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일 웨야취안 관광지에서 포착한 '낙타 신호등'. (사진/신화통신)
지난해 10월 2일 웨야취안 관광지에서 포착한 '낙타 신호등'. (사진/신화통신)

【서울 = 서울뉴스통신】 권나영 기자 =간쑤(甘肅)성 둔황(敦煌)시 밍사산(鳴沙山) 웨야취안(月牙泉) 관광지는 겨울이 비수기지만 낙타를 키우는 자오원룽(趙文龍∙42)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낙타 체험이 밍사산을 찾는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가 됐기 때문이다.

자오원룽이 사는 웨야취안촌의 274가구 중 80%가 낙타를 기르며 차례대로 돌아가며 관광지를 찾은 여행객을 태운다. 성수기인 여름에 여행객이 늘어나면 수요를 맞추느라 낙타를 끌 사람을 고용해야 할 정도다.

'사막 낙타의 방울 소리'는 현지만의 독특한 풍경이 됐다. 관광지에는 전용 노선이 생겼고 낙타 도안의 신호등도 세워졌다. 지난해 노동절(5월 1일) 연휴 기간 밍사산에서 여행객 폭증으로 '낙타 정체' 현상이 빚어져 '낙타 신호등'이 생겼고 이 일은 한때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지난달 24일 간쑤(甘肅)성 둔황(敦煌)시 밍사산(鳴沙山) 웨야취안(月牙泉) 관광지에서 낙타를 타는 여행객. (사진/신화통신)

왕유샤(王有霞) 관광지운영회사 부사장은 지난해 관광지를 찾은 여행객이 370여만 명(연인원)을 넘었다면서 그중 42%가 '낙타 체험'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낙타 체험 열풍은 겨울이 돼도 식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낙타 방울 소리'는 웨야취안촌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1990년대 밍사산 관광지가 개발되기 전 웨야취안촌에서 낙타를 기르는 농가는 소수였다. 친쭤타오(秦作濤) 마을 책임자는 당시 주민들이 주로 리광(李廣)살구를 재배했지만 수확량이 많지 않고 수입이 좋지 않았다면서 "그 때문에 장가를 못 가는 총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관광업이 발전하면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낙타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낙타와 사진 찍기가 주를 이뤘지만 점차 낙타 체험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이색 관광 코스가 됐다.

이와 더불어 낙타 사업이 웨야취안촌의 주력 산업이 됐다. 친 책임자의 설명에 따르면 마을 농가의 80%가 낙타와 관련된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관광지와 주변 마을은 공동으로 낙타 운영 관리 방법을 제정하고 꾸준히 개선하면서 종사자와 서비스에 대한 기준과 요구치를 세분화했다.

친 책임자는 주민들이 낙타 번호 분배 방법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가구당 낙타 번호 2개를 부여하고 특수한 경우에 양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낙타 번호가 있는 낙타만 관광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웨야취안촌 마을업무 공고란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낙타 번호 1개당 1년 대여 비용은 3만8천 위안(약 703만원)이다.

외국인 여행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낙타 농가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와 간단한 영어 회화 교육도 진행됐다.

자오원룽은 마을에서 낙타 사육 규모가 큰 축에 속한다. 그는 낙타 사업으로 돈을 벌려면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다양한 여행객의 니즈에 맞게 이색적인 '셀링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행객들이 털색이 예쁜 낙타를 골라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그는 상대적으로 희귀한 털색의 낙타를 구매했고, 낙타들이 다양한 색상의 여행객 의상에 익숙하도록 평소에 낙타 우리에 선명한 색상의 천을 걸어 뒀다고 설명했다.

자오원룽은 이렇게 해서 1년간 약 50만 위안(9천250만원)의 수입을 얻었다. 낙타 사업이 번창하고 규범화되면서 현지 주민들의 수입도 늘어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민박 운영, 리광살구 재배로 수입을 올리면서 주민들의 생활 수준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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