이 시 감상 묘미의 극치가 아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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