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발표…의협 반발 변수
비수도권, 지역인재전형 60% 이상…"불법 행동 하면 법·원칙 따라 대응"

정부, '의대 정원' 2035년까지 1만명 추가.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3.10.17)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정부, '의대 정원' 2035년까지 1만명 추가.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3.10.17)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정부가 18년째 유지되고 있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한 가운데 2025학년도 대입부터 확대된 정원이 적용된다.

6일 오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의대 정원은 지난 2006년 3058명으로 조정·동결된 후 내년에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 19년 만에 정원이 늘어나는 것이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의사들의 집단휴진 등 단체행동이 있을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2023'에 따르면 국내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OECD 평균 3.7명에 못 미친다. 복지부에 의하면 2035년까지 의사 수가 1만5000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장관은 "정부는 부족하나마 1만5000명의 수요 가운데 2035년까지 1만 명의 의사인력을 확충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2025학년도부터 2000명이 추가로 입학하게 되면 2031년부터 배출돼 2035년까지 최대 1만 명의 의사 인력이 확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가 늘리겠다고 발표한 2000명은 지난해 11월 복지부가 각 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했던 '의과대학 입학정원 수요조사' 결과에서 당장 증원 가능한 규모라고 밝힌 2151명보다는 소폭 적은 수치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25)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창호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25)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창호 기자

조 장관은 "오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교육부에서 직접 나와 기본적으로 2000명 수준의 증원은 법에서 규정하는 4대 교육 여건을 충분히 준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나머지 5000명에 대해서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나 의료 수요의 적극적인 관리, 시니어 의사제 등을 활용해서 보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 장관은 "늘어나는 의대 입학정원의 대학별 배정은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집중 배정한다는 원칙하에,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 역량,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 역량 강화 필요성, 지역의료 지원 필요성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특히 각 비수도권 의과대학에 입학 시 지역인재전형으로 60% 이상이 충원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2025학년도 대학별 입학정원은 교육부의 정원 배정 절차 등을 거쳐 추후 발표하겠다"며 "오늘(6일) 교육부에 총 정원을 통보하면 교육부에서는 대학별 증원 수요를 재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2025학년도 대학 입시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의사 인력 수급 현황을 주기적으로 검토·조정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급속한 고령화,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어서 주기적인 검토를 통해 필요하면 늘리고 감축하는 것들을 제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당시 전공의 파업 등 의료계 반발에 의해 무산됐고 복지부와 의료계가 의대 정원 문제를 같이 협의하겠다는 9·4 의정합의를 체결했다.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해부터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의대 정원 문제를 포함한 지역필수의료 살리기 논의를 했으나 절대적인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복지부와 의사 수가 아닌 재배치 문제라는 의협의 입장이 부딪히며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이날 복지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결정함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공동휴진 등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필수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겸 대한의사협회장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제1차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졸속추진 강력 규탄 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1.25)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이필수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겸 대한의사협회장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제1차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졸속추진 강력 규탄 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1.25)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의대 증원을)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집행부는 총사퇴하고 연휴가 끝나면 비대위 구성에 들어가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라는 (의협) 주장은 사실이 아닌 의사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의대 정원 문제를 단순히 정부와 의사단체 간 협상으로 정할 수는 없다. 다른 나라에서도 협상을 통해 의대 정원을 결정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만에 하나 불법적인 행동을 한다면 법에 부여된 의무에 따라 법과 원칙에 의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