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립의료원 위탁 경영 공식화 기자회견을 보고-

      김대운대기자
      김대운대기자

【기동취재본부 = 서울뉴스통신】 김대운 대기자 =2007년 시민조례로 5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신축하기로 시의회에서 의결됨에 따라 2013년 수정구 구시청사 부지에서 역사적인 기공식을 갖고 시공사(울트라건설)의 파산 아픔을 겪으면서도 삼환기업(주)로 시공사가 변경된 후 병원 신축공사가 이뤄져 2019년12월 시범진료를 시작함으로서 비로소 성남시립의료원이 문을 열었다. 

2011년 성남시의회 제6대 박영일 시의원(새누리. 서현 1.2동)은 성남시립병원의 적자운영을 예상하면서 시립병원 설립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바탕으로 시립의료원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을 개진하면서 당시 본회의장에서 집행부 수장인 시장과 설전을 벌이기도했다.

이미 12년전 일이다.

세월은 흘러 2023년11월.

신상진 성남시장이 14일 시청 한누리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남시립의료원 대학병원 위탁운영 방침을 공식천명했다. 

“현재 의료원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운영방식으로 시민 외면과 과도한 의료손실 등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개월여 동안 진행한 ‘성남시의료원 운영방식 개선방안 등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와 시민 및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하여 대학병원 위탁운영을 결정했다”고 밝힌 것. 

적자투성이로 변질돼 시민들의 부담이 갈수록 늘어갈 것이라며 시립의료원 설립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당시 박영일 시의원의 질의에 “시립병원 운영상 설립 초기에는 적자를 보겠지만 개원 이후 3~4년 부터는 흑자로 전환될 것이다”라는 집행부의 예견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박 의원의 선견지명이 옳았음이 반증됐다.

신상진 성남시장의 기자회견 모습
신상진 성남시장의 기자회견 모습

신 시장은 “시의 재정적 부담 또한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늘어가고 있다” 면서 “2016년 법인 설립 이후 8년간 연평균 275억 원의 출연금을 의료원에 지원했다, 그럼에도 2020년 465억 원, 2021년 477억 원, 2022년 547억 원의 의료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는 634억 원의 의료손실과 35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544억 원의 의료손실을 가져오며 향후 5년간 최소 1500억 원의 시 재정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립병원으로 시민들이 얻고자하는 이익보다 시민의 혈세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유출되는 형극이다.

더구나 의료진 공백을 메울 수 없어 의료공백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이 원하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는 점차 멀어져만 가고 있다.

신시장 본인이 의사로서 시립의료원 운영 참상에 대해 이는 목불인견(目不忍見) 매우 가슴 아파할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작년 7월 시장 취임 이후 성남시립의료원을 이대로 둘 수 없었기에 ‘성남시의료원 운영방식 개선’을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내걸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의사 출신으로서 시민들을 위한 그의 숙명적인 과업이었다.

그는 시민들의 원하는 방식을 찾기 위해 먼저 대학병원 위탁운영에 대한 두 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3월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61.9%가, 7월 시민 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타당성 조사 용역 설문조사에서는 76.6%가 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운영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이 현 시립병원 운영에 대해 신뢰감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실증해 준 것이다.

의료원 개원 이후 3년이 지났음에도 연도별 1일 평균 수술 건수는 최소 2.2건에서 최대 5.7건밖에 되지 않았고 이마저도 급성 충수염이나 골절 같은 일반 및 경증질환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동네 병·의원 수준에 머물면서 병상 활용률도 20%대에 그치고 있음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더구나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의료원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가족과 지인에게 시립의료원에서 진료받도록 ‘적극 권장’하겠다는 응답이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표는 무엇을 의미하는 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하고 결단을 내려야 할 중요한 지표가 아니겠는가.

외부인이 아닌 구성원들로부터도 신뢰를 상실한 시립의료원.

자신이 몸담고 있음에도 자신의 가족에게 조차 “진료과 의술을 신뢰하지 못한다” 며 진료 권장을 할 수 없는 참담한 시립의료원의 현실.

문 닫고 재개원을 하지 않으면 회생할 수 없는 병원 수준의 나락으로 추락한 성남시립의료원의 오늘날 민낯이다.

신 시장은 “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운영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위탁운영을 통해 필수 및 중증 진료, 미충족 의료뿐만 아니라 회복기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선도적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천명했다.

시민을 위한 시립의료원에 대한 위탁운영 방식은 의료원의 현재 위치에서 회복의 수준을 넘어 변혁의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다.

신시장은 위탁운영으로 인해 의료수가 부담률이 상승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 “위탁운영과 함께 시장 직속 비급여수가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진료비 상승을 조정하고 공공의료사업 확대로 시민이 믿고 찾는 병원으로 탈바꿈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탁운영 반대단체에 대해서도 “그동안 시립의료원 건립 과정에서 보여 준 열정과 애정에 찬사를 보낸다, 더 이상 시민을 볼모로 한 시정 발목 잡기는 멈춰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성남시는 11월 중에 보건복지부에 의료원 위탁 승인을 요청하고, 내년 초 시의회 위탁 동의와 수탁기관 공개모집 후 상반기 중으로 유수의 대학병원과 위·수탁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신 시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밝힌 성남시립의료원 위탁운영을 통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토록 하겠다는 결정에 적극 찬성을 보낸다. 

유풍여열(遺風餘烈)은 후세에 끼친 훌륭한 공적을 말한다. 

시 승격 반세기를 맞이한 성남시의 향후 50년을 기약하는 변곡점이 올해다.

1955년 서울특별시립영등포병원으로 출발한 서울의 보라매 병원이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위탁운영하게 되면서 과거 병원운영에서 환골탈태해 서울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음을 성남시립의료원이 일찌감치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았어야 했다.

나는 동료를 형제처럼 여기겠다.
나는 종교나 국적이나 인종이나 정치적 입장이나 사회적 신분을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다하겠다.

의사가 되면서 선서했던 제네바선서의 일부구절이다.

신 시장은 이같은 구절을 가슴에 담고 한국의 슈바이처가 되겠다며 성남에 안착한 의사였다.

때늦은 감이 있으나 성남시립의료원 운영의 환골탈태를 통해 성남시민들로부터 “의사출신 시장으로서 시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인 목민관(牧民官)이었다” 라는 유풍여열(遺風餘烈)의 족적을 남기는 시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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