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정집인데 입소문 외국인 관광객 드나들어

우리도 이제 관광 100만시 대가 훌쩍 넘어섰다. 인천국제공항을 비롯 각 지역별 국제공항에 나가 보면
우리나라를 찿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믈론 세계 젊은이 배낭족 관광객들도 흔히 볼수가 있다.

그러나 몇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대표적인 관광호텔 몇군대를 빼고서는 외국관광객을 위한 저렴한 숙박시설이 그리 흔치가 않았다.

그렇게 오래된 일은 아니지만 관관공사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관광객들을 상대로 이미지 여론조사를 벌인결과 첫째로 말이 통하지 않아 불편하다는 사례가 높았으며 그 다음이 저렴한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도 이런 저렴한 관광객 숙박시설은 물론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체험관광(가정숙박)시설이 곳곳세 많이 있다. 한 외국관광객의 체험이야기를 들어본다.

“다른 나라 게스트하우스도 다녀봤지만 이곳만큼 친절하고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은 없었어요. 인터넷 검색을 해본 뒤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해서 오게 됐는데 만족하고 있어요.”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홍시 게스트하우스’에서 벌써 세 번째 머무르고 있다는 마이클 칸(Michael Kuan·38·싱가포르)씨의 말이다.

그는 “한국에서 머물 곳을 정하는 데 편의성과 가격, 다른 사람들의평가를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라며 “보통 민박 하면 사람은 많은데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어 불편한 곳이 많은데 이곳은 혼자 사용할 수 있어서 정말 편한 데다 한국인들과 한 가족처럼 함께 지내니 여행객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숙소는 없다.”고 말했다.

▲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홍시 게스트하우스. 거주 중인 주택의 빈방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과 공유하며 한국의 가정문화를 체험케 하는 ‘도시민박’의 한 사례이다.
1천만 관광객 시대를 맞는 요즘. 거주 중인 주택의 빈방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과 공유하며 한국의 가정문화를 체험케 하는 이른바 ‘도시민박’이 이목을 끌고 있다. 부족한 숙박시설을 보완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빈방을 활용하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공유경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석 다조’이다. 특히 한국의 문화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어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인기만점이다.

도시민박업은 도시 지역의 주택보유자이면서 건물의 연면적이 230㎡ 미만인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거주자라면 운영이 가능하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외국어도 어느 정도 잘 해야 한다.

시청 공무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조건 만족 여부를 평가한 뒤 도시민박업소로 지정해준다. 2013년 3월 기준으로, 서울 시내 총 215곳이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으로 등록돼, 총 666개의 객실을 공급하고 있다. 서울시는 연내에 350곳(1,000실)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 도시 지역의 주택보유자이면서 건물의 연면적이 230㎡ 미만인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다가구 주택 거주자라면 도시민박을 운영할 수 있다. 사진은 도시민박으로 지정되면 받게되면 관광편의시설업 지정증서.

 

외국인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하우스가 되고 싶다는 홍시 게스트하우스의 정애영 대표는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한 지 3년이 됐고,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정 대표는 “사실 수익이 좋은 편은 아니다. 2년 반동안 거의 투자만 하다시피 했는데, 월세 내기도 힘든 실정”이라면서도 “하지만 한번 맺은 유대관계를 쉽사리 놓기 힘들더라. 사정은 어렵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방문객은 주로 20~30대 여성들이 많다. 한 달에 약 120명 정도가 묵는데,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를 머물다 간다. 정 대표는 “머무는 시기간 비교적 긴 만큼 친밀감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매일 아침식사를 함께 하며 한 가족처럼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이런 점은 호텔이나 유스호스텔이 따라올 수 없는 도시민박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 게스트하우스에 머문 외국인 관광객들과 정애영 대표(우측 뒤쪽에서 세 번째)가 활짝 웃고 있다. (사진=홍시 게스트하우스)
실제로 도시민박은 단순히 잠만 자고 가는 숙소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식 주택에서 한국인 주인과 함께 지내면서 생활문화도 교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한국어로 인사를 나누고 서툰 한글 편지로 감사함을 전하기도 한다. 거실 한 자리에 모두 모여 케이팝이나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도 그들에겐 하나의 일상처럼 됐다.

실내를 살펴보니 깔끔하게 정돈된 침실에 이불이나 베개 등의 청결상태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화장실이나 샤워시설도 깨끗한 데다 방별로 개별 화장실을 갖추고 있어 편리해 보였다. 또 거실에는 간다한 먹을거리를 비치해놓아 마치 내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정 대표는 “여행 와서 바가지를 쓰거나 불친절한 대접을 받는다면 누구나 속상할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우리나라에 찾아온 손님이니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친절히 대하고 음식, 이불 등 세세한 것까지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 게스트하우스 침실. 이불이나 베게 등의 청결도와 정돈 상태를 신경 쓴 흔적이 엿보였다. (사진=홍시 게스트하우스)

 

정 대표는 특히 “대만과의 국교 수교를 파기하고 중국과 맺은 뒤로 대만과 사이가 좋지 않다. 그래서 대만 게스트 분들이 오시면 더 친절하게 대해드리고 어디가 좋고, 왜 안 좋은지 같이 대화도 나눈다.”며 “우리나라에서 겪은 불편한 일에 대해 대신 사과하기도 하고, 최대한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민박이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정 대표는 다만, “방문객의 대부분은 웹사이트를 통해 도시민박업소를 찾는데 초행길인 경우 찾는 데 어려움이 많다. 한번은 길을 찾지 못해서 경찰차를 타고 온 외국인 관광객도 있었다.”며 “게스트하우스가 밀집돼 있는 곳에는 한국어·중국어·일본어 표지판을 꼭 세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도시민박 활성화를 위해 동시통역서비스 전용 전화기를 구입한 민박업자에게 7개 국어 동시통역서비스를 1년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관광정책과 김현호 주무관은 “이 밖에도 기존 운영자를 포함한 신규창업자 모두에게 시에서 제작하는 도보관광 코스, 관광지도, 문화공연 등이 명시돼 있는 관광·문화 홍보물을 분기별로 1회씩 제공할 것”이라며 “도시민박업 실태 조사 후 선정된 집적지역에는 지도 제작, 안내표지판 설치 등의 특화된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홍시게스트하우스의 정애영 대표 “한류 열풍을 오래 지속하고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모두가 민간외교관이라는 자세로 관광객 맞이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터넷 홈페이지에 의존하고 있는 홍보 체계 역시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김 주무관은 “현재 가장 큰 목표는 예약대행업체를 통합해 해외에 알리는 것”이라며 “오는 5월 중으로 ‘도시민박 예약통합 사이트’를 구축하고, 개별 도시민박 업소들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도시민박 홍보·유치·교육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주무관은 “공유경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도시민박은 숙박난을 해소하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 되고 있다.”며 주택을 보유한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도시민박은 일반숙소에 비해 대체로 저렴한 편이지만, 가격에 대한 정해진 규율이 없기 때문에 가구별로 자율적으로 책정하고 있다. 따라서 도시민박 이용자들은 다른 숙소들과 가격대를 비교해가면서 적당한 숙소를 택하면 된다.

서울시는 한류와 함께 도시민박의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족한 숙박시설도 보충하고 한국의 문화도 전파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다시 찾고 싶은 대한민국, 도시민박이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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