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종 편집인
김인종 편집인

세상의 어떤 것이든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관계가 있고 얻어가는 것이 있으면 잃어버리는 것도 있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인간은 미지의 것, 걸어보지 않았던 길에 대해 언제나 불안해하지만, 반대급부로 더 많이 고민하면서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관성이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군공항은 일제강점기였던 1940년대에 건설되어 약 7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존속해왔다. 분단국가라는 비극적인 현실에서 가장 최전방에 위치한 공군비행기지로서 국가적 차원으로 봐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안보적인 측면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군 시설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렇듯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많은 기여를 했으나, 당사자인 수원과 수원시민들은 그동안 수많은 불편과 국가적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평균 100db(데시벨)에 육박하는 이·착륙 소음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야 했고,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고통을 수반했다. 거기에 서수원을 비롯한 근방의 큰 부지들은 45m 높이의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개발고도제한에 묶여 고층 빌딩이나 고층 아파트와 같은 건축물을 지을 수 없어 수원 발전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이유로 계속해서 이전하자는 여론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다가 2013년 처음으로 군공항 이전 특별법 제정으로 이전이 처음으로 논의되었다. 이듬해인 2014년 3월에는 수원시 군공항 이전을 국방부에 건의하였고, 많은 요소를 고려한 끝에 2017년에 이르러 화성시 화옹지구를 예비 후보지로 선정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화성시의 결사반대로 인해 논의가 진전되지 않아 군공항 문제는 답보상태에 이르게 됐다. 그 여파로 선거철만 되면 군공항 문제는 수원에 출마하는 많은 후보들의 단골 공약이었는데, 말로만 그랬을 뿐, 이 현안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에 초대 수원특례시장으로 선출된 이재준 당선인은 군공항 문제 해결의 중요한 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이 당선인은 2010~15년까지 수원시 제2부시장으로 재임하면서 군공항 이전에 대한 청사진을 직접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오랫동안 이 문제에 대해 깊이 통감하고 있었고, 지난 수원특례시장 경선 과정에서 경제문제와 더불어 군공항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던 만큼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수원시민 내에서 퍼져나가고 있다.

그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인수위원회를 구성할 때 이전사업의 기본계획을 설계할 TF팀을 이미 설치했다고 밝혔으며, 이 TF팀은 연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사업의 세부계획을 재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방적인 이전 추진보다는 시민참여, 즉 수원-화성 시민거버넌스 구축으로 사안 공론화를 통해 일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

군공항 이전은 수원시가 원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 화성시의 동의도 필요한 사업이기에 이 당선인은 군공항 이전과 함께 화성국제공항 조성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워 화성시를 설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군공항 TF를 만들어서라도 빠른 시기에 추진할 것이라 밝혔고, 김진표 국회의장 당선예정자도 2020년에 발의한 군공항 이전 및 지원 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전해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시기가 언제가 될진 몰라도 수원 군공항 문제는 언젠가 해결해야 할 수원시의 당면 과제이다. 한편으론 ‘군공항이 없는 수원의 미래는 어떨까’라는 나름의 기분 좋은 상상도 이젠 더 이상 꿈같은 일은 아닐 것이다.

필자의 생각이지만 이미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국가를 위해 수원시민들이 짊어졌던 짐들을 이젠 덜어줘도 되지 않을까. 또, 이보다 더 크고 긴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시와 시민들에게 너무 가혹한 일일 것이다.

이 문제가 조속히 마침표를 찍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보다 더 훨씬 눈부시게 발전하는 수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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