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수원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왔고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했다. 또한 인생의 거의 모든 시기를 수원에서 보낸 토박이로 수원 유일의 3선 시장으로서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최고의 대기업인 삼성에 입사해 일을 해오다 30대 중반, 돌연 직장생활을 접고 수원환경운동센터를 창립, 환경운동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담당 비서관으로 임명받았으며, 2006년에 수원시장에 출마했으나 아쉽게 낙선하였다. 그럼에도 절치부심 끝에 2010년, 수원시장에 당선됐고 재선과 3선에 성공하면서 수원시 최초의 3선 시장이 됐다. 2020년에는 모두가 어렵다고 했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리고 임기 5개월을 남기고 수원시장직에서 사퇴한 후, 당시 김동연 전 부총리를 도와 경기도지사 당선에 역할을 한 공로로 인수위원회 위원장직과 도정자문회 의장에 위촉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제부지사로 내정되면서 경기도와 수원을 위해 지금도 쉴새 없이 민생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경제부지사 취임 1년이 지났다. 소회는.
지난 2023년은 저 개인에게 특별한 의미가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해 37년 만에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시행된 첫해였고, 그 덕에 저는 수원특례시장으로 12년의 임기를 마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이후 2월 수원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과 지방선거전을 치뤘지만 모두 1% 미만의 표차로 승패가 갈렸던 박빙의 선거전이었고, 그만큼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했던 기간이었습니다. 그리고 8월 17일 경기도 경제부지사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김동연 도지사와 선거 기간부터 인수위 활동 기간까지 함께 해왔지만 지난 1년이 실전에서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춘 실질적 기간입니다. 김동연 도지사가 경제 전반에 대한 전문가적 혜안으로 큰 틀에서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시면, 저는 이를 실행시키기 위한 행정적이고 정무적인 과정들을 챙겼습니다. 
무엇보다 도청 안에 들어와 보니 우리 공직자들 중에 능력있고 일 잘하는 실력자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들이 소신껏 능력 발휘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 주는 게 제 몫이라는 생각으로 일해왔습니다.

▲ 경제부지사로서 현재 경기도를 진단한다면.
‘신냉전 체제’라 불릴 만큼 국가 간 경제전쟁이 노골화되면서 경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는 곧 ‘재정을 어디에 어떻게 투입하는가’가 향후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지방정부도 예외는 아닙니다. 김동연 도지사께서 미주, 인도 등 해외 출장으로 4.3조 원에 달하는 기업투자 성과를 내셨는데 이를 통해 경기도가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글로벌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봅니다.
이러한 성과가 중소 제조업, 서비스업, 물류 산업 등 각 분야의 동반 상승 계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기획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R&D, 신기술 교육 인프라 구축 등 개별 민간 기업 차원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영역에 대한 집중투자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전례없이 어려워진 경기도 재정 여건 속에서 이번에 김동연 도지사께서 ‘확장추경’을 결정하셨고 정부의 재정정책은 민간의 가계운영과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소식은 익히 들었을 겁니다. 대체로 경기가 위축되면 가계는 소비를 줄이지만 정부는 반대로 돈을 시장에 풉니다. 정부가 돈을 써야 경기가 회복되고 세수가 증대되어 재정건전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장기 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는 정부가 적극적 재정정책을 쓰는게 민생을 살리는 길입니다. ‘재정건전성’이라는 명분만 붙들고 있는 중앙정부는 김동연 도지사의 재정정책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경기도의 현안은.
우리 사회는 극심한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다. 세대양극화 (청년 vs 고령화), 소득양극화 (대기업·정규직 vs 중소기업·비정규직), 지역양극화 (수도권 vs 지방)가 그 예시입니다.
정치는 이로부터 발생하는 갈등을 조정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정반대로 갈등을 증폭시키는 식으로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입니다. 수도권이지만 남부와 북부가 처한 현실이 극명하고(지역양극화),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지만, 사양길에 접어든 전통적인 중소 제조업 기업들이 가장 많이 포진해 있는 지역(소득양극화)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민선 8기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기회소득, 탄소중립 정책 등 각종 실험적 모색들은 대한민국 사회·경제의 새로운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기발한 기업 현장 맞손토크’ 등 현장행보에 힘썼는데 성과는.
기초단체장으로 있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게, 기초정부가 자기완결적인 정책사업을 추진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마다 중앙정부나 광역정부에 지원이나 개선방안을 요청해곤 했는데, 판에 박힌 답변만 듣기 일쑤였습니다. 열에 한 두 건 정도만 해결 되었던 것 같은데 기업현장 맞손토크 컨셉은 그런 저의 답답한 심경을 반영한 측면이 큽니다.
‘그 자리에서 해결책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경기도 담당 실국장부터 기초지자체의 실무자들까지 모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실무적인 일은 실무선에서, 책임자의 확답이 필요하면 또 그런 차원에서 답을 드리니 기업인들이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일단 민원이 들어온 사항은 내가 소관부서를 1:1로 매칭시켜 관리카드를 만들게 하고 해결될 때까지 보고받으며 챙기고 있는 중입니다.
민선8기 민생경제를 살리는 중소기업 현장소통으로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발한 기업현장 맞손토크」를 개최하여 도내 기업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했습니다.
중소기업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상반기에 경기도를 4개 권역(경기동부‧서부‧남부‧북부)으로 나누어 실시한 맞손토크는 경제부지사 주재하에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등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관련 부서장의 답변과 피드백으로 기존의 형식적인 틀을 벗어난 道의 강력한 해결의지에 높은 기대감과 신선한 충격이라는 반응이 많아 뿌듯합니다.
향후에도 기업들의 고충을 듣고 애로사항을 해소해 주기 위해 「기발한 기업현장 맞손토크」 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 여·야동수 상황에서도 도의회 협치에 힘썼다. 결과는.
경제부지사 부임하고 제가 맡은 첫 과제가 바로 도의회와의 관계 회복이었습니다. 경기도의회와 함께하는 정책협치를 위하여, 경기도-경기도의회 협치기구인 여·야·정협의체를 구성, 인사청문회 대상범위를 합의하고 조직개편안과 예산안을 통과시켜 민선8기 출범 첫해 순항을 예고했습니다.
여야정협의체 실무회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시기별 현안과제를 논의하는 창구역할을 하고 있고, 현재는 민선8기 2년차 도래와 국민의힘 새 지도부 구성 등으로 경기협치 2.0으로 보다 업그레이드된 협치기구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일정조율이 끝나는 대로 도민 여러분께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현재 협치를 통한 초당 정책과제 도출 및 현안사항 논의를 위하여 여·야·정 협의체 실무회의 등 진행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당 대 당으로만 보면 추구하는 정치철학이나 조직운영 원리 등 다른 것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야 공히 도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공공에 대해 한신의 마음을 다르지 않을 것이고, 바로 그 지점에서 협치가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더 높은 수준의 협치로 소통을 강화하고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 경기국제공항 추진 현황은.
경기도는 반도체 산업의 비약적 발전과 바이오 등 다양한 첨단산업 성장으로 항공화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첨단산업이 밀집한 경기남부권은 경기국제공항 건설 최적의 입지라고 봅니다. 이런 이유로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성장을 위해 민선8기 공약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공약실행을 위해 작년말(’23.12.30.) 정식 조직 신설 및 예산 편성했고 정부에서도 경기국제공항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습니다.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21.8. 국토부)에 검토 가능성이 명기됐으며, 발주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토부 ’23년 경기국제공항 사전타당성 용역비 2억원을 편성했습니다.
경기남부 민간공항 건설은 지자체간 협의 상황 등 추진여건을 종합고려 후 추가 검토할 예정으로 「경기도 국제공항 유치 및 건설 촉진 지원 조례」 지난 7월 18일 제정됐습니다.
도(道)는 조례 제정에 맞춰 ‘경기국제공항 비전․추진방안 수립 용역’을 발주, 해당 용역을 통해 국제공항의 필요성, 적합입지, 배후지 발전계획 등을 도출하여 도민과 국토교통부 설득할 예정입니다.
경기남부권에 제대로 된 국제공항을 건설하여, ‘반도체산업 수출 허브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 등을 통한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제시하고, 750만 도민의 교통편의를 제공’하겠습니다.

▲ 경기도청 팔달구청사 활용 방안은.
구청사 11개동 중에서 5개동은 행정동, 6개동은 사회혁신 및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 예정입니다. 구청사를 주인인 도민에게 개방하여, 문화ㆍ예술ㆍ놀이시설 등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공공기관·민간단체 등 다양한 사회혁신 주체들이 사회가치를 실천ㆍ확산하는 사회혁신을 선도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입니다. 일정은 24년 7월부터 순차적으로 건물별 조성을 완료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경기도는 22년 5월 도청사 이전 후 침체된 주변 상권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도(道) 주관 행사 구청사 개최 및 민간 유명 행사 유치’, ‘영화, 방송 촬영 유치로 구청사 홍보 및 방문객 유치’ 등이 골자입니다. 이와 더불어 구청사 사무공간 임시 활용으로 상주인력 확대 도 부서, 도지사가 설치한 센터, 공공기관 등 8월 말 기준 401명의 인력이 구청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점차 옛 경기도청 주변 상권이 재회복되리라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은.
청년에게 취업준비 및 일할 기회를 보장하여, 청년 스스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청년기회패키지 등 청년에 특화된 취‧창업 지원사업과 유관기관, 민간영역과의 협력을 통해 청년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창출 및 보급하고자 합니다.
구직 단계별 맞춤형 취업지원을 통해 고교취업활성화, 대학일자리센터, 청년 면접수당, 청년 노동자 지원, 맞춤형 채용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분야별 취업지원으로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 청년 어촌정착지원, 환경분야 청년일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경기청년 일자리 매치업,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융합기술 창업지원, 소상공인 청년사관학교, 전통시장 청년상인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저는 미래 혁신과 성장을 준비하면서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경기도가 잘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500억 규모(도 출자 125억원) 스타트업 펀드를 조성 중입니다.

▲ 경기도민과 수원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얼마 전 ‘생태교통 수원 2013’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세계 최초로 온 마을이 ‘한 달간 차 없이 살기’를 실험한 행사였고, 쇠락한 원도심을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로 변모시켜, 오늘의 수원 행궁동을 있게 한 행사입니다. 환경운동가에서, 한 도시의 시장으로, 또 현재는 전국 최대 규모의 광역지방정부의 부지사로 일하고 있지만 제 마음 속 화두는 늘 도시발전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주민참여입니다. ‘생태교통 수원 2013’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마을의 외양을 변화시키고, 주민 삶의 모습을 바꿔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약속이나 정치인이 목소리만 바라볼게 아니라, 주민자치회나 학교운영위원회 등 이웃과 함께하는 생활공동체에 참여해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내 손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 민주주의 성숙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기도민, 수원시민 여러분이 팍팍한 세상살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고 사람 살만한 곳이라는 마음으로 살아가실 수 있도록 저 역시 제 몫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지역 정가에서는 이미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어있으나, 사실 저의 정치 일생의 처음과 끝은 자치분권 실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치분권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이자, 국가운영 시스템의 재구축이기도 하고 현재 양당정치가 당면한 정치질서 개편의 방향 제시이기도 합니다.
최근 새만금 잼버리 파행을 겪으면서 우리 행정이 이 지경까지 무너졌나 하는 생각이 들어 괴로웠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고, 책임있는 자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일선 공직자들은 복지부동이 생존방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결국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야 사회 모든 면이 제자리를 찾게 된다는 것을 요즘처럼 뼈저리게 느낀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제 정치비전·역량과 행정경험이 현 정치 질서 속에서 과연 쓰일 바가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고민이 끝나고 어느 방향으로든 결론이 나면 그때 다시 한번 이런 자리 만들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