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 흔드는 건 번민 터는 몸짓이다

시린 세월 옹이마다 고단함이 묻어나고

민둥산

겯고 튼 뿌리

거친 삶의 흔적이랴.

허기진 그리움은 산등성을 오르내리며

놀 빛에 젖은 가슴 갈바람을 부른다,

은백색

출렁이는 파도

별꽃 향기 그리며

갈바람 달빛 세사細絲밀었다 당기면서

구시월 음계 사이 은빛 언어 흩뿌리고

저만치

세월 끝자락에

갈색 사연 띄운다.

 

장금렬 시조시인

약력

(사) 한국시조협회 시조사랑 제8호 ;풍물굿‘ 신인문학상

(사)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사)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수원문인협회』 회원

저서 : 시조집 『삶의 여울』 

 

시평(詩評)

장금렬 시조시인의 세계는 경건하면서도 그윽한 여염집 뒷마당의 정자에 앉아 있는 깊은 맛이 고즈넉함과 함께 들어 있다. 그의 시조는 결이 곱고 문장의 깊이가 우수하다. 내공이 꽉 차서 겸손한 걸까, 판단력과 의지력, 주위에 대한 포용심이 넓고 크다. 오늘은 이 가을을 추스르는 시조 한 편 『억새바람』이 눈길에 와 닿는다. 문장 자체가 서정의 결이 녹아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바탕을 잘 이끌고 있기도 하다. 일상생활을 운동으로 잘 요리하고 있는 중에 어떻게 시조 문단에 입문했는지 가끔 궁금하기도 하지만 늘 배우는 자세로 주위를 배려하는 정신이 그를 지지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시조가 우리에게 깊은 위안과 편안함을 안겨 주는 대목이다. 시조의 맛을 아는 사람은 장금렬 시조시인과 격의 없는 담소를 나누어도 좋으리라. 알면 알수록 깊게 빠져들게 하는 그의 매력이 시조와 함께 일상의 담소에서도 짙게 배어 나올테니까. 평소에 끌어 나가는 그의 대화법과 원만하게 물 흐르듯이 풀어나가는 평소의 처세는 함께 우리가 배워야할 초 일품의 표양이므로.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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