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이후 5년여만에 총기 소지
우리 군, 비무장 유지…北동향 따라 무장 가능

4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근무를 서고 있다. 2022.10.04. /사진= 공동취재단
4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근무를 서고 있다. 2022.10.04. /사진= 공동취재단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북한이 지난 23일 9·19 남북군사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겠다 선언한 가운데,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복원에 나선 데 이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 병력도 권총으로 재무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판문점 JSA에선 지난 주말을 앞두고 북한 측 경비요원들이 권총을 찬 채 근무 중인 모습이 식별되기 시작했다. 북한이 JSA 병력 무장을 재개한 것은 지난 2018년 10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앞서 남북 양측은 지난 2018년 9·19합의 제2조2항을 통해 판문점 JSA를 비무장화하기로 하기로 합의했고, 그 후속조치로 2018년 10월25일 오후 1시부로 JSA 내 모든 화기·탄약 및 초소 근무를 철수한 바 있다.

북한의 이 같은 ‘JSA 재무장’ 조치는 23일 국방성 명의 성명을 통해 “지금부터 우리 군대(북한군)는 9·19합의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그 일환으로 JSA 병력 역시 재무장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측 JSA 경비요원들은 아직 비무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북한 측 동향에 따라 우리 역시 총기를 소지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지난 21일 밤 10시43분 경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에 대응해 22일 오후 3시부로 ‘9·19 군사합의’ 1조 3항 효력을 정지시켰다. 이후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공중 감시·정찰활동을 복원했다.

이튿날인 23일 북한 국방성은 성명을 통해 “군사합의에 따라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한다”며 9·19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24일부터는 비무장지대 내 최전방경계초소(GP)를 복원하고, 비반충포 등 중화기를 반입하고 있다. 초소에서 야간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도 우리 군에 포착됐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 당국도 북한군의 조치에 대응해 9·19합의에 따라 철거했던 DMZ 내 GP를 복원 및 재가동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군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도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활동을 예의주시하면서 상응하는 대응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조치를 검토 중이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필요한 조치들을 차근차근 시행해 나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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