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탈수라면 검사 후 수액 투여…"아이는 물과 섞어 이온음료 마셔야"

장염은 주변 환경에 묻어 있던 바이러스를 접촉한 손으로 음식을 먹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익히지 않은 채소를 먹게 되면 걸리게 된다. (손씻기) / 사진 = 서울뉴스통신 DB
장염은 주변 환경에 묻어 있던 바이러스를 접촉한 손으로 음식을 먹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익히지 않은 채소를 먹게 되면 걸리게 된다. (손씻기) / 사진 = 서울뉴스통신 DB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이 어린이집·유치원 등 집단생활 중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돼 구토, 설사로 탈수가 왔을때 급하게 이온 음료로 수분을 보충한다면 물과 섞어 먹이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노로 바이러스 환자는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11월26일~12월2일) 91명에서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12월24~30일) 268명으로 3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영유아 비중은 47.4%를 차지했다고 18일 밝혔다.

노로 바이러스는 굴이나 어패류 뿐 아니라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음식이나 장염에 걸린 사람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장염에 걸리면 대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배출된다. 주변 환경에 묻어 있던 바이러스를 접촉한 손으로 음식을 먹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익히지 않은 채소를 먹게 되면 걸리게 된다.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개 평균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 평균 48~72시간 동안 지속되다 회복된다. 무증상 감염도 있는데, 전파력이 있어 또 다른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

영유아가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돼 구토를 했다면 1~2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한 후 구역감이 좋아지면 물부터 조금씩 먹여보는 것이 좋다.

박준성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위장관 운동의 기능이 크게 저하돼 섭취한 음식물이 위에 쌓여 있게 돼 구역감이 생긴다"면서 "토했으니 다시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 억지로 먹이면 구토가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소화가 더디게 되는 된밥, 고기 등을 피하고 죽 위주로 먹이는 것이 좋다.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가장 먼저 소실돼 유당불내증(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질환)도 잘 생기고 복통과 설사가 심해지기 때문에 유제품도 삼간다.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탈수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모유나 분유를 먹는 아이라면 수유를 지속하되, 설사로 빠져나가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준다. 유당이 없는 설사 분유나 두유로 만든 소이 분유로 수유를 시도할 수도 있다.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 음료도 수분을 보충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물과 섞어 먹이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이온 음료의 경우 맛을 내기 위한 당 함량이 높아 오히려 탈수가 더 진행될 수 있어 물과 이온 음료를 절반씩 섞어 먹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당 함량이 높아지면 체내 삼투압이 높아져 그만큼의 물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탈수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아이가 물도 마시지 못한다면 수액 주사를 투여하게 된다. 박 교수는 "아이가 축 늘어지고 입술이 바짝 마르고 소변도 전혀 보지 않는 중증 탈수라는 판단이 들면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고 수액을 빨리 맞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이가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예방하려면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박 교수는 "노로 바이러스는 저온(영하 20도에도 생존)과 소독약에도 굉장히 강하다"면서 "얼린 음식을 만졌거나 기저귀를 간 후에는 알코올 젤이 아닌 흐르는 물에 손을 깨끗하게 씻어 균이 물에 흘러 내려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