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노 협동조합 수원양조 이사장이 서울뉴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메라 앞에 포즈를 잡았다.
황현노 협동조합 수원양조 이사장이 서울뉴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메라 앞에 포즈를 잡았다.

예로부터 인간이 모이고 사회와 문화가 형성된 곳이라면 빼놓고 얘기 할 수 없는 것이 술이었다. 그만큼 지역과 문화의 특색에 따라 정말 무궁무진할 정도로 많은 종류의 술이 존재하는데, 지금은 공장에서 대량 가공·생산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호식품인 반면, 식량이 부족했던 과거엔 막대한 곡식과 과일, 물을 대량으로 사용해 만든 엄청난 사치품이었다고 한다.
이에 걸맞게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술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시판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각 지역마다 지역의 고유색을 담은 특산주를 제조해 지역홍보와 술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허나, 정작 인구 120만에 육박하는 경기도의 수부도시 수원은 개성이 담긴 특산주와는 큰 인연이 없었다. 물론 1999년에 권선구를 소재지로 하여 홍삼, 오디, 구기자, 복분자 등 12가지 한약재가 들어간 33% 국산 양주를 제조해 수원의 술이라고 불리던 ‘불휘’가 있었지만, 수차례의 경영진이 바뀌며 만성 적자에 시달려 2013년을 끝으로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춰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러다가 2021년 6월, 수원시의 지원을 받아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행궁동에서 공유경제공장을 열고 수원 특산주를 부활시키겠다며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곳이 있었으니 40년 이상 행궁동에 거주하고 있는 황현노 이사장을 필두로 5명이 수원양조협동조합을 설립한 것이었다. 이들은 지역성을 드러낼 수 있는 다채로운 이름들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행궁동’이라는 정체성을 중요히 생각해 막걸리 이름을 행궁동에서 태어난 막걸리라는 의미를 부여한 ‘행궁둥이’로 결정하였다.
황현노 수원양조협동조합 이사장은 “본래 더 이른 시기에 오픈하여 정성 들여서 만든 특산주를 선보이고 싶었으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어렵사리 오픈한 만큼 수원 지역을 위해서 귀감이 될 수 있는 공유경제사업체로써 발돋움 하겠다”고 뜻을 전했다.

 

 

효원쌀·옥수수로 만든 행궁둥이와 행궁옥둥이 판매
수원 대표할 수제막걸리… 마음으로 정성다해 빚어

 

▲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만 65세가 된 황현노라고 합니다. 2남 4녀 막내로 서울에서 태어나 연천에서 초·중학교를 나오고 수원으로 이사와 수성방통고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늦었지만 곧 글로벌사이버대를 조기 졸업할 예정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경동시장에서 상인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저는 고등학교를 마친 뒤에 수원 삼성전자에서 6년을 근무했었죠.
이후 삼성전자를 나와 창원스크린이라는 회사를 세워 30년간 대표를 해왔고, 다른 이력으로는 수원시 방범기동순찰대 시연합본부 홍보처장/부본부장, 수원중앙 새마을금고 이사, 행궁동 주민자치위원, 도시재생주민협의체 공유경제 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한 경력이 있습니다. 지금은 협동조합 수원양조 이사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구요.

▲ 수원양조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우연한 기회로 행궁동 도시재생주민협의체 공유경제 공장 분과위원장을 맡게 되었는데, 제가 들어올 당시에 이미 1년 동안 계획하고 있던 사업들이 있었지만, 공유경제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수원시에서 이를 인정해줄 수 없다고 해 난항을 겪고 있었습니다.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수익 사업을 통해 낙후된 공간을 개선하고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 모델을 함께 고민하던 중에 우리 분과에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수원에서 대표할만한 전통주가 없다는 것에 착안, “발효균과 누룩을 이용해 전통장과 술을 빚어보자”라는 제안이 나왔죠. 이와 관련되서 직접 발효를 배웠거나 술을 빚어본 사람도 있었구요.
주위의 인프라와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이를 시작하게 됐고, 공유경제 공장 운영조성분과에서 이런 방안이 나와 계속 교육도 받고 견학도 나갔습니다. 비록 힘든 시간이었지만 무던히 노력하다보니 점차 길이 보였고 수원시에서도 인정받아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전통주 사업화 프로젝트를 통해 저희가 만든 수제 막걸리인 "행궁둥이" 시제품을 개발하면서 비전을 가지게 되었고 양조장 시설을 이용한 전통주 제조에 전문성을 가지게 되어 올해 3월에 드디어 행궁연가가 첫 오픈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원양조협동조합은 행궁동 전통주 행궁둥이 생산을 위한 양조장을 운영하고 전통방식에 따라 지역쌀인 효원쌀과 누룩을 이용한 방부제를 넣지 않은 탁주를 생산하고, 행궁둥이를 포함한 각 지역 전통주 그와 어울리는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마을기업입니다.

▲ 특산주 ‘행궁둥이’를 소개한다면.

‘행궁둥이’라는 명칭은 행궁동에서 태어난 막걸리라는 뜻과 행궁동에 오면 엉덩이를 붙이고 오랫동안 머물러서 마실 수 있는 막걸리라는 두가지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또한, 수원 지역 특산주인 만큼 수원에서 수확한 효원쌀과 누룩으로 만든 전통 수제막걸리입니다.
막걸리 자체로 차별화된 점은 일반적인 막걸리의 도수는 6도인 반면, 행궁둥이는 7도의 도수를 가지고 있고, 목넘김이 좋은 것은 물론, 인공감미료와 방부제가 전혀 들어있지 않았음에도 단맛이 잘 우러나와 숙취와 더부룩함도 별로 없어 반응이 좋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 행궁둥이 자체가 탄산이 없는 묵직한 술에 가까워 맛이 좋다는 평을 들었지만, 오래 마시기가 부담스럽다는 피드백을 새겨들어 연구를 거듭한 끝에 옥수수를 주재료로 탄산을 넣고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가벼운 수제 막걸리를 경험할 수 있는 옥수수 막걸리인 ‘행궁옥둥이’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원을 대표하는 지역 특산주가 없었지만, 이번 기회로 문화도시 수원의 대표 막걸리를 잘 만들어보자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술을 빚고 있습니다.

▲ 양조업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고충은.

아무래도 개인이 운영하는 사기업이 아닌 협동조합이다 보니, 이사와 조합원들 사이의 의견 갈등이 많았습니다. 많은 어려움들을 겪어 이를 조정하고 타협하는게 쉽지 않았죠. 그럼에도 양조업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더 크기 때문에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주, 지역을 위한 봉사와 일자리 창출 등. 사명감을 가지고 마을기업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해내고 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 지역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녕하세요 수원양조협동조합 이사장 황현노입니다.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최적의 요건을 갖춘 수원에서 좋은 술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수원양조협동조합원들은 수원 효원쌀로 빚고 인공 감미료가 전혀 안들어간 청량감과 목넘김이 부드럽고 젊은 감성과 건강을 담으려고 노력한 수제 막걸리 행궁동에서 태어난 술 "행궁둥이"를 탄생시킨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수원시 행궁동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공유경제 분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던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수원양조협동조합에서 가동/소규모양조장, 나동/행궁연가(주점및판매장), 다동/체험장(소공연장)을 운영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왕의 골목을 지역 관광과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통주빚기체험 양조장 투어 등 마을을 알리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또한지역내 작가와 협업으로 작품전시 작품판매 창작활동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행정안전부 마을기업 지정이 되면 전통음식의 보존과 계승, 전통음식의 홍보와 지속 가능한 공동체적 기업과 마을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마을 양조장에서 빚은 순수 발효 쌀막걸리와 함께 행궁동을 찿는 소비자들에게 행궁동의 스토리를 판매할 계획입니다.
또한, 정조의 도시 위상에 부끄럼없는 막걸리를 만듦과 동시에 수원 전 지역을 대표하는 막걸리를 만들어 전통주로 전국 판매를 목표로 달려나가겠습니다.
역사 문화·지역적 강점을 활용한 지역 전통주를 생산 관광상품으로 행궁동 더 나아가 수원특례시를 알리는데 힘쓰고 고용을 통한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을 꾀하고 지역을 돌보는데 지속적 관심을 가지겠습니다. ‘행궁둥이’ 많이 사랑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좌우명은.

‘나는 성실을, 우리는 신뢰를, 이웃에는 사랑을’이라는 문구를 1986년부터 제 사업체, 가정의 좌우명이었습니다. 좌우명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으나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려 노력했네요. 제대로 지켰는지는 의문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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