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렬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 정승렬(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수원=서울뉴스통신】 김인종 기자 =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한지 벌써 반년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는 인류생활의 반경은 물론 삶의 생태에 대한 패턴마저 바꾸어 버렸다. 작게는 직장 생활부터, 가족모임, 친목모임, 종교 활동, 문화적 교류, 학교생활 그리고 반경을 조금 더 넓힌다면 조직간 회식문화의 축소, 조기 귀가, 가계 생활비의 긴축운영으로 말미암아 영세 자영업자의 매출 감소, 이로 인한 골목상권의 붕괴로 이어졌으며, 그 파장은 도미노현상을 불러와 내수 경기의 침체를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은 각국의 수출입과 무역량을 감소하게 했다.

여행 제한과 봉쇄 조치를 통하여 경제적 불황으로 확산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세계 경제가 1929년 대공황 사태를 능가하는 심각한 경제적 한파가 몰아닥칠 것만 같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지난 4월15일, 제21대 국회의원을 총선을 실시한 결과 여당이 대승(大勝)을 거두고 야당은 총의석수 300석 중 100여석 남짓을 건지는 초라한 성적표를 얻었으며 제1야당은 결국 대패(大敗) 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정치관련 학자와 전직 정치인들은 여러 가지의 패배 원인을 내놓으며 야당의 안일한 정치 행태에 질타를 하고 있지만 대패의 원인을 복잡하게 분석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딱 한 가지, 민심을 얻지 못한 것이다. 선거는 흔히 생물이라 한다. 시대의 조류와 민심의 흐름에 따라 변화무상한 것인데 그것을 읽지 못한 것이다.

제21대 총선은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는 기간에 선거가 치러졌다. 이 시기 지역경제는 침체되고 골목상권은 아사직전에 있었으며, 소규모 식당과 가게마다 폐업정리 안내문이 붙어 있고 식기류와 팔다 남은 의류 등이 골목 언저리에 널브러져 있었다.

실업자는 급증하고 곡기는 간데없어 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는 국민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을 때였다. 이즈음 경기도지사는 지난 3월6일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구휼구제를 위한 긴급 재난기본소득제를 주장했으며 중앙정부에도 조속 실시해줄 것을 건의를 했다.

이후 시의 적절하게 조례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경기도민 1인당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거대 야당은 ‘그깟 10만으로 무슨 보탬이 되겠냐고, 예산만 낭비하는 포퓰리즘’ 이라고 맹공격하며 비하했다. 장자 외물 편에 보면 ‘학철부어’(涸轍鮒魚)라는 말이 있다. 수레바퀴자국에 고인 물에 갇힌 물고기와 같이 위급한 형편에 놓인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그들에게는 본인이 당장 굶어 죽을 판인데 후손의 미래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즉 헐벗고 굶주리고 실직으로 인한 고통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내일의 장밋빛 약속은 아무 소용이 없다.

도움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그들에게는 지금 당장 한 되의 쌀과 한 말의 물이 필요할 뿐이다. 따라서 도움은 적절한 때에 행해져야 한다. 문제의 해결에 대한 합당한 계획이 있더라도 시기에 적절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목마른 자에게 도움을 주려면 즉시, 그들이 처한 환경과 시기 그리고 필요한 정도에 맞게 실행돼야 한다.

아르바이트 일자리마저 잃고 쪽방에서 새우잠을 자며 한 봉지에 600원도 안 되는 가장 싼 120g짜리 삼양라면 하나를 끓여 아침에는 라면발로 대충 허기를 때우고 점심과 저녁에는 그 라면국물에 찬밥을 말아먹는 청년 실직자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헤아렸다면 감히 ‘그깟 10만원’이라는 소리를 감히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백성들은 배고픈 사람이 배고픈 사람의 심정을 안다고 과거에 집권했던 제1야당은 ‘제 배 가죽에 기름이 아직까지 꽉 차있으니 배곯는 서민들의 마음을 모른다’며 혀끝을 차고 있는 것이다.

백성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말로만 백성을 위한다고, 말로만 머슴이라고, 선거 때만 되면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며 세치 혀끝으로 감언이설을 늘어놓는 정치인들은 이제 우리나라에서 영원히 퇴출 될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