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적 상명하복 구태 탈피. 수평적 구조 상원하추(上援下推)로 시민 안전 최선 노력 경주

필자와 대담을 나누고 있는 홍진영 성남소방서장.
필자와 대담을 나누고 있는 홍진영 성남소방서장.

【기동취재본부 = 서울뉴스통신】 김대운 대기자 =소방 공무원으로서 첫발을 디딘 곳에 수장(首長)으로 돌아와 갑진년에 임기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려는 성남소방서 홍진영 소방정(59)을 만나  새 해 그의 포부를 들어본다.

0. 2024년 성남소방서로 부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부임 소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감회가 새롭습니다. 1989년1월29일 청운의 뜻을 품고 소방공무원으로 발을 디딘 것이 벌써 3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더구나 소방공무원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곳이 성남소방서였는데 이제 이곳의 지휘관으로 왔으니 세월의 무상함을 넘어 주민들에게 더욱 무한 봉사를 해야겠다는 초심의 각오가 새롭게 다져집니다.

0. 처음 출발한 곳에 수장으로 오신 후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 소방공무원이라 하면 상명하복 관계가 명확한 수직적 직장 문화가 상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강력한 지휘계통과 영이 서지 않으면 죽음을 각오하고 화마(火魔)와 싸우려 하지 않을 것이란 선입관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습적 인식이 소방관 조직을 대하는 일반인들의 상식입니다.

이같은 수직적 상하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직장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것입니다.

이의 실천을 위해 조직내부 직원 간 ‘상호존중’을 지휘 방침으로 세웠습니다.

0. 직장 분위기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실질적 효과가 나올 수 있습니까?
-. 수직적 관계는 필연적으로 수동적, 피동적 움직임으로 나타나지만 상호존중의 관계에서는 각자 맡은바 직무에 따라 긍정적, 능동적인 업무 행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모든 일을 취급할 때 이타주의(利他主義)적 성향으로 업무를 추진 한다면 이를 평소 이기주의(利己主義)적 성향을 가진 자들이 이를 인식할 경우 마치 자신이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결국 자신에게 이익이 되어 돌아온다는 협업과 협동의 정신으로 승화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남이 아니라 내가 먼저’ 하고 나중에 할 일이라면 내가 먼저하는 습관과 즐거운 마음으로 상호존중하는 직장분위기로 ‘소방관은 일심동체 가족이다’ 라는 직장분위기는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좋은 관계라 봅니다. 

         홍진영 성남소방서장
         홍진영 성남소방서장

0.소방관 생활 35년째이신데 그동안 소방관으로서 업무와 관련된 가슴 아픈 일과 보람찬 일 등 많은 사연들이 뇌리에 주마등처럼 흘러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 가운데 가슴에 남는 일이 있다면? 
-. 가슴 아픈 일은 2021년 6월17일 발생된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건입니다. 당시 화재를 진압하던 000소방관(당시 52세)이 화마를 이기지 못하고 불귀의 객이 된 사건입니다. 

우리 옆집에 살아 평소 상하관계를 떠나 호형호제하던 처지였는데 안타깝게 순직한 사건으로 수많은 화재 진압에 출동해 왔지만 유독 그 사건만은 지금도 생생하게 뇌리가 아니라 가슴에 남아 심장 박동 소리에 그가 빙의되어 그의 생전 모습과 함께 간직되어 있습니다.

보람있었던 점은 경기도소방본부에 근무시 특별사법경찰관으로 파견 근무하면서  00건설사 등 대형 건설사의 공사 현장에 대해 안전 재해 사전 점검 등을 펼친 점입니다.

화재나 안전 위해요소가 있는 대형 공사 현장의 불법 시설물 등을 사전 점검과 함께 위법 사안에 대해 엄격하게 조사해 화재나 안전위해 요소를 사전 제거토록 한 점입니다. 

공사 현장 등은 공사기간에 쫒겨 안전 및 화재 예방(적법한 인화물질 보관 장소 유지 등등) 등에 대해 알면서도 이를 소홀히 하는 대형 공사현장의 안전불감증을 불식시킨 점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0. 화마와 싸우는 현장 뉴스를 접할 때마다 마음 한켠으로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비칠 때가 많습니다. 성남소방서의 경우 화재 등과 관련된 관내 출동 건 수 등은 얼마나 됩니까?
-.2023년 한해 화재·구조·구급 출동 등을 포함 33,939건입니다.

이 가운데 화재신고로 접수되어 출동한 것은 1,912회에 이르고 구조ㆍ구급 등 시민 위급사항으로 출동한 것은 32,027회입니다.

일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계산 해보면 매일 93회 출동한 모양새입니다.

전체 직원 334명 중 119구급요원 84명과 내근 행정요원 57명을 제외한 현장 출동 요원들은 200여명 남짓합니다. 근무강도에 비하면 수적으로 열악한 환경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우리 서(署) 뿐만아니라 전국 소방서에 근무하고 있는 소방 공무원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현장감이며 이들 모두가 겪무에 노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시민들을 위해 긴장하며 음지에서 묵묵히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을 보면 안타까운 심정이 한시도 떠나지 않습니다.

0. 성남소방서가 시민들의 화재예방을 위해 특별히 주시하면서 추진한 정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슨 정책입니까?
-.저소득 취약계층 가구에 시와 의용소방대원들의 협조로  단독 경보형 화재감지기를 설치한 것입니다.

   단독경보형화재감지기 사양
   단독경보형화재감지기 사양

천정에 부착하는 간단한 기구인데 연기 발생과 불꽃이 감지될 경우 소리로 위급상황을 알려주는 것으로 소리가 나면 빨리 대피하라는 화재예방 안내 경보기입니다. 

2023년 말현재 기준 관내 대상 가구 13,137가구(누적기준)에 100% 설치를 모두 마쳤습니다. 

그러나 재차 홀 몸으로 지하 방, 반 지하 방 등에 거주하고 계시는 주거 취약세대 등을 파악해 지속적으로 설치가 되어질 수 있도록 성남시와 협조를 구해 나갈 방침입니다.

0. 마지막으로 시민들에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 곧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다가옵니다. 각종 요리를 위해 화기를 많이 사용하는 시기입니다.

불조심이 생활화되어 있더라도 화재 등은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서 발생합니다.

화재의 확산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소화기 비치가 안된 가정은 이번 기회에 가정내 눈에 잘보이는 곳에 꼭 소화기 비치를 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또 차량을 이용한 이동이 많은 시기입니다.

요즘 빈번하게 발생되는 차량 화재를 대비하기 위해 2025년도부터는 차량에 소화기 비치가 의무화될 예정입니다 만 의무화에 앞서 차량화재 등으로 부터 발생예견되는 차량 화재의 확산 등을 예방하기 위해 차량용 소화기 비치를 당부합니다. 

화재는 초기 진화가 생명아닙니까. 화마(火魔)가 더 큰 화마(火魔)로 커지기 전에 비치된 소화기로 발화지점을 초기 진압해 피해를 최소해 나갈 수 있기를 당부드립니다.

관내 주민들의 편안함을 위해 소방공직자로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리며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 새해 복 많이 다지시길 기원드립니다.

*인터뷰 후기
성남시민들의 화재나 구급·구조 활동에 찬사를 받고 있는 성남소방서 청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구내 식당에서 제공되는 메뉴를 살펴보니 영양사의 균형잡힌 영양공급원 식자재와 조리사의 손맛이 어우러져 여느 일반식당보다 알찬 영양식으로 마련되고 있었다.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이 식사하는 모습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이 식사하는 모습 

업무특성상 정신적인 노동보다 육체적 노동의 강도가 쎈 공무원 직종답게 이곳에 종사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영양 만점의 식사를 제공하려는 흔적이 곳곳에 배어났다.

간부들과 함께 직원들이 한곳에서 다정하게 식사하는 모습에서 상하존중을 외치고 있는 홍 서장의 참 의미가 가식없이 전달되고 있었다.

‘한 공간에서 한솥밥을 먹는다’는 의미는 가족애(家族愛)로 뭉친 끈끈한 우애(友愛)의 발로(發露)다. 

상호존중(相互尊重)을 표방하는 홍 서장의 모습은 35년간 몸 담았던 조직에서 그가 평소 간직하며  추구하고 싶었던 상원하추(上援下推:위에서 끌어주고 밑에서 밀어주는 것) 조직의 역동적인 참모습 실현과정의 발아(發芽)터로 보인다.

칼바람이 이는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 향후 성남소방서의 소방행정 곳곳에는 홍 서장의 뜻이 봄바람에 이는 꽃처럼 만개(滿開)해서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소방공직자상으로 피어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성남소방서를 나서는 필자의 발걸음이 추위에 움추려드는 것이 아니라 봄 바람에 실린 듯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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