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치료·케어’하는 병원이 있다는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조영삼 메디피쉬 대표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흔히들 ‘편견’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이 단어의 본래 뜻은 생각이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의미이다. 이렇듯 인간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자기도 모르는 사이 몇몇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런 고집과 편견은 사람의 정신적인 성장을 방해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어쩌면 이런 생각들을 깨는 것이 일생의 목표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꿈의 크기가 그 사람의 그릇을 정한다’ 2020년에 인기리에 방영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여주인공인 조이서는 작중에서 이런 구절을 남겼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조영삼 메디피쉬 대표는 이 구절을 듣고 마음에 와닿아 가슴속에 품고 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인터뷰에서 물고기 병원을 개업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불가능할 것이라는 말을 계속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본인의 꿈을 밀고 나간 조 대표는 “물고기는 키우기 어렵다는 세간의 고정관념을 바꾸고 치료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목표”라고 전하며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조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관상어가 잘못된 지식과 정보로 인해 치료받지 못하고 고통받으며 죽어가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관상어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치료할 수 있는 생물’이라는 인식이 생겨 더 활성화됐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고기는 키우기 어렵다’는 인식 바꾸고 싶습니다
제 좌우명은 ‘꿈의 크기가 그 사람의 그릇을 정한다’ 입니다

 

▲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메디피쉬 수산질병관리원, 아쿠아리움 수족관 카페 아쿠피아 대표 조영삼이라고 합니다. 수원이 고향으로 초·중·고 모두 수원에서 졸업했고, 선문대학교 수산생명의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졸업 후 제주도 수산질병관리원, 안산 경기도해양연구소에 인턴으로 있으면서 대략 3년정도 관련 전문 지식과 역량을 쌓았는데요. 이후 준비가 됐다는 판단하에 안산에 병원을 개원했다가 공간이 협소해 지난해 12월 수원에 자리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 물고기 병원을 개원하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부터 관상어를 좋아했던 점이 가장 컸는데요. 직접 여러 번 키워보기도 했었지만 어항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자라는 만큼 가장 질병에 취약한 동물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치료 방법이 통일화가 되어 있지 않아 물생활(물고기를 키우는 취미를 뜻함) 하시는 분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관상어가 아프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물어볼 수 있는 곳이 없어 각종 커뮤니티나 카페 등에 질문을 올리는 것이 대부분인데요.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고 부정확한 정보들이 정답처럼 전달되거나 간절한 심정으로 치료하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성분, 함량, 유효기간조차 알 수 없는 약품들이 정상적인 처방 과정이 아닌, 불법적인 개인 거래를 통해 유통돼가고 있었죠.
저는 이런 것을 올바른 지식과 전문성을 갖춰 컨트롤 할 수 있다면 많은 분들이 좀 더 건강한 물생활을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해 관상어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을 개원하게 됐습니다.

▲ 일반 물고기와 관상어의 차이는 무엇인지.
일반 자연이나 양식 물고기와는 달리 관상어는 관상이 목적이기에 작은 공간에서 키울 수 있을 만큼 생명력이 강해야하고 더 작아야하며 보기에 예뻐야합니다. 본래 야생개체도 많지만 그 어종만의 특징을 극대화해 개량된 어종을 키우는 편입니다.

▲ 관상어의 매력이 있다면.
관상어는 어항을 놓을 수 있는 곳만 존재한다면 키울 수 있으며 어항 그 자체로도 예쁘게 꾸민다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아주 훌륭한 매개체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작은 어항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나만의 작은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관상어들이 새끼를 낳고 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뿌듯함과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멍하니 보고 있으면 위로도 되고 생명의 신비함을 가까이서 직접 느낄 수 있고, 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는 게 큰 보람과 매력입니다.

▲ 관상어를 치료하는 방법은. 
이동성이 제한돼있는 관상어 특성상 치료가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희 카페의 경우, 질병문의란에 어항환경, PH, 수온, 증상 등을 여상이나 사진을 통해 올리면 개체 상태를 파악한 뒤에 모든 치료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보통 방문하시게 되면 현미경을 통해 표피의 기생충 등을 검경합니다. 또한 어항 특성이 한정된 공간에 여러 마리가 들어가 있는 환경인 만큼 질병의 전염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런 이유로 폐사한 개체가 있다면 해부를 통해 각 조직의 균을 배양시켜 항생제 디스크를 통해 어떤 약품에 감수성이 있는지 파악합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해당 약품을 처방하고, 개체 크기에 따라 주사를 놓기도 하며, 간단한 시술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 물고기카페의 특징은.
여기 오시는 분들 대다수가 물고기를 매우 좋아하는데요. 물고기가 의외로 여행을 가지 않는 이상 일상생활에서 접하기가 쉽지 않은 개체들이기도 합니다. 덧붙여 가끔씩 쉬고 싶을 때 복잡한 환경보단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쉴 때, 인간이 편안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물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물멍’이라는 은어를 사용하는데요. 물소리를 들으며 관상어를 멍하니 보고 있을 때,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편하게 관상어들을 구경하면서 커피 한잔을 마실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자는 것이 본 목적이었는데요. 여담이지만 주변에 학교가 두 곳 있는데 개학하고 나서 학생들이 관상어를 보기 위해 카페를 방문하는 빈도가 늘어나 뿌듯하기도 하고 신기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누군가에겐 단순한 물고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소중한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허무하게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도록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물고기는 키우기 어렵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이러한 선입견이 생긴 이유가 강아지나 고양이같은 일반 애완동물과는 다르게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물병원처럼 물고기도 치료가 가능하고 케어해줄 수 있는 센터가 존재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다양한 연구와 수질개선제, 면역증강제 개발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데요. 정부에서 시행하는 마을 공동체 사업인 물고기 학교 등 여러 방면으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고 미래 계획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좌우명은.
우연히 본 드라마에서 들은 구절인데요. ‘꿈의 크기가 그 사람의 그릇을 정한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물고기 병원을 차린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반응이 수요가 없을거라 판단을 하고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제 눈으로 본 관상어 시장은 눈에 띄게 커지고 있었고 동물병원처럼 수산질병관리원이 자리를 잡는다면 관상어를 키우시는 분들이 관상어가 아플 때나 문제가 생겼을 때, 당연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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