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칼럼니스트,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김영배 칼럼니스트,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김영배의 씽씽디자인]

국가인권위는 ‘~린이’라는 표현은 아동을 비하하는 표현이므로 공공기관의 공문서 등에 쓰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는 아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아동의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요린이, 주린이, 골린이... 이 말은 요리초보, 주식초보, 골프초보를 뜻한다.

어떤 분야에 입문한 초보자를 부르는 말로 단어의 첫머리에 ‘~린이’를 조합해서 만든 신조어이다.

오늘날 신조어는 1년에 500여 개가 넘게 태어나고 사라진다.

이들은 스마트폰이라는 뉴미디어가 소리와 문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가운데 나타나는 현상으로 축약, 합성, 변형, 파쇠, 회전, 반복의 방식으로 생성된다.

그 속에는 경쟁 사회를 사는 신세대의 불안, 좌절, 충동욕구를 해소하려는 그들만의 위트와 파토스가 들어있다.

그들은 왜 이런 신조어를 만들어 낼까?

그들은 신조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유행어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자연스레 또래 집단에 속하고 그들만의 세계를 누리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다.

이런 신조어가 언어 파괴의 주범일까? 시대를 반영하는 문화 트렌드일까?

부정적 시각을 지닌 편에서는 그로 인해 바르지 못한 언어 습관이 형성되며 한글의 정통성이 파괴되고 특정 계층이나 세대 간의 언어격차와 대화 단절 및 지역 간의 갈등, 정통적 윤리도덕관의 붕괴를 지적한다.

반면, 긍정적 시각을 지닌 편에서는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언어 현상으로 재미있는 창조적 언어 놀이를 통해 어휘력이 확장되고 언어문화가 발전한다고 보며 시대를 대변하는 그들만의 공통된 또래문화로 보고 있다.

말은 화자의 생활을 반영하고 삶의 방식을 표현하는 새로운 문화로 누군가의 강제행위로 해소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에 굿네이버스는 ‘미디어 속 아동 다시보기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어른들이 무심코 던진 말 때문에 상처받는 아동을 배려하는 사회를 위해 말이 쓰이는 상황과 맥락을 살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린이’, ‘주린이’, ‘골린이’ 라는 표현이 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로인해 누군가 상처 받을 수 있다면 막아야 할 것이다. 말의 의미를 살펴서 고운 말은 활성화하고 그렇지 않으면 걸러내는 감시활동을 위해 우리에게 매의 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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