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급식·로컬푸드·유통플랫폼 확장해 농수산 먹거리를 키우겠습니다”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원장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차별화된 친환경 광역급식시스템으로 경기도 농업이 ‘친환경 농업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하고 키워나가겠다”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원장은 지난 4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여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은 다짐을 밝혔다.
최창수 원장은 1961년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지난 30여년간 농협에서 지점장, 지부장, 회장 비서실장,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등을 지내며 농업이 가진 가치를 지키고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100일 동안 그는 직접 경기도의 친환경 농업의 일선 현장을 찾아 고충을 살피고 농어민, 도민과의 소통을 이어나갔다. 
최창수 원장이 가진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친환경 급식 및 로컬푸드 활성화, 유통플랫폼 기능 강화 등 진흥원의 핵심 정책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세계 식량 위기, 원전 오염수 문제 등 최근 ‘먹거리 안전’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최창수 원장은 ‘친환경의 가치’를 중심으로 경기도 농수산업의 미래를 준비해나가고 있다. 최창수 원장이 그리는 미래 경기도 농업의 비전과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추진해 나갈 정책들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36년 농협맨…‘속도·열정·혜안·전략·연결’ 원칙으로 업무추진
    경기도 전체 아우르는 친환경학교급식 확산 힘쓸 것
    농협과 연계, 생산-소비 연결 유통플랫폼 기능 강화
    도시농업·치유농업 활성화 GH 등과 협의 진행 중
    학교급식 ‘1년에 3500건’ 안전성 검사…전년대비 18.5% 증대

 

 

▲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에 취임하신지 100일이 됐다. 소회는.
진흥원에 취임하고 업무를 시작하면서 직원 개개인의 농업·농촌·농민에 대한 열정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행정과 현장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문제들을 해결하고, 조정하려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더 많이 칭찬하고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농민의 아들이자 농협에서 30여년간 일해오며 느낀 점은 일반적인 산업과는 달리 농업만이 가진 공익적인 가치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농업의 가치가 종종 무시되거나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다. 농산물 재배기술이 발전하고 먹거리가 풍부해지다보니 농업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6차 산업으로서의 농업이나, 세계적인 식량 위기 등으로 ‘먹거리’가 가진 가치가 재조명되었듯이 먹거리가 가진 가치는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업이 가진 가치를 더 지켜나갈 수 있도록 진흥원이 역할을 더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임 원장으로서 주어진 시간 동안 진흥원 고유의 정체성은 더욱 확립시키고, 경기도 농어민과 도민에게 사랑받는 진흥원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30여년의 경험과 지혜를 모두 모아 매진할 것이며, 훗날 진흥원의 성장과 비상에 기여한 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진흥원의 최우선 역점 사업은 역시 경기도 친환경학교급식의 안정적인 운영이다. 세대를 뛰어넘어 먹거리만큼 기본적이고 예민한 것도 없다. 그것도 우리 아이들이 먹는 것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걱정하는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농민, 먹거리운동 단체, 시민사회의 오랜 요구와 노력으로 이루어진 학교급식은 아이들에게 공적인 영역의 먹거리 기본권이다. 경제적인 논리로 기업의 이윤이나 투자 가치의 효율성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단순한 사업의 영역이 아니다. 왜냐하면 친환경농산물과 생산자를 보호해야 하고, 안정적인 식재료 공급으로 아이들의 균형있는 성장과 바람직한 식생활을 교육해야 한다. 또한, 이 땅의 농업과 농촌에 대한 가치와 소중함을 함께 일깨워 주어야 하는 생명, 보건, 환경, 복지 등 공공교육의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진흥원은 직접 학교급식 공공운영을 시작한 2019년도부터 초·중·고·특수학교 등 1400여교, 78만 8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친환경 농산물과 G마크 가공품을 공급하고 있다.
안정적인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위하여 매년 친환경 감자, 양파, 마늘, 생강, 잡곡 등 학교급식 공급용 친환경 농산물 약 5000톤 이상을 수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학교급식에 570억 5500만원 가량의 관내 친환경농산물 7629톤을 공급하며 경기도 친환경농가의 농업 소득을 보장하고 있으며, 모든 참여업체를 공모를 통하여 모집·선정하여 진입장벽을 해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학교급식 중단위기에도 학교급식 식재료를 정상적으로 공급, 유지하며 전국의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공급운영 체계의 표준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친환경학교급식은 다른 시·도와 차별화되는 도 중심의 광역급식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하나의 시스템 아래에서 엄격하게 관리되는 친환경 급식체계는 다른 광역자치단체에서도 모두 부러워할 정도로 굉장히 잘 구축이 되어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먹은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경험을 심어주는 것을 통해 농업의 가치가 보전이 되고,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로컬푸드의 활성화와도 연계되는만큼 친환경학교급식이 갖는 가치는 더욱 크다. 
특히, 수도권에 큰 시장을 갖고 있는 경기도 농업이 친환경 농업의 메카로서 자리매김하는데 있어 역할을 강화하고 키워나가야겠다는 부분이 크다. 아울러 용인·화성 등 큰 지역들에서 자체적인 공공급식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데, 경기도 공공급식이 가진 친환경의 가치 확산과 효율적 운영을 위해 같은 광역 공공급식 시스템 안에서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현 체계를 쉽게 바꿔나가긴 어렵겠지만 친환경공공급식 확산을 위해 노력해나가겠다.

▲ 친환경 급식 현장을 방문해 모든 과정을 직접 살폈다. 소감을 들려주신다면.
임명 과정에서부터 친환경 학교급식의 생산 현장부터 학교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살펴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처음 방문했던 곳은 안성의 대파농장이었는데, 정말 훌륭하게 재배를 하고 계셔서 놀랐다. 흔히 친환경하면 자연 그대로 재배해서 못생겼다는 편견이 있는데, 기술이 좋아지고 퇴비도 잘 쓰셔서 맛은 물론이고 모양도 뛰어났다. 
이어 방문한 전처리 업체 현장에서는 학교별로 중량을 맞춰 소분하고, 다시 배분하여 이동하는 과정을 살폈다. 새벽 일찍 방문을 했는데, 지금까지 원장이 직접 찾아온 것은 처음이라고 하더라. 그동안의 애환에 대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저 또한 감동을 했다.
이어 양주 고암중학교 학생들과 같이 앉아 급식을 먹는데, 학생들의 만족도가 굉장이 높았다. 영양사가 친환경 농산물을 검수하고 조리하는 과정까지 모두 지켜봤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보완해야할지 설문까지 받는 등 열성적으로 하시는 모습들이 감동적이었다. 그때 받은 의견들은 직접 복사해서 다른 직원들도 볼수 있도록 전달하기도 했다.

▲ 경기도 우수식품(G마크) 인증 활성화를 위한 계획이 있다면.
G마크는 도내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농식품에 대하여 경기도지사가 그 품질을 인증하는 제도로 고유의 브랜드광역자치도 인증 가운데 비교적 많은 인증 경영체수와 품목에 해당하며, 지속적으로 소폭 상승하는 추세이다. 
G마크 인증 활성화를 위하여 진흥원은 온·오프라인 홍보 매체활용 및 마켓경기와 라이브커머스 판촉 등을 통해 인증업체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시군 G마크 담당자의 G마크 이해도를 높이고 원활한 관리를 위하여 온라인 및 집합교육과 사전컨설팅을 집중 추진할 계획을 수립했다. 
사전컨설팅은 소비자단체가 인증 접수 기간 내 신규 신청한 경영체를 대상으로 사전 점검을 통한 위생 관리 등을 안내히고, 진흥원에서는 시군을 통해 접수한 연장 경영체와 G마크 인증에 관심이 있는 경영체를 대상으로 서류 중점 (사전)컨설팅 진행한다. 

▲ 마켓경기, 로컬푸드직매장 등 지역 농산물 판로 확대를 위한 노력은.
경기도 농수산식품 판매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플랫폼, 시스템, 브랜드, 데이터를 중점적으로 지원, 육성하려고 한다. 
농협과 연계를 통한 농산물 유통 신플랫폼을 구축하여 경기도 농수산물 유통을 선도할 것이며, 농협유통센터, 하나로마트, 공판장 등 농협사업장과 진흥원 유통센터를 연계하는 신플랫폼을 구축하여 농수산식품 판매를 획기적으로 증대할 것이다. 
온라인의 ‘마켓경기’와 오프라인의 ‘경기도로컬푸드직매장’을 중심으로 경기도를 대표하는 농수산식품 발굴 및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로컬푸드의 브랜드 파워를 높여 나가겠다.
또한 빅데이터 연계 시스템 구축으로 데이터 기반의 생산, 유통시스템을 연계해 농업소득 증대와 농어촌 활력화를 지원하겠다.

▲ 경기도 농수산업의 미래에 대한 견해를 들려주신다면.
경기도는 서울과 인접해 교통 접근성이 좋고 대도시와 농어촌이 공존하는 장점이 있는 도농복합지역이지만, 하지만 높은 땅값으로 농어업이 지속가능하기 어려운 단점도 크다. 
하지만,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농식품 최대 소비처인 수도권의 로컬푸드 생산지로 체험형 농장, 농가형 카페 등 다양한 형태의 농어촌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이에 진흥원은 친환경 농산물 수확 농가에게는 경기도친환경학교급식 공급을 할수 있도록 판로를 마련해주고, 가공·체험이 필요한 농어촌민에게는 ‘경기도귀농귀촌지원센터’, ‘경기농촌융복합지원센터’를 통해 맞춤형으로 다양한 지원과 멘토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소득창출 뿐만 아니라 농어촌민의 다양한 소리를 듣기 위해 지속적인 현장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 원전 오염수 불안으로 도민의 우려가 크다. 대응 현황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하여 안전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는 곧 한국 어업의 위기로 직결되며, 경기도 어민과 소상공인 등 관련 산업종사자의 생존권 문제가 될 것이다. 경기도에선 오염수와 관련하여 친환경학교급식 농수산물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방사능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진흥원에서는 친환경학교급식 농산물들에 대한 안정성 검사를 작년에 약 3500건 실시하였으며 올해는 4000건정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안전성 검사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도민께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고 체계적으로 준비를 해나가겠다.
또한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는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향후 100년이 넘게 방류되어 한국 주변 바다 뿐 아니라 인류 공동의 자원인 해양 전체가 지속해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에 경기도는 원산지 단속강화, 방사능검사확대, 도민소통강화, 공동협력 강화 등 적극적인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진흥원도 깨끗한 우리의 먹거리를 지키고 확인할 수 있는 경기도 방사능 검사정보를 활용하여 안전한 먹을거리와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

▲ 도시농업 활성화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계획은.
산업화·도시화를 거치면서 경기도에서 농업의 가치, 땅의 가치에 대해 알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해 아쉬움이 많았다.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그런 장소들을 찾기도 어렵고 하더라도 잠깐 즐기는 정도다. 그래서 아파트 단지 안에 조그마한 도시 텃밭을 조성하고 사람들이 와서 체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등 도시농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경기주택도시공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 최근 국립암센터에서 치유농업을 추진하고 있다. 치유농업은 암 환자분들이 텃밭을 가꾸면서 힐링을 하고 정서적 치유와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치유농업 또한 도시농업의 확장된 범위라고 보고 진흥원에서도 이를 추진하기 위해 여러 협의를 하고 있다. 특히 요양원 등에서 치유농업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면 노년의 삶에 있어 보람은 물론 몸을 움직이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36년 농협맨’으로의 경험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나.
농협에서 지점장, 지부장, 회장 비서실장,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등 주요 조직을 거치면서 30년간 근무했다. 속도, 열정, 혜안, 전략, 연결이라는 큰 원칙을 갖고 업무를 추진해 왔다. 이 키워드는 공공기관의 업무에 있어서도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경험을 살린 혜안을 토대로 진흥원만의 전문성을 살린 전략을 갖추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속도에 맞춰 농어업민과의 연결을 통해 열정적으로 일하는 진흥원이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명확한 비전과 전략으로 우리 진흥원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농어업인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 앞으로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의 계획이 궁금하다.
하반기에는 농어촌 관광자원과 지역 주민의 연계를 통한 경기도 농어촌체험을 운영하여 농어촌 방문객 유치를 확대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소비자와 우리술 관련 업계의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지원하여 전통주 산업과 경기미 소비를 촉진할 예정에 있다.
아울러 진흥원이 가진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단계, 유통플랫폼 기능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마켓경기 등의 플랫폼에서 친환경 상품의 중간 역할을 진중간 역할을 함으로서 농민도 좋고 소비자도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나가겠다.
또한, 한단계 더 나아가 지난 6월 16일에 열린 ‘2023 한국농업 미래혁신포럼’에서도 강조되었듯, 경기도 농업이 가진 친환경 등의 강점을 기반으로 푸드테크, 생명과학으로서의 농업이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아젠다를 발굴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갈 생각이다. 진흥원은 경기도 먹거리 전략 실행기관으로서 지역먹거리 중심의 생산과 소비 상생교류 활성화와 직매장 맞춤형 물류지원 등을 통하여 도민의 건강한 먹거리 주권 실현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 

▲ 경기도민과 농어민에 전하고 싶은 말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으로 도민 모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임을 잘 알고 있다. 매일매일 먹는 식재료에도 지갑 열기가 망설여지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싸기만 하면 좋은, 비슷한 것이 있으면 싼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안전성과 지역 농산물의 가치, 즉 식품인 동시에 그 이면에 있는 식량안보, 생태환경보전, 농촌공동체 유지 등을 이해하셔서 조금 비싸도 적정한 가격으로 지역 농산물을 구입해 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생산자는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하여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경기도 농업과 농산물을 지지하고, 지원해 주시는 든든한 소비자가 되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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